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포토 포엠) 73

한국 현대시인협회, 시 하얀 생쥐의 출현

시 하얀 생쥐의 출현 김 유 조 동네 L자 보도 블록을 넘으려는 난데없는 안간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나 갑작스런 절대 명제 나무에 물고기 열린 듯 깜놀 아이들 탄성이 사람을 모으는데 "페스트!" 아는 체 하는 굵은 목소리에 주위는 금방 쥐 죽은 듯 하고 발길 흩어진다 역병의 시절이 분명하다 시 하얀 생쥐의 출현 김 유 조 동네 L자 보도 블록을 넘으려는 난데없는 안간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나 갑작스런 절대 명제 나무에 물고기 열린 듯 깜놀 아이들 탄성이 사람을 모으는데 "페스트!" 아는 체 하는 굵은 목소리에 주위는 금방 쥐 죽은 듯 하고 발길 흩어진다 역병의 시절이 분명하다

시, 심유장 가는길

시 심우장 가는 길 (샘텨 문학 2021년 한용운 특집) 마음 답답한 날은 심우장 오르던 길을 되새긴다 저 기억의 꼬불꼬불 힘든 언덕길 선종 깨달음의 경로처럼 소를 찾아 떠나는 협로 삶이 그렇듯 어찌 넓고 곧기만 하랴 옛 총독부를 뒤로하고 앉은 팔작지붕 민도리 일자 집은 대선승의 항일 독립의지의 표상일진데 거기 닿는 비좁고 가파른 길을 예지한 데에는 수행의 깊은 뜻 서려 십년 기거의 마지막 흔적은 오도송悟道頌 친필에 담아 벽에 걸고 손수 심은 마당의 향나무도 이제 백년을 헤아리는데 모진 속세의 인연이련가 일본 대사관이 저 아래 건너편에 다시 따라와 앉아있고 부자 동네가 된 성북동 고대광실들 그 한켠에는 아직도 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 집 더 위쪽으로는 북정 마을 하늘 아래 마지막 달동네 사바세계의 잡사 얽..

심우장 가는 길, 샘터문학 한용운 특집호

시 심우장 가는 길 (샘텨 문학 2021년 한용운 특집) 마음 답답한 날은 심우장 오르던 길을 되새긴다 저 기억의 꼬불꼬불 힘든 언덕길 선종 깨달음의 경로처럼 소를 찾아 떠나는 협로 삶이 그렇듯 어찌 넓고 곧기만 하랴 옛 총독부를 뒤로하고 앉은 팔작지붕 민도리 일자 집은 대선승의 항일 독립의지의 표상일진데 거기 닿는 비좁고 가파른 길을 예지한 데에는 수행의 깊은 뜻 서려 십년 기거의 마지막 흔적은 오도송悟道頌 친필에 담아 벽에 걸고 손수 심은 마당의 향나무도 이제 백년을 헤아리는데 모진 속세의 인연이련가 일본 대사관이 저 아래 건너편에 다시 따라와 앉아있고 부자 동네가 된 성북동 고대광실들 그 한켠에는 아직도 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 집 더 위쪽으로는 북정 마을 하늘 아래 마지막 달동네 사바세계의 잡사 얽..

미래시학 초대시 두편

시 '액자에 든 부채' ​ 벽에 걸린 무지개의 일탈 접부채 활짝 펼친 서슬에도 네모 공간에는 고요만 일렁이고 매난국죽 맹호출림도 펼부채 표정에서 고즈넉할 뿐 ​ 꼭 부쳐야만 바람이 일랴 선비같은 묵언의 내 합죽선 부채살 손사래만 쳐도 더위는 저만치에서 멈칫한다 시 승강장 앞에서 ​ 문득 놀란 시늉을 한다 내 시가 씌어진 지하철 투명 문 앞 우연은 아니고 귀 띔 받아 몇 차례 보러왔다 ​ 시집을 낼 때 보다 더 떨리는 가슴 시란 밀실에서 형성되어 광장을 지향한다더니 ​ 매일 드나든 승강장 문이 투명한 줄도 처음 느꼈다 모쪼록 하루하루가 투명한 깨달음이기를

영역시 불면 Insomnia

불면 김 유 조 정처 없던 청춘시절의 허기진 불면은 자정도 멀리 지나 신 새벽을 바라보며 뒤척이는 늑골 틈바구니에서 자음이 되어 허영의 메뉴로 튀어나왔지 쇠렌 키르케고르, 임마누엘 칸트 괴테, 파스칼, 체 게바라 다산, 퇴계 쌓은 공덕도 없이 찾아온 만년의 불면은 뼈 마디마디에서 모질도록 연마되어 신 새벽에는 모음으로 삐져서나온다 아-에-이-오-우 신음 소리 속에 아침은 아직 먼데 Insomnia Kim, Yoojo Trans. by the Poet The hunger of the sleepless young days which continued without measure, passed midnight to the new dawn. The pain squeezed through the tossing 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