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예찬
살아있는 유기체를 통괄하는 기관은 오직 하나의 대 순환계로 형성되어있다는 정설과 달리
사실은 별도의 핵을 갖춘 또다른 세포 수준의 생명체가 대순환계에 기생하여 존재하면서
숙주와 공생 관계를 이룬다는 가설이 분자생물학의 발전과 함께 생긴지도 오래되었다.
그 생명체는 바로 "미토콘드리아"라는 존재인데, 이 세포는 숙주세포에게 필요한 생산 시스템과
에너지의 상당부분을 제공하고, 반대로 숙주는 미토콘드리아가 안정되고 쉽게 영양분을 섭취하며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다는 설명이다
사회학이 원래 생물학에서 많은 현상 해석의 이론을 차용하였듯이 최근 유행하는 학문인
"생물 사회학"은 또 다시 분자생물학으로 부터 이 미토콘드리아 학설을 차용하여 인류사의
여러 현상, 그 흥망성쇠를 파악코자 시도하고 있다.
말이 너무 거창하게 나갔다.
우리가 숙명적으로 여기는 학교 동기회의 구성과 진화과정에도 미토콘드리아 학설을
대입해 보면 재미있다.
동기 모임의 초기단계에는 그저 "동기회"라는 큰 울타리로 큰 모임이 형성되고
그 범주 안에서만 동기들간의 활동이 이루어지는듯 하지만 차차 분화하여서
각종 취미회, 예컨데 바둑이라든지 산악회, 그리고 신앙모임 등등이 별도의 세포 유기체로
활동 체계를 갖추면서 동시에 전체 동기회에 활력과 다양한 색갈을 제공해 주기 시작한다.
정년을 맞는 동기들이 급작히 늘면서는 이제 주거지의 위치를 중심으로 더욱 많은
미토콘드리아가 생성되는 모습을 본다.
내 주변의 예를 들어보자면 서초회, 강북회, 분경회 등이 주거 중심의 이름난 모임이더니
아주 최근에는 송파회도 생기고 또 이름이 알려지기를 크게 바라지 않는 이런저런 모임들도
훌륭한 미토콘드리아를 이루어 동기회와 공생의 맛과 멋을 교환하고 있다.
그런 현상 가운데에서 어떤 모임 하나를 추가로 여기 조심스럽게 올려본다.
청담동 인근에 사는 동기들의 모임 "청담회"가 그러하다.
나는 주제넘은 아호, "청담"이 거기 낑기는데 일조하였다.
끝으로 영어 발음으로는 "마이토콘드리아(mitochondria)"라는 점도 사족으로 달아본다.
새로 청담회의 대권을 움켜쥔 신임 회장,
그의 저서 "선비 리더쉽"은 베스트 셀러의 반열에도 오른적이 있다.
미토콘드리아 학설이 인구에 회자되고부터 이런저런 관련 서적들도 우리 주위를 누비고 있다.
전문서적은 말할 것도 없고 가벼운 읽을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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