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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여행 꿀팁

원평재 2019. 7. 13. 12:27








여행 꿀팁


아일랜드 탐방은 언제가 좋을까

영국까지 진출한 한국 여행객들은 흔한데, 그 바로 옆에

있는 아일랜드, 그 나라말로는 “에이레”를 방문하는 데에는

아직 인색하다. 영국을 보았으니 아일랜드는 그 부속지방

정도로 생각하는 탓일까. 물론 경비문제도 있을 것이고

가성비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가성비를 따지자면

기왕에 영국까지 온 김에 조금만 더 비용과 시간을 투자할

가치는 충분한 데가 아일랜드이다.

아일랜드는 언어나 역사나 민족이 영국과 다르다. 오랜

영국의 식민 통치를 거쳤지만 엄연히 다른 나라이다.

그러므로 볼거리, 이야기 거리도 많다.

문화와 문학도 영문학의 범주에 넣지만 사실은 아주

독특하다. 물론 세계어가 되어버린 영어로 쓰여지기는

하지만.


노벨 문학상을 받은 예이츠, 버나드 쇼, 사무엘 베케트,

세이머스 히니가 아일랜드 사람이고 제임스 조이스,

오스카 와일드, 걸리버 여행기를 쓴 스위프트,

드라큘라를 쓴 브람 스토커도 아일랜드 작가이다.

이들의 유산은 더블린에 있는 “더블린 작가 박물관

(Dublin Writers Museum)에 가면 쉽게 찾아볼 수가

있는데, 한데 모아 놓다보니 약간 비좁은 느낌이다.

시간여유가 있으면 주로 더블린에 산재한 생가나

개별문학관을 지도를 들고 찾는 맛도 버릴 수 없다.

아일랜드에 이렇게 유명 작가가 많은 것은 영국의

식민지 탓인지 덕분인지, 하여간 그 영향이 컸을 것이다.

피압박 민족으로서의 우리의 처지와 흡사한 점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아일랜드 여행이 드문 것은 우리나라의 여행 시스템

과도 관련이 있음직하다.

흔히 그룹투어라고 하는 단체여행, 유럽에서는

코치투어라고 부르는 한국여행사의 스케줄에 이곳이

많이 포함되지 않은 탓도 있을 것이다.

코치투어(coach tour)라고

하면 감독이 코치하며 이끄는 관광이라는 뜻이 아니라

“마차 투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여럿이 마차를 타고 다니는 여행이라는 뜻이다.

돈도 덜 들고 볼거리는 다 보는 이점이 있다. 개인 투어,

배낭 투어(backpack tour)만이 여행의 진수는 아니다.

모두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아일랜드 여행을 장기간 체류로 즐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가 좋을까.

일 년 열두 달 모두 특징이 있을 것이지만 축제가 있는

 기간이 좋지 않을까싶다.


그 첫 번째로는 “성 파트리치오 축일(St. Patrick's Day)

이 있는 317일 전후가 좋을 것이다.

영어로 “성 패트릭 데이”는 아일랜드에 기독교(가톨릭)

전파한 패트릭 성인이 돌아가신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전 세계의 아일랜드 계 사람들이 초록색 옷을 입고

축제를 벌이는 날인데 그 본산인 더블린이 특히 대단하다.

퍼레이드 때에는 대통령도 차를 타고 앞장을 선다. 온갖

모양의 퍼레이드에는 아름다운 아일랜드 여인들이

각선미를 뽐내는 순서도 있어서 시선을 끈다.

아일랜드의 상징, 초록색은 클로버에서 나왔는데

패트릭 성인이 삼위일체를 설명할 때 세 잎 클로버를

사용하였다는 데에서 유래한다. 그렇지 않아도 새봄을

알리는 색깔은 초록이 아니겠는가.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지에서도 아일랜드 인들이 많이 사는 도시에서는

“성 패트릭 데이”가 성대하게 열린다.

1900년대 중반 대기근시대에 아일랜드 인들은 본래

800만 명이었는데 이중 100만이 기아를 피하여 이민을

떠났고 100만 명은 아사하였으며 이민은 이후

계속 증가하여 결국 아일랜드 인구는 400만 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감자를 주식으로 하다가 감자 탄저병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하지만 영국의 수탈이 근본 원인이었다.  


두 번째 여행 날을 찾는다면 616일 전후가 좋을 것

같다. 문호 제임스 조이스는 장편 “율리시즈”에서 등장

인물 레오폴드 블룸, 마리안 블룸, 스티븐 디덜러스가

이날 하루 동안 벌이는 18가지 에피소드를 그렸는데,

이날 전후로 그 행적을 따라서 행진과 강연 공연 학술대회

퍼포먼스 등이 벌어지는 “블룸스데이” 축제가 벌어진다.

우선 이 행렬에는 더블린의 유명지역이 모두 포함되어서

관광과 유람이 자연스레 이루어지고 각종 행사의 격조는

 참가자들에게 높은 정신적, 지적 유영을 만끽하게 한다.

그 동선은 리피 강을 따라서 걷게 되며 조이스의 또 다른

작품 “더블린 사람들”에 나오는 오코넬 다리도 건너게

되는 등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세 번째 길일을 택한다면 8월 중순이 어떨까싶다.

이때는 스코틀랜드에서 에든버러 축제가 열리는 때라서

그곳 관광과 겸하여 아일랜드를 찾는 것도 일거양득일

것이다. 적당히 더운 여름날 더블린 시내의 리피 강

주변에서 젊은이들과 어울려 기네스 흑맥주를 마시는

운치도 보통이 아니다.

내친김에 제임스 게이트 양조장을 방문하여 7층에서

내놓는 기네스 맥주도 맛보고 이어 트리니티 대학과

인근의 오스카 와일드 생가를 들러보는 재미도 있다.

트리니티 대학은 삼위일체 대학이라는 뜻인데 영화

“내 이름은 튜니티”의 주인공처럼 이런 이름이 유난히

많다. 미국에서는 튜니티, 추니티로 발음하지만 이곳에서는

엄연히 트리니티이다. 삼위일체와 조금 다른 인본적 기독교

사상이 유니테어리즘인데 일위일체라고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건국초기에 유행한 인간중심의 기독교사상이었다.


위스키의 본산은 스코틀랜드로 알고 있지만 그 시조는

아일랜드이다.

지금도 그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래서 아일랜드에서는

Whisky를 꼭 Whiskey라고 쓴다. 위스키 시음장에서 한잔

쯤 음미하는 것도 여행객의 각별한 취향이리라.

아이리시 커피는 에스프레소에 Whiskey를 타서 크림을

잔뜩 친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이름의 커피를 판다.

비엔나에는 비엔나커피가 없고 우리나라에만 있지만

아일랜드에는 아이리시 커피가 있다. (본지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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