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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포스토냐 동굴의 휴먼피쉬

원평재 2018. 6. 13. 14:52











(시)  포스토냐 동굴의 휴먼피쉬

                                                                        

신 새벽에 하얀 벌레 잡았다

화장실 바닥에서던가

새벽꿈의 어느 모서리였나

세르비아 포스토냐 동굴 속에서 지난해 보았던

청맹과니 휴먼 피쉬

그간 어디 숨었다가 스물 스물

기억 현장으로의 귀환인가


동굴 속 미물의 원형이야 무엇이었든

긴긴 어둠에서 영겁으로 퇴화하여

마침내 인간의 형상으로 축소 현현하니

만상 붕괴를 깨우치고 알리는 듯

사실은 진화인지도 몰라

천연덕스레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모든 걸 말던


그 미물

뜻이 있었다면

인간보다 십만 분의 일 체적의

포스토냐 동굴 속 휴먼 피쉬의 기억이나

그보다 다시 십만 분의 일 체적의

화장실 바닥 하얀 벌레 실체이든

모두 새벽녘 꿈꾸듯 오고간 건

, 형상에 담긴 소멸의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