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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가면 속의 아리아(계간문예 2021 겨울호)

코로나 시대, 가면 속의 아리아(계간문예 2021 겨울호) 김 유 조 여름 햇살이 강렬해 지면서 산에 오는 사람들의 모습에도 심한 변화의 물결이 격랑처럼 찾아왔다. 햇살이 강하면 나는 왜 세상의 온갖 소리가 일순에 그 빛살 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일순 정적이 오는 것으로 느낄까---. "에이 그건 나이 탓이지요---." 의사가 이런 진단을 내린다면 내가 보기에 그는 돌팔이거나 삼류일 것이고 빛과 음향의 파동 원리를 들이대며 그 현상을 이치로 분석하는 과학자가 있다면, 아무리 그가 유명할 지라도 한 차원 높여 스웨덴 한림원에서 연설할 기회는 없으리라. 그들에게는 현실계만 있고 상상력이 결핍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현실의 세계를 흡입하는 상상계가 한 단계 높이 엄존하지 않는가. 여러해 전, 이집트 ‘왕가의 ..

팩션 FACTION 2022.01.19

코로나 시대, 가면 속의 아리아(계간문예 2021 겨울호)

코로나 시대, 가면 속의 아리아(계간문예 2021 겨울호) 김 유 조 여름 햇살이 강렬해 지면서 산에 오는 사람들의 모습에도 심한 변화의 물결이 격랑처럼 찾아왔다. 햇살이 강하면 나는 왜 세상의 온갖 소리가 일순에 그 빛살 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일순 정적이 오는 것으로 느낄까---. "에이 그건 나이 탓이지요---." 의사가 이런 진단을 내린다면 내가 보기에 그는 돌팔이거나 삼류일 것이고 빛과 음향의 파동 원리를 들이대며 그 현상을 이치로 분석하는 과학자가 있다면, 아무리 그가 유명할 지라도 한 차원 높여 스웨덴 한림원에서 연설할 기회는 없으리라. 그들에게는 현실계만 있고 상상력이 결핍되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현실의 세계를 흡입하는 상상계가 한 단계 높이 엄존하지 않는가. 여러해 전, 이집트 ‘왕가의 ..

팩션 FACTION 2022.01.19

한 불온한 여행자의 궤적 – 김유조의 문학세계

한 불온한 여행자의 궤적 – 김유조의 문학세계 한혜경 프롤로그 –호모 비아토르의 삶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이 인류를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여행하는 인간)로 정의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몸에는 끝없이 이동하는 본능이 새겨져 있다. 김유조는 그 본능이 유독 강한 이이다. 그는 시집 [[여행자의 잠언]] 서두에서 우리 삶이란 ‘여행자의 궤적’이라고 단언하는데, 여기에서 여행이란 몸의 이동만이 아니라 의식의 움직임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육체의 이동이면서 정신의 이동이기도 한 여행은 문학을 탄생시키는 산파의 역할을 한다. 몸이 이동하는 장소마다 겪고 깨닫는 것들을, 몸이 이동하지 않는 경우에는 의식의 변화를 글로 남기기 때문이다. 그것은 소설로, 수필로, 때로 시로 표출된다. 수상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