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 중서부, 플로리다의 여정

그린 크리스마스를 LA에서

원평재 2009. 12. 25. 12:45

동부로 가는 길에 잠시 LA에 머물었다.

개인적으로 일이 좀 있었는데 마침 동기생이 그 전부터 초청을 하고 있어서

하루 이틀 머물며 회포를 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친구는 내가

도착하는 다음날 아침에 프랑스로 연말 휴가를 떠날 스케줄이었다.

잘못은 일 처리 날짜를 잘못 고른 내게 있어서 아쉬움만 남기려고 했는데,

친구는 LA 공항으로 부인을 내보내주었다.

(라기 보다 전부터 우리를 잘 알고 계시는 부인께서 호의를 베풀어서 직접

공항 픽업에 나오셨다).

 

내가 해야할 일은 LA 중심가 윌셔에 있었는데 이 역시 부인께서 지리를 잘

알고 계셔서 이틀에 걸칠 일이 하루나절에 다 해결이 되었다.

내일 유럽으로 떠날 분들이라 그냥 작별을 하려는데, 내 친구는 이미 사흘

동안 내가 머물 호텔을 다 잡아놓고 모든 조치도 다 마쳐놓았다는게 아닌가.

뿐만아리라 친구는 낮에 자기 비즈니스를 마치고 늦은 저녁 시간이나마 

자기와 술 한잔을 하지않으면 안된다는 엄명을 전화로 내렸다.

 

전에는 그의 집에서 여러날을 머물며 흉금을 털어놓은 적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프랑스 파리로 연말 여행을 떠나게 되어서 서로가 아쉬움이 많았다.

저녁 늦게야 일을 마친 그가 라마다 호텔로 달려와서, 새로 생긴 유명한 고기집으로

 갔으나 줄을 서서 3-40분을 기다려야한다는 바람에 조금 떨어진 일식집으로 가서

좌정을 하였다.

물좋은 횟감에 고창 복분자 두병을 비우다 보니 그동안의 회포는 어느정도 풀렸다.

 

 

 

친구는 2007년에 한국과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약방집 예배당"이라는 신앙 소설이자

휴먼 드라머의 주인공이었다.

그가 구술하고 자료를 수집하여 뒷받침한 내용은 재미 소설가 박경숙 씨가 서사구조로 정리하여

4대에 걸친 이야기로 빛을 보았는데, 홍성사에서 출판된 이 소설은 백범 기념관에서 출판 기념회를

개최할 때에도 교계는 물론이고 언론의 관심도 크게 받은 바 있었다.

그런데 그는 그 정도로 만족하지 않고 쵝근 영문판을 발간하여 막 세상에 내놓은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지금 중국어 판도 번역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내년 말쯤 한국에서 3개국어로 된 출판 기념회가 열릴때 쯤이면 우리나라 근대 문학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장거로 기록될듯 싶다는 것이 내 예상이다.

 

미국 문학사의 초창기는 워싱턴 어빙 같은 사람이 야담과 실화처럼 쓴 내용 뿐만 아니라

유명 신앙인들의 설교와 간증이 그 넓은 문학 평원을 메꾸고 있으며

미국 독립선언문도 우리의 기미 독립선언문처럼 문학의 반열에 첫 발자국들을 찍고 있지

않은가---.

특별히 영어판은 우리문학의 지평을 크게 넓히는 계보의 원조 반열에 들 수 있을것이고,

중국어판은 동북 지방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기독교 선교 활동에도 크게 기여할 재목이

아닌가 싶기도 하였다.

나는 얼마전 연변 과기대의 대외 부총장이자 평양과기대의 건설 위원장인 이승률 박사가

프레스 센터 18층에서 개최한 출판 기념회 겸 학술 세미나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요즈음 미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재미 교포들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고 한다.

우리가 다닌 식당가도 특별한 몇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불황의 늪에 빠져있음이 눈에

띄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의 저력이 힘을 발휘할 때가 돌아오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확신처럼

흘러나왔다.

 

우리의 대화는 끝이 없었다.

나는 그가 베푼 호의로 3박 4일을 LA에 머물게 되었는데 둘째날은 디즈니 랜드로 셔틀버스를

타고 가서 하릴없이 거닐며 사진을 찍었다.

 

크리스마스 전야였지만 이 곳은 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와는 거리가 원래 멀었고

또 경기도 불황이라서 신나는 축제는 아니었고 조용한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말하자면 "그린 크리스마스"랄까,

천지간의 색갈도 그린이라서 그린 크리스마스라는 말이 어울렸고 무어니 무어니해도

국가의 구성원들에게 그래도 가장 많은 꿈을 꾸게해준 이 나라가 최근에 보여준 쇠락의 기미와

호전국의 이미지를 빨리 벗어버리고 진정한 "그린 이미지"를 회복했으면 하는 감상을 가져본다.

 

재작년인가 미국의 크리스마스 인사말이 메리 크리스마스에서 해피 홀리데이로 바뀌고 있음을

내 블로그에서 논한 바 있었지만 종교인으로의 또다른 주장도 있겠지만 다수의 의견 뿐 아니라

소수의 의견까지 수렴, 반영하는 이 나라의 저력이 국력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라마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디즈니랜드를 방문하였다.

계절이 오묘하여서 벌거벗다시피 한 모양에서 오바까지 뒤집어 쓴

관광객들이 다 모였다.

재미있는 사진은 나중에 정리하여 올릴 수 밖에 없나보다.

 

 

 

 

 

 

 

 

 

 

 

 

 

 

 

 

 

 

해는 져서 어두운데 셔틀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쓸쓸하다.

 

 

 

<'약방집 예배당' / 박경숙 저 / 홍성사 간 / 12,000원>


            배씨 일가 2백년·7대 이야기 '약방집 예배당' 화제 
            '선조들 나라사랑·신의 은총 가슴에 담아둘 수만 없었죠' 
             OC올드타이머 배기호씨 30년 노력, 세번째 만난 작가 박경숙씨 소설화

 

 

   한 이민자의 가족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신의 은총에 대한 넘치는 감사가 한권의 책으로 피어났다.


   '약방집 예배당'


   한국의 권위있는 출판사 '홍성사'에서 펴낸 이 책은 한국 교회의 개척과 독립운동으로 순국한

배기호씨(OC 한미시민권자협회 전회장) 일가의 이야기를 소설가 박경숙씨가 소설화한 작품.

한국 서점가에서는 출판후 곧 신앙소설 분야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기록된 화제의 책이다.

 

 

   이 소설은 1801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20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배씨 성의 한 가정에서

일어난 흥망성쇠와 기적처럼 찾아온 신앙과 체험 독립운동에 생명을 바친 선조들의 민족혼과

가족애를 넘어선 숭고한 인간애에 얽힌 이야기다.


   이런 선 굵은 가족사를 박경숙씨가 수려한 문체로 문장마다 감동을 담아 채색했다.

특히 이 책에는 스토리를 제공하고 작품으로 완성하기까지 7년여라는 긴 기간을 인내하며 노력한

배기호씨의 집념이 담겨있어 감동을 더해준다.


   이 책의 내용은 신유박해를 피해 가족과 도피하는 조선시대 충주 관찰사 배수우의 험난하고

질곡 많았던 삶의 풍파로 시작된다.

그후 역병에 걸린 환자를 치료하다 목숨을 잃은 배광국 한국교회 초기 신앙의 박해를 헤치고

합성학교와 지금의 김해교회를 세운 배성두 그리고 일제에 저항하며 3.1 운동의 주동자로 투쟁하다

투옥돼 목숨을 잃은 배동석에 이르기까지 7대에 이르는 배씨일가의 일대기가 실명으로 소개된다.


   선조들이 일궈온 휴먼 스토리를 후세를 위한 책으로 엮기 위해 3명씩 작가를 교체해가며 결국

 '글발좋은' 박경숙씨를 택해 소설로 펴내게 된 배기호씨는 "책이 나온 후 가슴이 벅찼다"고 소설에

대해 만족해했다.


   배기호씨는 1971년 이민 약국을 경영하며 한미시민권자협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오렌지 카운티

한인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인사. 김해교회를 세운 배성두씨의 아들로 기미만세운동에

앞장섰다 투옥된 독립유공자 배동석씨의 손자다.


    ◀소설가 박경숙(왼쪽)씨와 배기호씨가 작품으로 탄생돼 나온 소설집과 소재 제공을 위해 주었던

노트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소설가 박경숙씨는 이 이야기를 소설로 완성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평소 관심을 가져온 '이민 문학에 대한 긍정적 가능성' 때문이다.


   그동안 소설집'안개의 칼날'. 장편 '구부러진 길'등의 작품집을 내놓은 박씨는 현재 세계한민족

작가연합 이사로 활동중이다.


   "미국에 오면서 부친(배유위)으로부터 물려받은 가족사적 자료를 책으로 내려했으니 30여년만의

결실인 셈"이라는 배씨는 "이책이 하나님을 바로 알고 바로 만나는 작은 도구로 쓰였으면 한다"고

기대한다.


   출판기념회는 5월19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 예정이며 이곳에서는 9월경 마련할 계획이다.

 ▷문의 (714)995-4161 (818)842-8564 (2007. 4. 19. 미주 중앙일보 /  유이나 기자)

 

 

   출판사 편집 후기


   언젠가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의 산문에서 소설 《동의보감》에 대한 언급을 읽은 적이 있다.

사람살이의 이치, 스승과 제자 사이의 도(道), 사람을 하늘같이 대하는 의원의 자세, 생동하는 작가의

입담 등을 언급하며, 그 근간에 보기 드문 의미 있는 소설이라 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약방집 예배당》과 함께하는 내내, 소설 《동의보감》과 그 책에 대한 권정생 선생의 평가가

머릿속에 맴돈 것은 왜일까?


   구체적인 의학 상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약방집 예배당》 역시 《동의보감》

못지않은 평가를 내리기에 충분하다.

세속적 욕망 너머의 신념, 죽음을 통해 주인공이 진리를 깨달아 가는 점, 스승과 제자가

부자(父子)와 다를 바 없음을 보여 주는 인간애, 조물주가 주신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의원의

자세, 구수한 사투리 구사와 생생한 입말 등이 그러하다.


   비단 문학적 형식과 내용의 성취뿐 아니라, 이 책은 한 장을 넘기기가 무섭게 다음 장을

궁금하게 만드는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약방집 예배당》의 소설적 재미는 실제 참된 삶을 산 배씨집안 사람들의 고통이 토해낸

역설적 재미이며, 역동적 삶의 증거인 셈이다.

흥미에 빠져 읽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레 하나님이 얼마나 촘촘히 우리 삶의 매순간을

 미리 계획하고 계신지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약방집 예배당》은 배씨일가의 후손 배기호 씨와 저자 박경숙 씨 모두 신앙소설로

기획한 것이 아니었다.

다만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삶의 소중한 사람들을 잃는 아픔을 경험했고, 그러한 자신의

고통과 배씨일가의 이야기들이 하나의 끈으로 이어지게 되면서 자연히 신앙소설로 완성하게

되었다.


   이 책의 해설자인 문학 평론가 김종회 교수님은 처음 이 원고를 본 후 본인이 먼저 해설을

자청했고 쓰고 고치기를 반복하며 1년여에 걸쳐 해설 원고를 완성했다.

‘신앙소설’의 개념이 아직 널리 퍼지지 않은 한국에서 출간에 적합한 출판사가 홍성사라

생각하여 배기호 선생님을 홍성사에 연결시켜 준 것도 그였다.


   삶은 고통이며 하나님의 돌보심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하나님을 향한 외침이 그저

메아리로 되돌아온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자연스럽게 우리 삶에 동행하는 하나님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싶다.

그리고 하나님 안에서 각자 자신의 삶에 닥친 고통과 외로움이 어떤 의미로 주어진 것인지

묵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