팩션 FACTION

그린에서---

원평재 2004. 9. 16. 08:21


위의 그림은 요즈음 하도 LPGA 골퍼들이 화제의 중심에 있어서한번 시선을 끌어본 수작에 다름아닙니다만,반바지 차림에 골퍼 스타킹을 하지 않은 것은 사실 복장 불량이군요.오늘도 가을비가 추적(秋滴)거리고 있지만엊그제 일요일날 폭우 예보 속에 운동을 나갔던 것은여러차례 연기되었던 모임이어서 모두 오기와 패기로 강행한건데,생각해보면 비상식적이고 무리한 짓이었지요.하지만 억지가 사촌보다 낫다던가,전날만 해도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쳤고 당일 새벽에 일어나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아도 강수 확율80퍼센트였는데도이 마당의 계율 비슷한 것이 운동 취소는 일단 그린에 도착하여 결정한다는 어거지 관행으로 밀어붙였는데 이게 통한 셈이었지요.날씨 검색 후,새벽 잠은 거의 설친다음 좀 이르게 초원을 향하여 발진했는데그 사이 빗방울도 시치미를 떼었고 미풍으로 변한 바람도마지막 치마자락을 내리고 있더군요.세상에 이런 일진과 재수와 행운이 있나---.정오에 끝난 게임을 결산해보니실력으로라면 100을 짚고 실수가 연발되면 오히려 80타도 바라보는 실력의 나에게 오늘의 스코어 역시 자랑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남들이 "오잘난 공"(오늘 가장 잘 때린공)을 즐길 때나도 "어잘난 공", 그러니까 어쩌다 잘 맞은 공은 향유하였지요.하하, 더더욱 즐거운 일은 우리가 마지막 18홀을 돌고 있는데 그제야 비가 오기 시작하더군요.참 기막힌 날씨였답니다.

이야기가 나온김에 같은 주제로 하나 더 올립니다.

심뽀 사나운 주제가 아니라 골프 주제라는 영역에서---.이천에 수두룩한 야외 운동장의 하나에 공을 치러갔다.팀의 구성원들은 모두 언론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었다.긴 시간의 흐름으로는 어느땐가 목적이 끼어들 수도 있겠지만 당일의 운동 목적 같은 건 물론 절대로 없었다.영역이 다른 업종간의 상호 알리기랄까, 최고 경영자반 같은 데에서 도모하는 그런 분위기---.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튼 발랄한 사고와 폭넓은 정보가 모임의 당위성이랄까, "존재의 이유" 같은 것을 더한층 고양시켜 주었으나 여기에서 옮기고 싶은 것은 이 날의 객담일 따름이다.이 시대의 모든 경구나 잠언의 출발점은 골프장이 아닌가한다.이날도 구성원들의 신분에 걸맞게 입담이 걸죽했다.우선 골퍼들이 벙커를 싫어하는 이유---?풀이 없다, 물이 없다. 누구나 들어온다, (다섯 가지였는데---).또 실화라고 전제하면서 모모 골프장은 한 팀의 내장 객 수가 여섯도 가하단다. 회장께서 애인이 4명인데 본 부인께서 나도 끼자고 해서 그리 되었단다. 믿거나 말거나---.우리는 스킨스로 내기를 하고 있었는데, 아홉 홀이 끝난 때까지 나는 한 푼도 건지지 못하였다. 마침내 10홀이던가, 숏 홀에서 near drop에 승부를 걸었다. 이미 longest drive 내기가 있었으나 나는 물건너간 처지였다.우드에 자신이 없는 나는 아이언 3번을 골랐다.이윽고 문자 그대로 마음을 비운 상태에서 느린 동작으로 클럽을 내리면서 임팩트의 순간에 기를 모았다.따악!경쾌한 음정이 아무래도 일을 낼 것 같았다.짧은 홀이니 앞 팀이 그린의 뒷쪽에서 기다리고 있었다.함성이 터졌다. 거의 홀 인원이 될 뻔한 모양이었다.공은 살짝 홀을 비켜서 한 50센티미터 거리에 머물렀다.참가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공을 나는 가볍게 다시 홀컵에 넣어서 버디 플레이를 했다.near 플레이와 버디 플레이로 수입이 대단했다.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이제는 OECD인가 뭔가 하는 룰에 걸려서 오비 에러가 나도 벌금, 벙커나 해자드에 빠져도 페날티를 물어야했고 페어웨이에서 트리플을 하거나 그린에서 쓰리 퍼팅을 해도 당연히 페날티를 내야했다.게임에서 얼마 딴 것으로 페날티를 물다보면 오히려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세상 이치가 다 그렇다. 우리나라가 OECD에 진입했다고 뻐기다가 관세 장벽도 모두 내려버리게 되었고,자본 이전에도 속수 무책으로 지금 여러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 참으로 그럴 듯 하게 부각되었다. 그래서 이런 시의적절한 게임 룰이 등장했나보다.내 스코어는 이후 나를 크게 배반하지는 않았다. 그럭저럭---, 그래 그럭저럭이 내 스코어에 꼭 알맞는 표현이 되었으니 국가가 맞은 운명보다는 내가 조금 나은 상태인가 보았다.우리는 정오가 되기 직전, 골프 3락중의 첫째인 입욕을 하고 정오경에는 2락의 단계로 생맥주를 마셨다.이제 기자들의 방담을 줏어 듣는 차례가 되었다.아직도 우리나라 프로 골퍼들의 부모들은 손가락이 하나 없거나 이런저런 결손의 모습을 보여서 깜짝 놀라게 한다는 체험담도 나왔고 클린턴이 박지은의 출렁이는 젖가슴을 보고 게임을 신청했으나 거절 당하였으며,박세리는 응낙하여서 풀 코스를 돌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박세리는 성공했지만 아니카 소렌스탐이라는 동시대인이 있어서 시기적으로는 고단하고 불운해."누가 동정적 단정을 내렸다."아니야, 그래서 더 컸고 노력을 더했지."당연한 반론이 나왔다."카리 웹은 요즘 안보이데?""그 여자는 레즈비언이라던데---.""수컷 역할이야? 암컷이야?""인물 보면 수컷 아닐까?""그 방면에서는 인물로 역할분담이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애.""레즈비언 너무 비하하지 말어. 그네들도 따지고 보면 天刑을지고 사는거라네. 변태 같은게 아니더라구.""그래. 카리 웹 이야기도 믿거나 말거나야. "영특한 기자들이 결론은 유보하였다.그리고 끝말이 의문부호로 여며진듯하여 여기에 그냥 올린다.과연 팩션이 좋다.이제 돌아갈 시간과 함께 마침내 3락의 차례가 되었다. 3락이 무엇인가,남의 차 얻어타고 돌아가는 것이었다.참, 아침부터 클럽 하우스에는 어울리지도 않게(?) 모찰트의 실내악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지금 나오는건 제목이 뭐더라---, 영화 Out of Africa에서 익힌 것이구나.차를 갖고 온 나는내 차를 힐끔거리는 일행 두엇을 데리고3락의 묘미를 맛 보여줄 차례가 되었나보다.나의 3락은 모찰트 음악 듣는 것으로 대치하면서 나는 클럽 하우스를 느릿느릿 빠져  나왔다. 

"모짜르트" 클라리넷협주곡 제 2 악장

모차르트는 목관 악기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금관악기를 더 좋아했다고 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목관 악기들은 너무 삑삑거린다는 것이다.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모차르트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플롯, 클라리넷, 오보에, 바순 등 거의 대부분의 목관악기를 위해 다양하고 아름다운 작곡을 하여 오늘날 널리 연주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클라리넷 협주곡은 클라리넷의 아름다운 음색을 충분히 살린 곡으로모짜르트가 죽기 두달전인 1791년에 작곡하였다.모차르트의 유일한 클라리넷 협주곡이면서 마지막 협주곡으로, 뛰어난 클라리넷 연주 실력을 지녔던 안톤 슈타들러를 위해 작곡되었다.모짜르트가 직접 기록한 악보는 전해지지 않는데원래 바세트 클라리넷이나 바세트 호른을 위한 작품으로 여겨진다.그리고 오늘날에는 일반적인 Bb장조 클라리넷이 아닌 A조 클라리넷으로 연주된다.그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두 달 전에 완성된 때문인지, 곡에 스며 있는 맑고 고운 슬픔이 가슴에 더욱 절실한 감동을 안겨준다.모두 3악장으로 구성 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2악장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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