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 2

호러 인코그니투스

지역 문협에서 2020 봄 앤솔로지가 코로나 탓에 좀 늦게 나왔습니다. 일년에 두번 출간하고 연말에는 종합 문예지가 또 나옵니다. 이번 앤솔로지 제목이 의미심장합니다. 호러 인코그니투스, 알지못하는 공포라는 뜻의 라틴어로 바로 코로나 역병을 뜻한다고 합니다. 소생도 코로나 관련의 시를 두편 실었습니다. 우선 한편을 올려 봅니다. *************************************** 시 혼밥 미세먼지 개어 말린 흐린 화선지에 먹물을 갈아 엎으니 지난해의 형해가 동목冬木으로 탁본된다 소멸과 생성이 교차하는 이른 봄 창밖의 뜨락 등걸같던 가지에 어느새 번진 연두빛 채색 유두 때 맞추어 날아 온 주먹만한 외래종 새 한 마리 쓱쓱 주둥이 놀림이 엑스타시려니 유두를 탐닉한다 망을 보는 짝도없이 게..

현대작가 권두언 '역병의 연대기'를 다시 쓰자

권두언 ‘역병의 연대기’를 다시 쓰자 영국에 흑사병이 창궐하던 1665년경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여 다니엘 디포는 소설, 『역병의 연대기』 혹은 『역병의 해 일지』 (A Journal of the Plague Year)를 썼다. 책은 1722년 3월에 출간되었는데 디포의 나이 59세 때였다. 그가 런던의 흑사병을 목격한 것은 그러니까 나이 겨우 5세 때였다. 이 소설은 여러 가지로 논란의 대상이 되었는데 목격담을 적어내기에는 작가의 나이가 너무 어렸다는 사실도 있었다. 7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는 당시 런던 시 인구 46만 명 중 15%나 되었으니 어린나이의 소년이 기억하고 저널로 기록해내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규모의 재난이었으므로 표절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그러나 디포가 누구인가. 『로빈슨 크루소』를 쓴 저..

카테고리 없음 2020.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