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단상

아, 벅찬 남산의 설경

원평재 2010. 3. 14. 05:56

 

3월의 춘설은 하늘이 내려준 벅찬 선물이었다.

동해안 쪽에는 닷새 이상을 눈으로 갇혀있다는데

서울은 하루밤새 퍼부운 눈으로 만고의 설경을 맛볼 수 있었다.

눈은 밤이나 새벽에 내려주어야 순정한 적설로 우리에게 남는게 있다.

낮에는 아무리 퍼부어도 얼른 사라지고 더러운 찌꺼기만 남을 따름이다.

 

카메라멘들 사이에도 이번에는 대박이 터졌다는 은어와 탄성이 터져나왔다.

 

눈이 아침 일찍 그치자 조금 머뭇거리다가 남산으로 달려갔다.

도심에 있는 남산(목멱산)이지만 때묻지 않고 그냥 기다렸다는 듯, 

속살을 다 보여주었다.

회현동 쪽 아랫 마을 보다도 2도나 기온이 낮다더니

청량한 산 기운 속에서 형상은 아직 하나도 무너지지 않은듯 싶었다.

 

카메라를 목멱의 속살에 들이대기는 진정 민망하고 송구하였다. 

  

 

삼일로 창고 극장 쪽에서 이날의 발걸음은 시작하였다.  

뒷쪽으로는 가톨릭 명동 성당이 보인다.

"가톨릭"은 공번하다는 뜻이며 "카토릭"이라는 표기는 원칙에 맞지않으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도 현실이다.

 

  

 

 영락 교회의 아름다운 모습도 보인다.

삼일로 고가도로가 철거되어 진면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퇴계로 대로 위에, 내다버려진 옛 창호 창문이 서로 의지하고 서있다.

 

 

  

 

 

윤항기 목사가 시무하는 곳이다.

윤복희 가수의 오빠 말이다.

이 동네가 "예장동"이 아니던가.

옛말 하나도 그르지않아서

<문학의 집>과 <창작 글방>이 이곳에 들어선 이유를 알만하다.

 

   

  

 

  

 

문학의 집 근처에서 조금 머뭇거리다가 마냥 산정으로 향하였다. 

   

  

   바위를 뚫고 나무가 뿌리를 스스로 내렸다.

그저 큰 분재 같기만 하다.

 

  아무도 아직 앉지 않은 산길 벤치가 눈길을 끈다.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  
    난 나그네 몸으로 두 길을 다 가볼 수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그곳에 서서  
    한쪽 길이 덤불 속으로 감돌아간 끝까지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른 쪽 길을 택하였지.  

    먼저 길에 못지 않게 아름답고
    어쩌면 더 나은 듯도 싶었다.
    사람들이 밟은 흔적은 비숫했지만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의 발길을 기다리는 듯해서였다.

    그날 아침 두 길은 모두 아직
    발자국에 더렵혀지지 않은 낙엽에 덮여 있었다.  
    먼저 길은 다른 날로 미루리라 생각했다.
    길은 길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다시 돌아오기 어려우리라 알고 있었지만.

    먼먼 훗날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 쉬며 이야기를 할 것이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어
    나는 사람이 덜 다닌 길을 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내 인생을 이처럼 바꿔 놓았다" 라고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      Robert Frost

 

 

 

 

위쪽의 견고한 벙커 구조물이 무엇인지는 알아보지 못하였다.

 

  

  

 

 

  

 

 

  

    

 

 

 

수녀님의 모습이 이채로웠다.

   

   

 

  

     

  

  

   

 

나무들이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내 감상처럼~~~.

 

    

  

  

 

   

  

  

  

 

 

 

 

산 아래로 눈을 잔뜩 이고있는 남산골 한옥마을이 보인다.

내려갈 때는 저곳을 거치리라, 작정을 한다.

 

 

 뒤켠의 철골 건설 현장이 걱정스럽다.

 

  

 <계속>

 

스코틀란드 환상곡

 

Composed by Max Bruch
Performed by Royal Philharmonic Orchestra
with Kyung-Wha Chung
Conducted by Rudolf Kempe 




흐르는 곡 - 3악장 : Andante sostenuto


x-text/html; charset=iso-8859-1" width=300 src=http://jnjmuse.cnei.or.kr/music_5/Bruch-Scottish%20Fantasia%203rd.mp3 wmode="transparent" invokeurls="false" autostart="true" x-x-allowscriptaccess="never" enablecontextmenu="0" loop="1" volume="0" showstatusbar="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