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북 리뷰, 문단 이야기 61

한 불온한 여행자의 궤적 – 김유조의 문학세계

한 불온한 여행자의 궤적 – 김유조의 문학세계 한혜경 프롤로그 –호모 비아토르의 삶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이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여행하는 인간)로 정의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몸에는 끝없이 이동하는 본능이 새겨져 있다. 김유조는 그 본능이 유독 강한 이이다. 그는 시집 [[여행자의 잠언]] 서두에서 우리 삶이란 ‘여행자의 궤적’이라고 단언하는데, 여기에서 여행이란 몸의 이동만이 아니라 의식의 움직임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육체의 이동이면서 정신의 이동이기도 한 여행은 문학을 탄생시키는 산파의 역할을 한다. 몸이 이동하는 장소마다 겪고 깨닫는 것들을, 몸이 이동하지 않는 경우에는 의식의 변화를 글로 남기기 때문이다. 그것은 소설로, 수필로, 때로 시로 표출된다. 수상록 [[..

이후문학 기조문,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 기행수필문학’

이후문학 기조문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 기행수필문학’ 김 유 조 신유목민 시대(new nomad epoch)라는 말도 이제는 낯설지 않은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 말은 원래 4차 산업의 혁신적 발전에 따른 정보 통신의 확장 공간에서 인류사를 해석하는 데에 주로 쓰이고 있지만, 유목에서 농경생활을 거쳐 오늘날 다시 ‘여행’이라고 하는 보편적 이동을 누리는 현대인의 생태를 지칭하는 측면도 적지 않다. 거의 반세기 전 저명한 미디어학자 마셜 맥루한이 "미래의 사람들은 매우 빠르게 이동하면서 전자제품을 사용하는 유목민이 될 것이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지만 어디에도 집은 없을 것"이라고 예언한 말에는 다소 과격함이 들어있었지만 지금 우리는 그와 유사한 생활 패턴을 영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신..

한국 최초의 창작 희곡집 <황야(荒野)에서>

외우 김동소 박사(효성 가톨릭대학 명예교수)의 부친 김영보님께서는 영남일보을 창간하시고 편집국장으로는 잘 알려져있지만 정작 문필활동과 특히 한국최초의 창작 희곡집을 낸 문학사적인 인물로는 잘 알려져있지 않은 바가 있습니다. 마침 손부 되는 분이 소상하게 쓴 글이 있어서 여기 소개합니다. 아울러 김영보 회곡작가님을 문학사적으로 기리는 바입니다. 한국 최초의 창작 희곡집 제가 시집 왔을 때에는 이미 시아버님이 돌아가신 지 10년이 지난 때여서, 저에게는 시아버님에 대한 추억이 있을 리 없습니다. 그러나 저의 머릿속에는 시아버님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고, 이런 이야기들은 그대로 제 시아버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제 머릿속에 있는 시아버님에 관한 이야기는 대부분 남편이나 시누이들을 통해서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