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팩션 스토리

알터 리베, 노이에스 리베

원평재 2011. 2. 14. 01:28

예전에 충무로에 있던 "알터 리베"(옛 애인)라는 맥주 집에
"가끔 자주" 다닌적이 있었다.
술값도 괜찮았고 아가씨들도 꽤 지적인---,
그땐 그런 술집이 많았다.

<채근담>인가에 "새 친구 좋다 말고 옛 친구 중한줄 알라"라는
글귀를 유식한 한문으로는 생각이 안나서 내용만 갖고 떠들면서
그곳 아가씨들을 훈육하던 기억도 난다.
팁은 박해도 오랜 손님 무시말라는 압력이었다.

지금은 다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아마도 옆자리에 앉아서
술을 따루는 문화가 아직도 있을까---.

그 술집에서 중년이 기를 펴자,
우리 보다 젊은이들이 아이구 선배님들 때문에 골치라고
여론을 일으켜서 그 아래층에
"노이에스 리베"(새 애인)라는 맥주집이 따로 생겨났지만
"알터 리베"의 명성을 따르지 못하고 일찍 문을 닫았지, 아마.

비슷한 맥락으로는 조선 호텔 내의 중년을 위한
Coffee & Beverage Shop인 "예스터데이"
(비틀즈의 성공에서 곡명을 따왔는데 그게 과거의
영욕을 노래한 내용이었다!)와
젊은이들을 위하여 이걸 본딴 "투모로우"가
있었지만
후자는 일찍 문을 닫았던 것 같다.
지금 잘나가는 "오킴스" 자리던가 아니던가---.
(근황은 건성 다녀서 모르겠다.)

"알터 리베"에 가끔 들릴 때는 군복무 때에 인연이 된
D증권 저동 지점에 다니는 군대 친구와 거의 함께였는데
어느날(밤) 이 친구가 놀라자빠졌다.

자기 지점 아가씨가 거기에 아르바이트를 나온 것이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데를 보니까 반쯤 보이는 테이블에
스커트의 옆이 거의 팬티라인까지 갈라진 복장의
선정적인 아가씨가 놀라지도 않고 옆의 신사에게
술을 따르고 있었다.

우린 물론 옆에 아가씨 놓지않고 마셨고---(결단코~~).

당장 해임 상신을 하겠다고 붉그락 푸르락하는 친구와
헤어진 며칠후,
전화로던가, 아니 또 "알터 리베"이던가에서
그 친구에게 물었다.

"그 아가씨 해고 되었어?" 
"왠걸, 본사의 상무 방으로 영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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