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단상

석양 무렵

원평재 2011. 12. 4. 16:37

 

사진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빛의 예술, 사진 촬영에 알맞은 시간은

여명에서 시작하여 늦어도 오전 10시 까지

오후로는 해넘어가지 직전의 한두시간이라고 한다.

나처럼 기록사진이나 찍으러 다니는 사람에게는 변명의 기회이자

위로의 말로도 들린다.

좋은 작품을 낼 마음은 애초부터 없었지만 하여간 신통치 못한 그림이 나오는 이유가

주로 한낮에 사진을 찍기 때문이라는 핑계가 생겼기 때문이다.

 

어쨌든 조금 나은 사진을 구하려면

새벽 길에 나서기는 내 습성상 힘든듯 싶고

저녁나절이나 노려야 될듯하다.

 

어느날 그런 시간대에 찍사의 길에 나가보았다.

휴대용 똑딱이에 큰 기대는 없었지만 정오 때보다는 뷰 파인더에 뜬 그림들이

좀 나아보였고

황혼의 피사체들이 내 나이의 환유인양 조심스레 본색을 드러내었다.

 

 

 

 

 

긴 그림자가 나의 모습인가 보다.

 

 

목없는 사람의 머리가 오른쪽 선반에 놓여있다?

나중에 사진을 뽑고나서야 이걸 알았다.

 

 

 

 

폐점정리... 오싹하다.

 

꿈꾸는 얼굴들은 화사하다.

 

빨간 우체통에는 무슨 편지가 들어있을까~~~.

 

가오리 연이 슬그머니 하늘에 걸렸다.

부대찌게 집 PR이었다.

한식 대문이 석양을 받고 있다.

 

높은 산은 오래 석양을 지닌다.

삼각산에 석양이 드리웠다.

숨쉬는 사람은 왼쪽 하나

 

좀비도 석양을 느낄까---?

 

창호지 안방은 무슨 색갈일까

 

이 해 전체로도 석양의 계절이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이미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뜨거웠던 여름이 그립다

 

 

 

 

여름은 가고없다.

 

연말이 되면 출판 기념회도 촘촘히 열려서 무언가 정리의 때가 되었음을 실감케한다---.

자녀들의 정성이 묻어나는 모임은 부럽다.

잊었던 "사랑"의 주제를 모은 시집이 눈길을 끈다.

 

 

가상 유언장을 청탁 받고도 잊고 있다가 독촉을 받고서야 운문으로 창황하게 써보냈다.

신기남 의원의 유언장도 함께 보였다.

이만한 나이가 되었으니....

 

 

 

 

 

 

어떤 모임에 나가서 문학의 밤, 송년회에 많이 참석해 달라고 호소? 하고 있다.

그 송년회는 잘 끝났다.

송년회 참석을 호소하는 일이 좀 우습구나 싶었다.

모임에는 어쨌든 사람이 북적거려야 한다.

모두들 겪는 일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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