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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문화 미 동부 특집; 맨해튼의 새해아침

원평재 2019. 1. 10. 22:47

















새해 아침 맨해튼

                                                                 

글·사진 김유조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b2468f3.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281pixel, 세로 288pixel

 

정월 초하루, 오늘 아침에도 어제 묵은해의 마지막 황혼녘에 보았던 것과 똑 같은 불덩어리가

 동쪽에서 불끈 솟아올랐다. 그런데도 어제의 태양은 모든 묵은 찌꺼기의 화신인양 서녘으로

영원히 사라졌고 오늘 아침에는 그 태양이 희망의 육화이자 새로움 자체가  되어 동녘에서 떠올랐다.

같은 태양을 두고도 하루만에 이렇게 안면을 싹 바꾸어 인식하는 우리 인간의 까칠한 인식체계가 놀랍다.

우리는 이러한 태도를 비정하다기보다는 묵은해에 대한 자기반성과 새로운 해에 대한 치열한 희구라는

양면 논리로 당연시한다.

어쩌랴, 호모 사피엔스! 인류라는 유기체가 오늘날 까지 지구 행성의 지배자가 되기까지에는 

이토록 끊임없는 변신의 논리가 있어서 가능했거늘…

  

과거와 미래의 안면 바꾸기 분기점이 되는 1월을 서구에서는 두 얼굴의 신, 야누스(Janus)에서 기원한 

이름들로 부른다. 영어의 January가 대표적이다. 원래 야누스 신은 앞과 뒤를 모두 통찰하는 긍정적

측면의 양면 얼굴로 설정되어 있지만  때로 표리가 같지 않은 경우를 설명할 때에도 사람들은 이 신의

속성을 인용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모두 흘러간다."고 하였고 플라톤도 이를 원용하여

우주에서의 변화 원리에 역점을 두었지만, 구약성서 전도서에서는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하여

영원불멸과 하늘나라의 절대가치를 강조하였다. 세상 삼라만상은 만세전에 신께서 지어놓으셨고

만세 후에도 영원할 것이니 덧없는 시간관념의 허무적 사고에 빠지지 말라는 구원의 말씀이 원래의

뜻이다.

 

이와는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빌 게이츠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다만 새로운 조합만이 있을

뿐이다.”라고 하였다. 아마도 그는 불변을 강조하였다기 보다 전자시대의 오묘한 순열과 조합을

시사하였는가 싶다. 하지만 자신의 조합은 독창이고 타사의 창의적 변주는 모방이며 해적질이라고 본다면

정의롭지 못한 독선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새해가 보신각 타종과 함께 시작한다면 미국의 신년은 맨해튼 타임스 스퀘어에서

불덩어리(fireball)가 굴러 떨어지면서 시작한다. 1231일 제야의 날이 오면 오후부터 맨해튼

42번가는 몰려드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진다. 뉴욕의 동지섣달 밤거리가 매섭기로는 서울보다

더 하다.

보신각의 인파가 겪는 한파는 타임스 스퀘어에서도 어김이 없다. 뉴욕 타임스가 자리하였다고 하여서

그런 이름이 붙은 42번가와 브로드웨이가 갈라져 나가는 그 광장, NYPD가 있는 뒤쪽의 건물에서

자정 10초전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 저녁 내내 발을 동동 구르던 사람들은 함께 남은 시간을 외친다.

 

이때도 평소처럼 제일 좋은 자리는 평소 맨해튼의 공연 티켓을 미리 할인하여 파는 티켓박스 건물의

한쪽이 비스듬하게 된 다단계 계단과 지붕이다. 지붕위로 솟은 광고판으로는 한동안 미국의 콜라와

의류가 판을 치더니 드디어 우리의 삼성과 현대, LG의 CF가 오래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의 신화사 통신 광고를 비롯 화웨이 등 전자제품이 폼을 잡고 있는데 그 다음

순서는 무엇이 될지, 새해에는 무엇이 그 공간을 장악할는지.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불덩어리가 굴러 내리면 올드 랭자인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서로 껴안고

덕담을 나누는 사이에 새해의 시간은 우리들 사이에 이미 들어와서 무서운 속도로 한해를 새로

정의내리고 관리한다. 올드 랭 자인(Auld Lang Syne)은 원래 스코틀랜드 어로 "지나간 옛 시절"

쯤으로 번역이 된다.

영국의 유명 시인 로버트 번즈가 채보한 민요조의 시인데 세계 각처로 흩어져 헤어진 스코틀랜드인들이

해가 바뀌는 제야의 날에 망향가를 부르는 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지금은 흘러간 시간에 대한 애절하고 속절없는 마음으로 세계화가 되었다고나 할까.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b240001.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67pixel, 세로 380pixel

  

타임스 스퀘어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유명한 브라이언트 파크가 있다.

미국의 건립 초기에 시와 산문으로 역동적인 힘과 대의를 고창한

문호 브라이언트를 기리는 기념 공간이다.

 

 

타임스 스퀘어의 건물 벽 곳곳에 자리한 전광판은 그 사이에도 무섭게 세상의 업투데이트한 소식을 토해내는

가운데 시간은 얼추 새벽 한시를 알린다. 사람들은 열광을 어둠속에 날리고 집으로 향한다.

이때 미국의 공공질서가 우리보다 월등하다고? 천만에! 지방 소도시는 몰라도 맨해튼은 세계의 다른

어느 지역 못지않게 군중의 뒷자리가 어지럽다. 잔뜩 어지러운 뒤처리를 밤새 정리해내는 것은

미화원들의 몫이다. 이곳이라고 다를 리 없다.

뉴욕 타임스는 1851년에 창간된 미국의 정론지이다. 타임스 스퀘어에 구 건물을 두고 새로 2007에는 

52층짜리 뉴욕 타임스 빌딩이 8번 애비뉴와 41번 스트리트의 교차점에 건설되어 새로운 명물이 되었다.

 

 

이 신문이 맨해튼 한 자락에 브라이언트 파크를 설립토록 여론을 유도하여서 지금도 겨울이면 그 공원의

스케이트 링크가 뉴요커들의 사랑을 받는다. 브라이언트는 독립초기 미국의 인문적 시야를 넓힌 애국적

시인이다.

그 외에도 지금 이 공원 안에는 헤밍웨이의 문학적 대모인 거투르드 스타인 여사의 동상이 눈을 치우느라

모아두는 눈 더미 속에서 삭풍을 이겨내고 있는데 가까운 곳에는 독일의 유명한 시인 괴테도 추위를 이기며

서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이 공원과 등을 맞대고 있는 큰 건물이 있으니 바로 뉴욕시립 공공도서관이다.

해가 바뀌고 겨울이 아무리 추울지언정 이곳의 열기는 또한 후끈하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b240002.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63pixel, 세로 450pixel 사진 찍은 날짜: 2011년 12월 18일 오후 4:40

 

곧 제야의 불덩어리가 하늘에서 굴러 떨어지고 올드랭자인이 울려 퍼지는 곳 타임스 스퀘어 근방이다. 

저 뒤쪽 성조기 조형물이 있는 공간은 미군 지원병을 받는 사무실이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b240003.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292pixel, 세로 261pixel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b240004.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67pixel, 세로 380pixel

 

헤밍웨이의 문학적 대모인 거트루드 스타인 여사의 동상이다.

전에 눈을 치워 쌓아두는 쓰레기 장 같던 곳이 많이 정화되었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b240005.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250pixel, 세로 131pixel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b240006.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290pixel, 세로 216pixel

카운트다운과 함께 눈가루 같은 꽃가루가 인근 고층 빌딩에서 뿌려진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b240007.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63pixel, 세로 450pixel 사진 찍은 날짜: 2011년 12월 18일 오후 4:55

크기는 우리 서울 시청 앞 광장의 스케이트 장 정도이다.

겨울이 지나면 음악, 댄스 등의 공연장으로 사용되고 관람객도 매우 많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b240008.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45pixel, 세로 812pixel 사진 찍은 날짜: 2011년 12월 19일 오후 8:26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b240009.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63pixel, 세로 450pixel 사진 찍은 날짜: 2011년 12월 18일 오후 6:21

 

 공원 내에 있는 괴테의 입상          브라이언트 파크 앞쪽이 뉴욕 시립 도서관이다.

                                                      끊임없이 작업이 진행되는 건 여느 도서관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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