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포토 포엠)

나의 설야

원평재 2012. 1. 23. 07:56

 

 

 

나의 설야(雪夜)

 

머언 곳의

여인의 옷 벗는소리
처음 들은 건

사춘기의 국어 책 갈피

 

다시 무시로 듣게된건

대학로 예총회관 앞

건강한 여인의 뒤 태 닮은 시비의

돌 살 속에서

 

백사 이항복의 임금님 앞 재치

기녀의 옷 벗는 소리 전말도 그때 쯤

귀동냥 했으리라

아슬아슬한 군신동락의 대담 수준

동냥한 나의 귀 씻을 정도는 아니었을 터

 

애오게나 모래내

나중에는 강남 네거리에서도

여인의 옷벗는 소리는

수근수근 수런거리며 들려왔고

미아리 택사스

청량리 오팔팔

세트장 진배없는 가건물

붉고 흐늘거리는 커텐 안쪽에서도

페로몬에 절고 실밥 터진 속옷자락이

눈총만으로도 끈 풀려 흘러내리던 시대까지

있었으니

 

김광균의 설야

먼데 여인이 옷을 벗는 소리

여적 제 뜻 캐어 듣지 못하다가

 

지금에사 겨울 눈오는 저녁 물가에서

비탈에 선 나무들 기댄 언덕 

거기 늦은 시선이 매이면서

고즈넉하게 귀가 트인

 

멀리 스스로 서서

옷을 벗은 나무들

두 팔 다 벌리고

아래도 가리지 않고

 

눈발 안으려고도 않고 

바람소리도 들으려 않고

마음도 따로 지니려 않고

모두 벗어버린

나의 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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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야(雪夜)

                                                                    김 광 균

어느 먼곳의 그리운 소식 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자췬양 흰 눈 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의 여인의 옷 벗는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조각 이기에
싸늘한 추회 이리 기쁘게 설레 이느뇨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찬란한 의상을하고
흰 눈은 내려 내려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린다.

 

함박눈이 내린 다음날, 까치 설날 

저 언덕 위로 드라이브 하였지요.

"아미고 동네"라서 조금 분위기가 다른 점이 있으나

여름이면 산정 호수가 아름답고 인정이 흐르는 곳입니다.

 

호수 옆 공원에서 만난 나무들입니다.

내려놓지 못하는 나무들은

저렇게 꺾이지 않을까요~~~.

이오니아 식의 열주가 아름다운 이 건물은 몇년전 왔을 때만 해도

깨끗했는데 지금은 퇴락하고 말았군요. 

 

반인반수, 그 중에서도 가장 호감을 갖고 있는

캔타우로스를 부조하였군요.

사람과 말의 형상을 반반씩 나누고 있는~~~.

 

미국의 상징, 대머리 독수리가 많이 퇴락하여

여러가지 다른 형상같군요.

하지만 피닉스같은 재기의 기회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허드슨 강이 내려다 보입니다.

 

매직 스톤 같은 느낌이 듭니다.

 

 

지혜로운 나무는 다 내려놓고 기다립니다.

호수도 다 얼었습니다.

저기있던 오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센트럴 파크의 오리들은 겨울에 다 어디로 갔을까요.

제롬 디 샐린저가 쓴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구절입니다만---.

 

한인들이 많이 살지않는 이 마을에서 성공회 교회를 만났습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량입니다.

덕수궁 옆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그 에피스코팔 교회 말입니다.

 

For Sale이라는 팻말이 좀 의아합니다.

눈이 온 다음날 주일에 내왕의 발자국이 없음도 더욱 의아한 느낌입니다.

더 크고 나은 곳으로 교회가 이사를 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항상 긍정적 사고가 좋겠습니다.

 

허드슨 강변으로 다시 내려왔습니다.

 

눈 때문인지 동네 들어오는 철문도 반쯤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언덕 위의 나무들이 옷을 다 벗고 미태를 뽐냅니다.

엊그제와 사뭇 다른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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