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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시학 초대시 두편

시 '액자에 든 부채' ​ 벽에 걸린 무지개의 일탈 접부채 활짝 펼친 서슬에도 네모 공간에는 고요만 일렁이고 매난국죽 맹호출림도 펼부채 표정에서 고즈넉할 뿐 ​ 꼭 부쳐야만 바람이 일랴 선비같은 묵언의 내 합죽선 부채살 손사래만 쳐도 더위는 저만치에서 멈칫한다 시 승강장 앞에서 ​ 문득 놀란 시늉을 한다 내 시가 씌어진 지하철 투명 문 앞 우연은 아니고 귀 띔 받아 몇 차례 보러왔다 ​ 시집을 낼 때 보다 더 떨리는 가슴 시란 밀실에서 형성되어 광장을 지향한다더니 ​ 매일 드나든 승강장 문이 투명한 줄도 처음 느꼈다 모쪼록 하루하루가 투명한 깨달음이기를

착각의 시학 단편, 시월의 마지막 날에

시월의 마지막 날에(착각의 시학 21 가을호) 김 유 조 할로윈이 늦가을과 함께 다시 찾아왔다. 한국에서는 할로윈 데이라고도 하지만 저녁행사이기에 그냥 할로윈이 맞다고 할 것이다. 크리스마스처럼 할로우마스라는 말도 영어에는 있다. 아무튼 이 날이 닥아 올 때쯤이면 나는 가슴아리(앓이?)를 한다. 외국인으로서의 내 한글 실력에 먼저 양해를 구하고 싶다. 강남역 윗 쪽의 역삼동, 그러니까 예전 ‘국립도서관 역삼 분원’이 있던 근처에 우리 영어 회화 학원, ‘아메리칸 가든’이 있다. 원래는 ‘아메리칸 킨더가튼(American Kindergarten)’으로 이름을 붙였으나 ‘킨더가튼’이 유치원이라는 뜻이기에 그러면 혹시 교육부의 관리를 받아야할지도 모른다는 구청 사회 교육 담당의 지적이 있어서 단순히 구청 상대..

단편 소설 2022.01.06

여행문화 겨울호 시, 부용대 전망의 하회 마을

시, 부용대 전망의 하회 마을 "아득 유림의 이 마을에 발 들여 놓은 기억의 소실점들은 하나같이 평면인데 오늘은 깨우치는 말 있어 물도리 강 너머 높이 부용대에 올라 보니 낯 선 동네가 입체로 확장하여 내 기억 공간을 뜯어낸다 생각이나 하였으랴 생애의 끝 부분에서 나마 겨우 풀려난 하회 마을의 내 평면 발자취 그 확장의 거취를 자축하며 부용대 입구 신식 점방에서 아이스크림으로 하산의 숨을 고르는데 주역에서 따온 건 아니려나 한글로 쓴 '화천 서원' 고택 민박 표지가 이제 눈을 막 뜬 나그네를 반긴다"

카테고리 없음 2022.01.05

계간수필 ' 12월을 데워주는 뜨거운 사랑'

12월을 데워주는 뜨거운 사랑 (퇴고 본) 김 유 조 한해가 저문다. 12월은 겨울의 첫 번째 달이자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은 동지를 품고 있는 달이기도 하다. 입동과 소설이 11월에 있었지만 대설과 동장군의 위용은 이달에 펼쳐진다. 산타클로스의 즐거운 딸랑 방울 소리도 이 달에 있지만 제야의 둔탁한 타종도 이달의 끝에 있다. 물론 한 해를 반추하는 무거운 종소리도 끝내 새해의 기쁨과 연결되지만 지난해에 대한 엄숙하고 엄격한 반성의 종소리임에는 틀림이 없다. 신학자들이 생각하는 크리스마스와는 별도로 문화인류학자들이 밝히는 의미는 세속적이다. 원래는 유럽이 기독교화 하기 이전의 이교도들이 겨울을 겁내고 이에 대항하는 축제를 지켜오다가 마침내 기독교 문화 속에서 합일하고 승화 되었다는 것이다. 동지의 달인..

카테고리 없음 2021.12.10

김태길 문학상 수상

금년도 2021년 8월에 발간한 수필집 '열두달 풍경'으로 제8회 '김태길 수필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김태길 수필 문학상은 과 에서 제정하여 연1회 연말에 시상하는 고명한 수필문학상입니다. 기쁨을 함께합니다. 김태길 교수님은 잘 아시다시피 근현대 한국 사상사와 윤리학의 태두이시며 유려하고도 정곡을 찌르는 수필문학가로도 우리 문단을 이끄셨던 분입니다. 시상식은 12월 17일 오후 4시,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있습니다만 코로나 상황으로 가족 이외에 하객을 초청하지 못함을 아쉬워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12.09

한국 최초의 창작 희곡집 <황야(荒野)에서>

외우 김동소 박사(효성 가톨릭대학 명예교수)의 부친 김영보님께서는 영남일보을 창간하시고 편집국장으로는 잘 알려져있지만 정작 문필활동과 특히 한국최초의 창작 희곡집을 낸 문학사적인 인물로는 잘 알려져있지 않은 바가 있습니다. 마침 손부 되는 분이 소상하게 쓴 글이 있어서 여기 소개합니다. 아울러 김영보 회곡작가님을 문학사적으로 기리는 바입니다. 한국 최초의 창작 희곡집 제가 시집 왔을 때에는 이미 시아버님이 돌아가신 지 10년이 지난 때여서, 저에게는 시아버님에 대한 추억이 있을 리 없습니다. 그러나 저의 머릿속에는 시아버님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고, 이런 이야기들은 그대로 제 시아버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제 머릿속에 있는 시아버님에 관한 이야기는 대부분 남편이나 시누이들을 통해서 온..

폰 소설 '시월의 마지막 날에'

시월의 마지막 날에(착각의 시학 21 가을호) 김 유 조 할로윈이 늦가을과 함께 다시 찾아왔다. 한국에서는 할로윈 데이라고도 하지만 저녁행사이기에 그냥 할로윈이 맞다고 할 것이다. 크리스마스처럼 할로우마스라는 말도 영어에는 있다. 아무튼 이 날이 닥아 올 때쯤이면 나는 가슴아리(앓이?)를 한다. 외국인으로서의 내 한글 실력에 먼저 양해를 구하고 싶다. 강남역 윗 쪽의 역삼동, 그러니까 예전 ‘국립도서관 역삼 분원’이 있던 근처에 우리 영어 회화 학원, ‘아메리칸 가든’이 있다. 원래는 ‘아메리칸 킨더가튼(American Kindergarten)’으로 이름을 붙였으나 ‘킨더가튼’이 유치원이라는 뜻이기에 그러면 혹시 교육부의 관리를 받아야할지도 모른다는 구청 사회 교육 담당의 지적이 있어서 단순히 구청 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