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션 FACTION

사주 팔자 2-2

원평재 2011. 2. 10. 06:11

두번째로 엮어진 트리오, 삼총사도
사주팔자의 설명으로는 설득력이 있었다.

같은 고향, 같은 나이에 한국 최고의 대학엘 거의 함께 들어가서
고시의 관문을 뚫은 다음, 한때 모두 청와대의 특보와 안기부의
중핵 자리에 앉아서, 나는 새도 떨어뜨린 정도가 아니라,
새들도 모두 아침마다 문안을 들이러 왔다던가---.

"지금은 내가 5선인데도 전화에서 콜 백 안해주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지만---"
예전 청와대 특보 할 때에는 이쪽의 전화가 닿지 않으면 나중에
당사자가 즉시 "콜 백"하는 정도가 아니라 당장 "몸 백"으로
대령했단다.
나머지 두 사람도 모두 예전의 상태는 비슷하였다.

하여간 세사람이 모듀 권력의 중핵에 있다가 가장 잘 나가던
세칭 황태자와 안기부 핵심 자리의 사람이 각각 영어(囹圄)의
몸이 된 장면은 영상 매체를 통하여 우리에게 이미
이미지화 되어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 하게도 세사람 중에서 가장 비정치적인 캐릭터를
갖고 있는 한 사람만이 탈없이 5선 관록의 의원이 되어서,
가장 중요한 상임뮈원장 자리까지 굳건히 지키고 있지않은가---.
국회의원의 관록은 언필칭 선수(選數)인데 그는 벌써 5선이다.
이 양반이 스피치가 서툴러서 웅변 개인 강습을 받았다는 사실은
의원회관에선 하나의 전설이다.

능력이 빼어난 이 세 사람이 각자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언론에 포장이 잘못되어 셋중에는 과장과 거품으로 왜곡된
인간형도 생겼으나 사실은 특별히 돈키호테도 없었고,
삼총사의 달따냥같은 신화적 인물도 또한 따로 없었다고
Q씨는 힘주어 말했다.

그럼 이들의 운명을 가른 변수는 무엇이었을까.
Q씨에 따르면 그 변곡점에 바로 "사주 팔자"가 에헴하며
기침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실예를 바탕으로한 Q씨의 긴 사주팔자 강의는 바로 자신의 외손주가
최고의 사주팔자를 타고 얼마전에 태어 났다는 말로
대미를 장식하였다.

"얼마전이라면 말띠 겨우 면했겠는데 덤으로 사주까지 잘 타고 났다니---"
누가 인사치례를 하였다.

"사돈이 출산 전후의 가장 좋은 일시를 받아왔는데
무통분만 과정에서는 조금 노력이 있었을까, 거의 천시(天時)였지요.
이 녀석이 세상에 나갈 때쯤 저는 하늘에서 내려다 볼 처지이지만
기대가 그렇게 클 수 없어요."

마침내 강의는 끝났고 의자에서 일어나는 수강생들은
사부님의 외손주가 팔자를 엄청나게 잘 타고났다는 사실에
흡족한 기분을 함께 나누었다.

그건 얻어먹은 점심값을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신묘한
어떤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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