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통신

내장산 단풍을 보고오다

원평재 2008. 11. 2. 19:48

 

 

 시월의 마지막 날에 <내장산, 내장사>를 다녀왔다.

금년은 날씨 관계로 단풍이 늦고 시원치 않다는 기상청의 예보도 있었지만, 막연한 기억 속의 어느해를

염두에 두고 떠났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역시 내장사는 내장사!

 

 

아기자기한 단풍 터널은 물론이려니와 온갓 공간이 모두 가을의 정취에 가득하였고 가뭄 속에 떨어져

누워있는 두텁고 촘촘한 낙엽도 마음 속으로는 누비이불이 되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약 30종의 단풍나무가 있는데 이 곳 내장산 자락에만 13종의 단풍나무가 있고

특히 아름다운 "당단풍"이 주종을 이루어서 미엽고 미쁜 산세와 더불어 가을 단풍의 내장산 풍광을

이룬다고 한다.

 

 

단풍 중에서도 당단풍은 보통의 단풍잎이 5갈래로 갈라지는 것과는 달리 9-11갈래로 갈라져서

참으로 아기자기한 별 모양으로 가을 바람에 반짝이며 그 색갈 또한 가장 불타는 듯한 주홍빛 광휘를

뽐내는 모양새이다.

 

 

또한 이곳에는 심심치 않게도 하나의 단풍나무에 빨강, 노랑, 파랑, 주황, 분홍, 갈색 등등의 다양한

단풍 잎새가 매달려서 사람의 마음을 동화의 나라로 데려가기도 한다. 

 

  

  

  

  

 

 

 

 

 

 

단풍 터널의 맨 끝에 자리하고 있는 내장사의 넓고 훤칠한 가람과 도량은 말하자면 금상첨화에 다름아니었다---.

 

  

 

 

   

 

 

 

 

 여정의 시작은 "스내식", 아침 식사였다.

기내식, 선상식에 못지 않은 버스식이 스내식이라는 이름을 오래 전에 얻었다고 한다.

단풍에 못지않게 감상을 사로잡은 풍경은 익어가는 감나무들이었다.

어릴때 매달리던 감나무를 언제부터인가 잊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내 추억의 감나무들이 모두

이곳으로 이사를 온 모양이었다.

신지식이라는 분이 쓴 청소년단편 소설, <감이 익을 무렵> 속의 그 감나무와 감들도 모두

이리로 이사를 온 듯하였다.

 

 

 

하지만 화려한 미태의 감나무도 때가 되면 모두 아래와 같이 세월의 부름에 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게 걸어가야할 광활한 공간이 있음을 이 곳에서 만난 단풍나무들은 속삭여 준다.

   

 

  

  

   

 

 

 

 

 

 

 

 

 

 

 

 요즈음은 인공 수정으로 다음 세대를 만드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공 수정을 하면 쌍둥이가 기본이라고 한다.

더불어 쌍둥이 유모차가 불티난다고 한다.

여기 보이는 아기들은 쌍둥이는 아닌듯 싶다.

미래를 내다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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