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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시학 봄호 시 두편

원평재 2020. 4. 15. 11:39









시, 3월에 보내는 2월 찬가

율리우스 카이사르 Julius Caesar의 탄생일에 바쳐진 하루는
7월 July에 합병되고
아우구스투스 Augustus의 승전을 기려서
또 하루는 8월 August에
징용되고만 날짜

입춘을 약속받은 날에는
김치독까지 깨어져 두동강난 아픔 안고도
3월의 이른 새봄맞이 한사코 열어주러
제 몸의 길이는 기어코 잘라낸
고마운 2월의 헌신

꽃봄 잎봄 새순도 다시 봄
봄맞이의 전율 속에서도
2월을 되돌아 봄도 못내 잊지 않으리
3월은 만세날의 격앙으로 시작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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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의 흔적

지중해의 보석 섬도
목에 걸리면 가시
외세가 노리고 뺐다가
지금은 영어가 본디말을 누른 곳

선사시대에도 보석 값을 하였나
작은 위성 도서의 돌밭에 까지
문득 삐죽한 태양거석기문명의 신전들

우리 강화도의 고인돌 
거석 무더기마냥
해풍맞이로 서있다
노역의 땀이 흘러내린 자국으로 
돌버즘도 피어있다

수도 발레타 인근에서 조우하는 한국 청년들
이곳 지배어 영어연수하러 온
염원의 나그네들 
그 뒤쪽으로
석축에 휘갈겨진
그래피티 낙서
'고인돌'로 읽힌다

돌무더기의 이동에 깔린
선사의 고된 인력들이
거기 캡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