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포스토냐 동굴의 휴먼피쉬
신 새벽에 하얀 벌레 잡았다
화장실 바닥에서던가
새벽꿈의 어느 모서리였나
세르비아 포스토냐 동굴 속에서 지난해 보았던
청맹과니 휴먼 피쉬
그간 어디 숨었다가 스물 스물
기억 현장으로의 귀환인가
동굴 속 미물의 원형이야 무엇이었든
긴긴 어둠에서 영겁으로 퇴화하여
마침내 인간의 형상으로 축소 현현하니
만상 붕괴를 깨우치고 알리는 듯
사실은 진화인지도 몰라
천연덕스레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모든 걸 말던
그 미물
뜻이 있었다면
인간보다 십만 분의 일 체적의
포스토냐 동굴 속 휴먼 피쉬의 기억이나
그보다 다시 십만 분의 일 체적의
화장실 바닥 하얀 벌레 실체이든
모두 새벽녘 꿈꾸듯 오고간 건
아, 형상에 담긴 소멸의 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