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가족 3-2 그녀가 없는 나의 아파트는 마치 산소가 다 빠진 우주선, 아니 그런 한가로운 상징이 가당치않은 죽음의 그림자만 드리워진 의미없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뒨느 향수가 묻어나던 모든 문의 손잡이, 컴퓨터의 키 보드 등에서 차츰 그 아련한 향수 냄새가 사라지자 나는 전실의 화장대 위에.. 팩션 FACTION 2011.02.10
기러기 가족 이야기 3-1 처음 현깃증을 느낀 것은 벌써 이태 전이었다. 회장 비서실에서 결재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지진이 일어난듯 싶었다. 아니, 우리나라에도 지진이 가끔 난다더니 이게 그건가---. 벽에 걸어놓은 복사본 그림 에드워드 드가의 "무희"가 "토 슈즈"의 끈을 매다가 비틀거리는듯 하였다. 그리고 .. 팩션 FACTION 2011.02.10
사주 팔자 2-2 두번째로 엮어진 트리오, 삼총사도 사주팔자의 설명으로는 설득력이 있었다. 같은 고향, 같은 나이에 한국 최고의 대학엘 거의 함께 들어가서 고시의 관문을 뚫은 다음, 한때 모두 청와대의 특보와 안기부의 중핵 자리에 앉아서, 나는 새도 떨어뜨린 정도가 아니라, 새들도 모두 아침마다 문안을 들이.. 팩션 FACTION 2011.02.10
사주 팔자 2-1 K의원의 후배 사랑은 정치인의 입장이긴 해도 유별났다. 갖은 명절 때마다 동기와 후배를 엮어서 차례상의 남은 음식을 직접 재조리하여 함께 즐기며 세상 이야기로 밤을 지샌다. 청춘 스타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는 이윽고 실패한 제작자, 사업가, 그러나 마침내는 입법 정치인으로 신생을 누리면서.. 팩션 FACTION 2011.02.10
끝없는 회랑 고향 선배인 K의원이 초청한 점심 약속이 그분의 사정으로 갑자기 무산되자, 의원회관 그분 방에 있는 자원봉사 여자 대학원생이 나에게 좋은 곳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제안하였다. 원래 의사당 부지는 10만평쯤 되는데, 기본 구조물은 본청(돔 건물)과 의원회관과 도서관이 트라이 앵글을 이루고 있단.. 팩션 FACTION 2011.02.10
사대에 올라 "이 행장님, 그 백구두 신으시고 강남 캬바레에 부킹 한번 하시죠" 석호정(石虎亭)의 박 사범이 빙글빙글 웃으며 말했다. 서울에는 열군데의 국궁장이 있는데 석호정은 남산에 있다. "엣기 이 양반아. 우선 아시다시피 난 행장출신이 아니오. 하긴 서울에서도 명동이나 강남에서만 지점장했으니 잘 나.. 팩션 FACTION 2011.02.10
청담동 풍경화 평소 교류가 많치는 않으나 가끔 서울의 밥먹는 명소, 예컨데 충무로의 "부산 복집" 같은데에서 복 사시미 같은걸로 먹물인 나의 관심을 지속시킬줄 아는 친구가 오랬만에 연락을 주었다. "야, 너 듣자하니 컴퓨터 공간인가 하는데에도 글 쓴다더니 내 푸념도 좀 얹어봐라" "컴퓨터 공간이 아니라 사이.. 팩션 FACTION 2011.02.10
이혼 세태 1 딸네가 무슨 계약을 할 일이 있어서 원군이랄까 증인 비슷하게 친정부모 된 죄로 복덕방을 출입하게 되었다. 시대는 과연 우먼 파워의 계절인가. 부동산 회사의 사장도 대리도 모두 여자였고 사무실 안에 남자라고는 달랑 꿔다놓은 보릿자루인 나 하나뿐인데 나의 직책은 그만 운전 기사였다. 나이도 .. 팩션 FACTION 2011.02.10
춘사 나운규 기념관 우리 영화사의 始發에 다소 異論은 있겠으나 春史 羅雲奎를 우선적으로 꼽는데에 인색한 사람은 없으리라---. 그앞에 누가 메가폰을 잡았을 수도 있지만---. 이를 확실하게 고증하자면 춘사의 <아리랑>이나, 다른 초창기 감독들의 필림이 남아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한다. "쯧쯧, 우리 하는 일.. 팩션 FACTION 2011.02.10
겨울 나이아가라 어제는 일 때문에 청평, 좀더 정확하게는 가평군 설악면을 다녀왔다. 명절 직전이라 차들이 남쪽으로 많이 빠진듯, 소양강에 매단 고속화 도로는 평소와 달리 시원하게 뚫려서 막 내리기 시작한 굵은 눈발에도 돌아오는 길을 염려치 않게 하였다. 청평 호반을 거슬러 조금 달리니 나이아.. 팩션 FACTION 2011.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