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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성 김대건 한인 성당>에서

원평재 2014. 7. 29. 06:01

 

 

 

 

 

 

 

 

주일을 맞이하여서 <피츠버그 성 김대건 한인 성당>에 갔습니다.

성당이 있는 곳은 한때 넉넉했던 흔적이 꽤 남아있는 동네인데

이제는 오래된 교회들의 위용만 각 블록이 멀다하고 촘촘히 들어차서

왕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즐비한 이런 교회에서 주일 성수로 예배를 보는 사람들은 주로 늙은 백인들 뿐,

교회의 현 주소는 막막하게만 보이는데,

유난히 우리 한인 성당만은 피츠버그 메트로폴리탄 인근의 교민들이 열심히 찾아서

넉넉한 마음의 미사 예배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말에 어둔한 젊은이, 어린이들 까지도 잔뜩 모이는 모습은 정겹고 감동입니다.

오늘은 이곳에서 30여년을 살다가 떠나는 가정이 있었는데,

연세든 아버지는 "고향이 따로있나 정들면 고향인데~"라며 작별의 인사말을 하였고

아들은 어쩔 수 없이 영어로 아쉬운 고별사를 나누었습니다.

한인 타운이 큰 도시는 말할게 없지만 여기 개신교 교회에서도 영어 채플 시간을

따로 두고 있는데 가톨릭 교회에서는 아직 그렇지는 못한듯~,

다만 여름 캠프 등에서는 젊은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이 잘 운용되는듯 합니다. 

 

이번에 떠나는 분은 사위의 대부였으며 유명한 외과 의사였는데 손재주도 좋아

재봉에도 일가견이 있어서 패션에 관한 일화도 많고 수집 마니아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나눔의 사도였답니다.

바캉스 계절을 맞이하여 이날 신부님의 강론은 어원인 라틴어 바카시오가 "비우다"

"자유케하다" 라는 뜻 풀이에서 시작하였는데, 은퇴 이사를 하는 외과의사의 인사말이

화답이 됩니다.

"제가 이사를 준비하다보니 그동안 쓸데없는 걸 너무나 많이 모았더군요. 여러분께서는

제발 버리고 사십시오"

웃음이 만당했지만 이분이야말로 나눔에 철저했다고 하는데 앞으로 공동체 운영에

다소 주름살은 없을지 모르겠군요.  

무빙 세일로 남는 것도 물론 모두 여기 남기고 가시는 모양입니다.

 

 

  

오늘은 또 손녀 자매가 복사를 하는 날이어서 개인적으로는 뜻 깊은 날입니다.

처음은 아니고 느슨한 월례행사 정도이지만.

 

 

바로 길 건너편에는 백인들이 주로 모이는 성당이 있는데 성모상 앞에서 무언가 간구하는

사람의 모습이 문득 보입니다.

 

 

 

 

  

 

 

 

 

 

 

 

아름다운 교회가 참으로 많습니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공연히 무궁화가 정서를 자극하는데

한때는 모두 회중들이 가득하였을 것입니다~~~.

 

 

  

 

 

거리에는 일요 아침, "인영이 불견"까지는 아니고 산발적입니다.

 

 

 

 

 

 

3-4년 전만 해도 이 건물은 모던한 새 건물이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잘 유지가 되지 못한듯 합니다.

 

  

 

 

 

 

 

 

아이들이 복사 준비를 하는 사이 동네를 얼른 한바퀴 돌고 다시 한인 성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진을 두 장만 찍기로 큰 아이와 약속했었는데~~~.

 

 

  

 

 

               

 

 

도심을 옆으로 돌아 오하이오 강변을 따라 멀리 성당에 다녀오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평소 감동으로 듣기만 했던 Ave Verum Corpus를 배경음악으로 쓰게 되어서 무척 기쁩니다.

 

 

Ave verum corpus in D major K618 by Wolfgang Amadeus Mozart

모짜르트 Ave Verum Corpus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Amsterdam Baroque Orchestra, Choir

 

 

Composer: Wolfgang Amadeus Mozart
Conductor: Ton Koopman
Performer: Matthijs Mesdag, Barbara Schlick, et al.
Orchestra: Amsterdam Baroque Orchestra & Choir

Ave verum corpus in D major, K 618

Ave = 찬양하라
Verum Corpus = 진실된 몸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뜻함

1791년, 모차르트가 35세 때 작곡한 것으로, 그가 무척 애착을 가졌던 작품.

유명한 레퀴엠과 거의 같은 시기에 만들어졌으며, 비참하게 죽은 천재의 마지막 기도를 담은

종교 합창곡이다.

가톨릭 교회의 성체 성가인 아베베룸 코루프스는 모짜르트의 종교음악 중에서도

레퀴엠과 더불어 가장 유명한 곡이다.

합창 화성의 아름다움과 높고 낮게 기복하는 선율의 변화는, 듣는 이에게 신에 대한 강한

기도의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고개를 숙여 무릎을 꿇고 마음으로부터의 기도를 바치는 곡이다.

슈리히는 모짜르트의 가장 아름다운 종교적 영감으로 작곡된 이곡은 지상의 괴로움을 그가

초월할 수 있었다는 생생한 증거이고, 불안 초초도 그 청아한 선율의 혼을 누를 수는 없었으며

이곡을 들을 때는 온 누리가 평화로 가득차 있는것처럼 느껴진다고 표현했다.

이곡은 과연 슈리히의 말대로 청아한 선율속에 고독한 영혼과 끊임없이 투쟁했던 모짜르트의

위대한 음악성이 뚜렷하게 나타난 감동적인 곡이다.

 

 

 

 

 

 

 

 

 

 

Ave verum

Ave, verum corpus
natum de Maria Virgine,
Vere passum immolatum
in Cruce pro homine,
Cujus latus perforatum
unda fluxit et sanguine,
Esto nobis praegustatum
in mortis examine.

 

거룩한 성체

찬양하라 거룩하신 몸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사람을 위해 십자가에서 고통 겪으사
진정한 희생을 하셨네
그의 옆구리에 찔린 상처에서
성혈이 흘러 넘쳤도다
죽음의 심판 앞에서
우리의 질고를 함께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