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동기가 있어서 공연과 연주에 자주 초대를 받아서 간다.
이번에는 양평 어드메쯤에서 배꽃 축제가 있으니 가자고 권유를 받았다.
승용차까지 갖고와서 채근하니 미안함과 큰 기대를 안고 봄나들이에 나섰다.
출발이 조금 늦어서 급한 마음에 우선 양평 군청을 향하여 발진하였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주말 휴일이 되어서인지 확실한 정보가 없다.
날짜가 지난 다른 곳의 산수유 축제만 알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양평군 지평면 옥현리를 알아내고 네비게이션의 도움으로
용문 가까이의 그 동네를 찾아냈다.
그 과정을 옮겨보아도 이야기가 많다.
옥현리를 옥천리로 잘못 입력하고 네비는 그런 틀린 정보에 제대로 응답을
하지 않았던 경과는 이날 벌어진 에피소드의 작은 예에 불과하다.
그러나 작은 마을이 온통 합심하여 별로 보여줄 꺼리도 없는 시골행사에
원근 관계없이 많은 상춘객들을 끌어모은 정성과 노력에는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더불어서 기상관측 이래 가장 변덕스럽다는 올해의 봄맞이를 게으르게 방 구석에서
하지 않고 잊혀져가는 시골의 정취 속에서 즐겼다는 것도 큰 소득이었다.
문득 동네마다 하는 일본의 "마쓰리" 행사 생각이났다.
"마쓰리"는 "마실놀이"라는 우리 말의 변형이다.
"스모"가 "씨름"에서 "시르무"를 거쳐 변형하였듯이.
(내 생각).
처음에는 장소를 파악하지 못하여 주말의 양평 군청을 찾아들었다.
배꽃 마을 축제라고 하여서 저 산아래 보이는 하얀 꽃나무들이 배꽃인줄 알았다.
가까이 가서보니 산벚꽃나무들이었고
배꽃은 날씨 탓에 개화의 전조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어찌 동네 사람들 책임이랴,
날씨 탓에 헛탕을 친 셈이었지만
이런 아름다운 시골 동네를 찾아든 것만도 큰 소득이 아니고 무엇이랴.
여기 보이는 배나무의 배꽃은 상기 움도 트지 않은 상태였다.
상춘객들 보다 동네 사람들의 시름이 더 컸다.
예전에 시골 운동장에서 운동시합하던 날의 풍경이 문득 상기되었다.
시골 마을 체험관이라고 하는데 크게 체험할 일들은 아직 엿보이지 않았다.
아직은 배꽃 보다 산수유의 계절이었다.
세상에!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배꽃이 움도 트지않았다는 윗 말은 과장법이었고 이제 움을 트고 개화를 엿보는 상태였다.
경운기 마차가 동네 투어를 준비하고 있었다.
흔히 쓰는 축제라는 말은 일본 식이고 원래 우리는 축전(祝典)이라는 표현을 썼다.
동심은 마냥 즐겁고 새롭다.
이들도 언젠가 이날을 그리워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