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Sex, &

토마스 하디(Thomas Hardy)의 작품 『귀향(The Return of the Native)』

원평재 2011. 2. 9. 06:22

토마스 하디(Thomas Hardy)의 작품 『귀향(The Return of the Native)』에도 이와 유사한 주제의 비극이 등장한다.
유스테이셔 바이는 부모를 일찍 여읜 고아와 같은 상태에서,
지금은 은퇴한 선장 출신의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한다.

그녀는 짙은 머릿결에 늘씬한 팔다리와 정열에 불타는 심성의 소유자로서
뜨거운 사랑을 꿈꾸며 살아가는데 와일디브와의 밀애는
이러한 꿈을 향한 중간 단계일 뿐이다.
이 두 남녀가 공유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황량한 이그돈 히드를 빠져나가서
도회지의 화려함을 움켜쥐고자 하는 소망이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오면서 이 마을에 새로운 소문이 떠돈다.
요브라이트 부인의 아들인, 클림 요브라이트라는 청년이
빠리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중 잠시 고향을 방문한다는 내용이다.
이 소식에 가장 가슴이 설레인 것은 유스테이셔였다.
화려한 미래와 빠리에서의 생활을 담보할 대상이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백방의 노력으로 그의 관심과 사랑까지 끌어내는 데에 성공한다.

그런데 지적이면서도 인간적인 클림은 사실상 빠리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땅에서 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을 모색코자 "귀향"을 한 것이었다.
그러나 교육사업의 준비를 위한 과로와 과도한 독서는
그의 시력을 망치게 하여 더 이상 책을 읽을 수 없는 상태가 되고
경제적으로도 홀로 서기를 해야하는 여건 속에서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급격하게 냉각된다.

우연히, 혹은 필연의 과정으로 유스테이셔와 와일디브는
다시 재회와 밀회를 하다가
마침내 어느 겨울날 밤에 도시로 함께 도망할 것을 획책한다.
그녀는 마음의 동요를 몇 차례 느끼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최후에는 거의 운명적으로 도망의 길에 오르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그녀가 먼저 저수지의 여울 속으로 떨어지고
이어서 와일디브와 클림이 빠지지만 클림만 구조된다.

이 작품 역시 보바리즘에 빠져있는 유스테이셔와 와일디브를
단죄하는 일반적 평결에 쉽게 합류할 수도 있겠으나
이그돈 히드에서의 생활에 도저히 적응할 수 없는 두 남녀의
성격적 숙명성과 이를 뛰어넘으려는 절박한 시도,
이와는 무관하게 이들과 운명적 만남을 겪게되는 지적 휴머니스트,
클림 요브라이트의 삶은 토마스 하디의 비극적 비전과 함께
깊은 명상의 과제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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