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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원평재 2013. 6. 7. 11:50

 

 

 

 

 

서울을 떠나기 전날 어슬렁거린 역삼동의 쌈지 공원

 

케네디 공항은 비후 구름이 끼어서 선선했다.

택시를 타고 맨해튼을 거쳐서 집으로 가는데 히스페닉 계 기사가 친절하였다.

 

  

 

목적지 까지 가는 도중

코리아 타운을 통과하여서 스마트 폰으로 몇 컷하였다.

시차와 공간의 차이를 묵살하는 의식의 두도시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A Tale of Two Cities

두 도시를 배경으로 한 하나의 이야기~.

링컨 터널을 건너 뉴저지 쪽 집에서 맨해튼을 건너다 보면

스카이 라인이 가장 선명하게 나오는 것 같다.

프리덤 타워도 거의 완공단계인데 저 안테나에 덮게를 하지 않으면

세계 최고 빌딩으로 쳐주지 않는다던가 어쩐다던가~

 

맨해튼은 세계적 공황 속에서도 집값이나 렌트 비가 내려간 적이 없다.

중국과 러시아 부호들이 사들인다는

초고층 럭셔리 콘도(아파트) 신축 공사가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그 사이에 오래된 콘크리트 다리를 부셔내고 새로 다리 공사를 하는 옆동네의 모양이

생소하게 보인다.

눈에 익었던 타원형 시멘트 구조물이 눈에 선하다.

 

 

하루밤을 자고나서 강변을 바라보니 아침 출근 모습들은 의구하다.

 

 

 

 

가운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의구하다.

 

 

 

옥상의 물통이 선명한 맨해튼의 스카이 라인

 

문득 떠오르는 서울 어느 문단 모습

 

 

 

삼육대 남대극 전 총장도 고문으로 참석하였다.

911 테러 부지에 새로 들어서는 세계무역센터는 프리덤 타워를 비롯,

모두 6동의 오피스 빌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찰스 디킨즈의 <두도시이야기>를 잠시 소개합니다.

 

◆ 거대한 역사 속으로 휩쓸리는 사람들의 사연과 민중 권력의 탈환,

군중의 혁명성 아래 숨겨진 전체주의적 이면을 예리하게 엮어낸 역작

디킨스는 유머를 버무리는 탁월한 솜씨와 풍부하고 변화무쌍한 창조적 재능으로 영국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아 왔다.

작가가 생전에 주로 다루었던 글감은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소박한 삶 내지는 비참한 생활 중에 발견되는

인간의 미덕과 가치였다.

고단한 일상, 소외된 노동, 사회의 부조리를 신랄한 비평과 풍자로 묘사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던 까닭에,

그는 정치인보다 더 많이 정치적 진실에 대해 이야기한 작가로 일컬어진다.
가난한 민중의 삶을 문학으로 생생하게 포착해 내고자 했던 디킨스가 늘 염원했던 것은 역사소설의 집필이었다.

이 장르를 빌어, 작가는 프랑스 혁명의 현장을 매우 생생하고도 응축적인 필치로 다루었다.

파란만장한 서사와 두 도시의 활기찬 정경 묘사에 공을 들이는 동시에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동조적 시선,

혁명적 사상 또는 군중의 맹목적인 폭력에 대한 비평을 예리하게 심어놓았다.

◆ 18세기 런던과 파리, 두 도시의 사회적 · 정치적 징후가
개인의 삶에 생생히 각인된, 탁월한 이야기 구조


작품의 배경인 ‘두 도시’는 런던과 파리이다.

런던은 구식 사업 관습이라든지 법치주의, 그런대로 자기를 통제하고 번영을 구가하는 노동자 계급 덕분에

 전반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대도시이다.

물론 런던에서도 군중의 부산한 움직임이 있기는 하지만,

일시적으로 감정을 발산하고는 갑자기 흩어져버리는 것이 전부이다.

이곳은 그야말로 친절하고 고요하게, 행복한 개인적인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그와 대조적으로 파리는, 지배받는 동시에 통제되지 않는 대규모 관객을 상대로 역사적 갈등이 연출되는

거대한 공개 무대이다.

누구도 이 지칠 줄 모르는 군중의 시선을 피할 수 없다.

그들은 가난과 지배계급의 폭력을 참다못해 조용히 오랫동안 ‘그날’을 준비한다.

1789년 7월, 혁명이 시작되자 파리는 온통 분노와 통한의 피로 물든다.

혁명의 원인이 된 지배계급을 단죄하는 와중에, 혁명을 거역하는 사람들은 고발당한다.

강력하고 종종 치명적인 민중의 왕국, 그렇게 전진해 가던 혁명은 그 끝없는 폭력으로 혁명 자체를 파괴하고 만다.

이러한 두 도시의 선명한 대비는 프랑스 혁명 후 공포정치의 무자비함을 더욱 부각시키며,

혁명이라는 극적인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남자의 숭고한 사랑과 희생을 효과적으로 조명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수의 ‘영웅’만이 부각되는 혁명의 역사에서 일반 민중을 한 명씩

건져 올린다는 사실이다.

『두 도시 이야기』에는 당통도, 로베스피에르도, 마라도 나오지 않는다.

디킨스가 생각하는 혁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사악하고 피에 굶주린 위대한 인물들이 일으킨 것이 아니다.

스스로 대단하게 여기지만 통제력을 잃어버린 소인배들이 일으킨 것도 아니다.

찰스 디킨스에게 혁명은 ‘비천한’ 드파르주 부부 같은 변두리의 가난한 사람들,

최소한의 인간적 조건도 누릴 수 없는 노동자들이 일으킨 것이다.
파리의 사람들은 독자가 공감할 만한 이유로 복수를 노린다.

작가는 작품 초반부에 파리를 묘사하기를, 깨진 포도주 통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고,

훗날 농민과 변두리 시민이 봉기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든 굶주림이 얼굴마다 쓰여 있다고 했다.

굶주림은 분노를 부르고, 어느새 복수는 윤리의 보편적인 원칙으로 탈바꿈한다.

그리고 혁명.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폭력의 파도는,

 가장 직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는 권력자부터 희미한 끈조차 잡고 있지 않은 소녀까지 무차별적으로 몰아간다.

혁명의 원인에 동조하다가 딱 멈춰 서서 그칠 줄 모르는 복수의 광기를 예리하게 비평하는 찰스 디킨스의 시선은,

군중의 광기가 가진 무자비한 힘을 철저히 인식한 후에, 권력의 어두운 이면을 제시하고 있다.


◆ 150년 동안 계속해서 변주되어 다시 태어나는 『두 도시 이야기』

『두 도시 이야기』는 사건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묘사 덕분에

그동안 영화, 드라마, 뮤지컬, 오페라 등으로 계속해서 공연되고 재해석되어 왔다.

1911년 무성영화 제작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여섯 차례 영화로 만들어졌고,

얼마 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자신의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 그 자체”라고 이야기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화는 주인공 시드니 카턴이 소설 마지막 장에서 남기는 말을 그대로 차용하여

영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마지막 문장을 되살려 놓았다.
또한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며

공연되는 곳마다 찰스 디킨스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켜,

끝없이 재해석되어 재탄생하는 문학, 늘 곁에 두고 읽는 소설, 공히 살아 있는 고전임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