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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나성에서

원평재 2010. 5. 15. 06:16

 라구나 비치에서~~~.

 라구나 우즈와 라구나 비치는 인접하였으나 비치 쪽이 훨씬 럭셔리하였다.

 

피츠버그로 떠나기 전, LA에서의 하루 반나절은 빈둥거리며 노는 날이었다.

인터넷 시대가 좋긴 좋다.

못다하고 온 서울에서의 일을 친구의 오피스에서 반나절에 마치고

나머지 시간은 친구의 호의로 드라이브와

와인이 곁드린 만찬의 시간으로 보낼 수가 있었다.

 

오래전에는 자매학교인 "페퍼다인 대학" 쪽의 해안가, 그러니까 "말리부"라던지

이름이 "린다"던가 무슨 무기상을 하는 여자에게 바친

우리나라 국방장관의 연서 속에 등장했던 "산타모니카" 해변 등을 여러차례 달려보았으나

이번에는 "라구나 비취", "뉴 포트 비취" 쪽이었다.

"라구나 비취"쪽 부자동네는 이제 은퇴한 내 동료 교수가 아르바이트로 풀을 깎느라

청춘을 바친 데라고 노래하듯 말하던 곳이어서 감회가 달랐다.

어느해던가, 지진 소식도 들려왔었지---.

 

  

   

 이제는 라구나 비치에서 뉴 포트 쪽으로 달려갔다.

  

 

  

 저녁에는 그쪽 어디메서 랍스터와 안심 스테이크가 모두 좋다는 집으로 들어갔다.

와인 리스트에서는 서울에서 친구의 소개로 즐겼던 옐로우 테일을 골랐다.

보통 수준으로 괜찮은 맛이었다.

  

  

 

  

 

 

 

 

 

가업과 유관한 즐거운 이야기들이 있지만 친구가 시시콜콜한 내용은 만류하였다.

 

 

 

 

5월!

애너하임 인근의 동네를 돌아보았다.

   

  

 

 

  

 

멀리 도시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로즈 힐 가든이 있었다.

 

 

 

떠나기 하루 전날의 피날레 행사로는 친구네의 가족 묘원을 찾았다.

광활한 규모의 공원 묘원의 전망 좋은 한 곳에 친구의 부모님은 영면해 계셨고

그 아래로 여분의 공간이 다시 여럿 있었다.

친구가 누울 자리 가까이에는 히스패닉계 이름의 어떤 사람이 이미 누워있었다.

"누군지 몰라도 천국에서 인사할 가까운 사람이지, 하하하"

친구가 유쾌하게 웃으며 말을 이엇다.

 

"자식들 결혼식 때에 저 건너편으로 또 넓은 묘지를 선물했지.

며느리가 '아버니임~'하고 놀란 얼굴들을 했지만 이제 자기들도 아이들 낳고 살다보니

내 깊은 마음이 이해 되는 모양이더라구.

삶이란 죽음을 생각할 때 그 의미가 더 생생해 지는 것이겠지.

그보다도 내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내가 얼마나 당황했었던지---.

현실적으로도 여기 묘지 값이 그 사이에 많이 올랐고. 하하하."

다시 친구가 도가 튼 모습으로 유쾌하게 웃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무릇) 죽음을 생각하라 (살아생전에)!

 

  

이곳은 모두 평토장이어서 공원 풍경이 따로 없었다. 

 

 

메멘토 모리

 

 

                           이어령

 

목숨은 태어날 때부터

죽음의 기저귀를 차고 나온다.

 

아무리 부드러운 포대기로 감싸도

수의(壽衣)의 까칠한 촉감은 감출 수가 없어.

잠투정을 하는 아이의 이유를 아는가.

 

한밤에 눈을 뜨면

어머니 숨소리를 엿듣던

긴 겨울밤

어머니 손 움켜잡던

내 작은 다섯 손가락.

 

애들은 미꾸라지 잡으러 냇가로 가고

애들은 새둥지 따러 산으로 가고

나 혼자 굴렁쇠를 굴리던 보리밭 길

 

여섯 살배기 아이의 뺨에 무슨 연유로

눈물이 흘렀는가.

너무 대낮이 눈부셨는가.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다.

새너애너와 LA로 가는 길목의 스시 집으로 찾아갔다.

 

 

    스시 집 앞으로 용달차가 지나갔다.

한글이어서 고향의 친구 김용달이 생각났다.

김용규, 김용명, 김용서, 김용섭, 김용웅, 김용보, 김양보도 생각이 났다. 

고향이 벌써 그립다.

 

 

 디즈니 랜드 근처에 사는 친구의 집에서는 밤마다 그곳에서 쏘아 올리는 불꽃이 보인다.

 

 

피츠버그로 가는 UA를 타러 LA국제 공항으로 갔다.

전에는 옆으로 퍼진 원구가 상징물이었는데 이제는 영상시대,

상징물도 바뀌었다.

 

추억의 국제 공항을 노래한 가수 권성희씨로 부터는

연예인 협회 회장이 되었다는 인사를 작년엔가

서울의 잘나가는 친구 덕분에 받은적이 있는데 그 옛날 노래가 그립다.

김상희 씨가 전임이라고 함께 보았던가 뭐 그랬다.

 

  

   

  

 

 

 

  

 

 저기 원형은 스프링클러를 이용하여 작물 재배를 하는 흔적이 아니던가---. 

 

 

 

만년설이 보인다.

LA에서 여름에도 스키 타러 간다면 저 산이다.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공룡시대부터 저 강은 캐년을 만들었으리라.

시간에 관한 상념이 가이없다---.

 

 

 

 

<이 시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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