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4

한국 현대시인협회, 시 하얀 생쥐의 출현

시 하얀 생쥐의 출현 김 유 조 동네 L자 보도 블록을 넘으려는 난데없는 안간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나 갑작스런 절대 명제 나무에 물고기 열린 듯 깜놀 아이들 탄성이 사람을 모으는데 "페스트!" 아는 체 하는 굵은 목소리에 주위는 금방 쥐 죽은 듯 하고 발길 흩어진다 역병의 시절이 분명하다 시 하얀 생쥐의 출현 김 유 조 동네 L자 보도 블록을 넘으려는 난데없는 안간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나 갑작스런 절대 명제 나무에 물고기 열린 듯 깜놀 아이들 탄성이 사람을 모으는데 "페스트!" 아는 체 하는 굵은 목소리에 주위는 금방 쥐 죽은 듯 하고 발길 흩어진다 역병의 시절이 분명하다

코로나 시대, 가면 속의 아리아(계간문예 2021 겨울호)

코로나 시대, 가면 속의 아리아(계간문예 2021 겨울호) 김 유 조 여름 햇살이 강렬해 지면서 산에 오는 사람들의 모습에도 심한 변화의 물결이 격랑처럼 찾아왔다. 햇살이 강하면 나는 왜 세상의 온갖 소리가 일순에 그 빛살 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일순 정적이 오는 것으로 느낄까---. "에이 그건 나이 탓이지요---." 의사가 이런 진단을 내린다면 내가 보기에 그는 돌팔이거나 삼류일 것이고 빛과 음향의 파동 원리를 들이대며 그 현상을 이치로 분석하는 과학자가 있다면, 아무리 그가 유명할 지라도 한 차원 높여 스웨덴 한림원에서 연설할 기회는 없으리라. 그들에게는 현실계만 있고 상상력이 결핍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현실의 세계를 흡입하는 상상계가 한 단계 높이 엄존하지 않는가. 여러해 전, 이집트 ‘왕가의 ..

팩션 FACTION 2022.01.19

호러 인코그니투스

지역 문협에서 2020 봄 앤솔로지가 코로나 탓에 좀 늦게 나왔습니다. 일년에 두번 출간하고 연말에는 종합 문예지가 또 나옵니다. 이번 앤솔로지 제목이 의미심장합니다. 호러 인코그니투스, 알지못하는 공포라는 뜻의 라틴어로 바로 코로나 역병을 뜻한다고 합니다. 소생도 코로나 관련의 시를 두편 실었습니다. 우선 한편을 올려 봅니다. *************************************** 시 혼밥 미세먼지 개어 말린 흐린 화선지에 먹물을 갈아 엎으니 지난해의 형해가 동목冬木으로 탁본된다 소멸과 생성이 교차하는 이른 봄 창밖의 뜨락 등걸같던 가지에 어느새 번진 연두빛 채색 유두 때 맞추어 날아 온 주먹만한 외래종 새 한 마리 쓱쓱 주둥이 놀림이 엑스타시려니 유두를 탐닉한다 망을 보는 짝도없이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