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Sex, &

나. 채털리 부인의 사랑

원평재 2011. 2. 9. 02:59



로렌스(D. H. Lawrence)의 『채털리 부인의 사랑』(Lady Chatterley's Lover)에
나타난 성적 억압의 상황은 해방의 구도로 귀결된다.

이작품은 20세기 벽두부터 열리기 시작한 산업사회의 불모성,
대규모의 기계화 부대에 의해 자행된 살륙의 세계대전 등을
깊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근심한
생명주의적인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자주 역동적인 성행위의 묘사로 인하여
외설문학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라이히처럼 성의 해방적 에너지를 강조한 입장으로 보나,
마르쿠제(Marcuse)처럼 사회적 억압의 메카니즘을 밝히고
사회 해방의 전망을 찾으려는 시각 등으로 조망해 볼 때
로렌스가 주는 메시지의 깊은 선각적 통찰력을 인식하지 않을 수 있다.

로렌스는 『제인 에어』(Jane Ayre)에서 외설을 느끼고
『복카치오』(Boccacio)에서는 오히려 청신함과 건전성을 느낀다고 하면서
"외설"에 대하여 "성적 감정이 솔직하면서 은밀하고 간교하지 않은 한
그 자체로서 나쁠 것이 전혀 없다.
올바른 종류의 성적자극은 인간의 일상생활에 무한히 값진 것이다.
그러한 자극이 없으면 세상은 무미건조하게 된다.
나는 누구에게나 경쾌한 르네상스 시대의 이야기들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우리 현대인의 문명병이라고 할 수 있는 음침한 자존의 태도를
불식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외설문학이란 오로지 성을 모독하고 추하게 만들려는 시도를
의미할 뿐이다."라고 말하였다.

그러므로 기계문명 속에서 지나친 관념 숭배, 지성 편중,
그리고 과학만능 사상에 항거하여 인간의 근원적인 육체와
생명의 의의를 강조한 점에서 이 작품의 비판적 안목과
희망적 비전을 읽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