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포토 에세이, 포엠 플러스

소떼로 시작한 미 중서부 기행 (한빛 문학 겨울호)

원평재 2016. 12. 28. 16:23





















 

 





역마차(驛馬車 Stagecoach 1939) - 존 웨인 주연 
1939년, 흑백, 97분
감   독  :  존 포드(John Ford) 
음   악  :  리처드 헤이지만(Richard Hageman) 
주   연  :  존 웨인(John Wayne) 


역마차(Stagecoach)....존 포드 John Ford / 1939년

포드는 무성영화 시절 많은 서부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사운드가 도입되면서 예산과 기술의 한계 때문에 서부영화를 거의 포기했었다.

그러나 포드는 1939년 <역마차>와 함께 서부영화로 돌아왔고,
서부영화 장르를 B급 영화 위상에서 그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그러나 그 명성은 장르를 넘어서는 것이다.

<역마차>에서 포드는 자신이 만들었던 수많은 무성영화들은 물론
과거 어떤 서부영화 감독도 이룩하지 못했던
주제적 긴장, 시각적 스펙터클, 신화적인 매력을 창출했다.

<역마차>는 무서운 인디언 지역을 통과해

로즈버드라는 마을로 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역마차에서는 정직한 보안관, 겁쟁이 승무원, 알코올 중독자 의사,
횡령범인 은행원, 술 판매상, 자상한 창녀, 점잖빼는 수상한 도박사,
동부 출신의 자부심이 강한 처녀, 주인공 링고(존 웨인)가 타고 있다.

링고는 동생을 죽인 살인자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서 탈옥한 죄수이다.

포드는 <역마차>에서 유타주의 강대한 사막인
모뉴먼트 벨리를 서부극에 처음 등장시켰다.

이 영화는 모뉴먼트 밸리를 롱 쇼트로 보여주면서 시작 한다.

프레임 위쪽의 하늘이 스크린을 거의 다 채우고,
모뉴먼트 밸리는 프레임 맨 아래를 차지한다.
느슨한 프레임의 열린 형식인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쇼트도 링고가 창녀 댈라스와 함께 마차를 타고
모뉴먼트 밸리로 떠나는 모습이다.

<역마차>는 자극적인 사건들보다 등장인물 성격의 다양함,
사회계급과 가치의 충돌을 통한 인간들의 상호작용을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의 종반부 9분여의 인디언 대 역마차의 추적 장면은
오늘날에는 덜 인상적일지 모르지만 당시로서는 스릴 넘치는 장면이다.
모뉴먼트 밸리를 달리는 역마차를 인디언들이 응시하면서 긴장감이 유발된다.
역마차 안에서 알코올 중독자 의사인 닥분이 위스키를 한 모금 마시는데,
갑자기 화살이 날아와 승객 중 한명에게 꽃힌다.
그리고 총소리와 함께 인디언들의 습격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적 장면이 펼쳐진다.

포드는 이 장면에서 바닥이 거치른 곳에서의 촬영을 위해
무거운 바퀴를단 이동차인 "웨스턴 달리"로 필사적으로 돌주하는 역마차와
이를 추격하는 인디언들과 함께 달리면서 화면에 속도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땅바닥을 파서 그 안에 카메라를 놓고,
그 위로 역마차와 인디언 말들을 지나가게 함으로써
박진감 있는 독특한 카메라 각도를 개발했다.

이 장면은 시각적 스타일뿐만 아니라 사운드 기법에 있어서도 탁월하다.
탄알이 떨어지고 역마차의 사람들은 모두 절망에 빠진다.
그리고 도박사 해트필드의 바스트 쇼트가 보여진다.

총알이 한발밖에 남지 않은 것을 발견한 그는
기도하고 있는 루시의 머리에 총을 겨눈다.

인디언에게 체포되느니 차라리 자신이 쏘아 죽이겠다는 것이다.
이때 오프스크린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해트필드의 손과 총이 쇼트 아래쪽으로 떨구어진다.

그리고 기병대 나팔 소리가 역시 오프스크린에서 점차 뚜렷하게 들려온다.
그리고나서야 역마차를 구하기 위해 달려오는 기병대의 모습으로 커트된다.

<역마차>는 도어 프레임 쇼트, 명암 대비적인 조명, 서사적인 롱 쇼트 등
이후 포드의 독특한 스타일을 예시했다.

존 웨인은 <역마차>에서 처음 주인공을 맡으면서
서부영화의 고선적인 영웅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오손 웰스는 <시민 케인>을 감독하면서 포드가 자신의 영화스승이었으며
<역마차>가 영화교과서였다고 했다.

웰스는 당시 <역마차>를 45번이나 보았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