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힐리야, 옛땅! 연변과 만주 벌판

연변에 도착하여---

원평재 2005. 3. 3. 13:10



연변에 안착한지 나흘이 지났습니다.
처음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낮은 산의 골짜기마다 쌓인 눈과
마른 나무 가지들이 주류를 이룬 황량한 산야는
마치 예전 어느 때이던가,
겨울날, 손등 터지고 주름 깊으시던 내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여행객의 감상을 비웃듯, 연길 시내는 건설의 굉음이
울리고 검은 매연은 벅찬 생활상을 웅변합니다.
길가에 치우다만 눈더미 역시 회색 공해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 오래전 개발년대의 눈내린 서울 풍경을 생각나게 
합니다.
연길에 도착하자마자 교외의 얕은 언덕에 웅자를 드러내고 
있는 과기대에 도착하여 총장님을 위시하여 많은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평양에서 온 학계의 인사들과도 담소를 
나누었답니다.
칼바람 부는 저녁에는 연변 문학의 김삼 대표, 기타 문예지의 
편집인들과 석찬을 나누며 (문학적)친교를 나누었습니다.
학내의 숙소 보다는 바깥의 아파트 입주가 여러모로 편할 것
같아서 주말까지는 시내에 있는 호텔에 묶고 있습니다.
배려에 따라 센추리 호텔 17층에서 감격의 첫날을 보내었고
다음 날은 또다른 호텔에서 지냈으나 아무래도 첫날 호텔만
못하여서 다시 센추리에 가서 지내고 오늘도 학교로 
출근을 했답니다.
연변 과기대의 발전상과 활약상은 말하자면 일종의 기적을
보는듯 필설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벅찬 감격의 동산 이야기
인데,
시간을 두고 소개할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새롭게 접하는 수많은 사실들을 정리할 길 없이 버리는듯,
아쉬움이 많지만 이제 생활 환경이 정리되면 새로운 시작,
New Start를 기약합니다.
여기 빌려서 쓰고 있는 컴에서는 서울의 젊은이들이 즐기는
최신의 젊은 노래가 계속 나오고 있고,
저쪽 옆에 둘러서 있는 청년 학생들의 독특한 북녁 악센트, 
젊은 발언들이 이 광야의 눈발을 녹여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