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황하를 보다
김 유 조
칭다오 황하 강변 출입구
시멘트 용트림에 펄럭이는 붉고 푸른 치장이며
강변 모래 둑방에 삐죽한 취사 쓰레기
오래된 소니 녹음기 음악에 손발 맞추는
취권 춤사위의 흐느적 노인네들
그럼 그렇지, 나 황하를 보았다
이윽고 올라간 사구 저쪽의 끝없는 물길
용은 그렇게 압도적 느림으로
방정맞지도 촐싹대지도 않는 품새
누렇게 누른 소리로 누리를 쓸어가며
포효는 사람의 가청권을 벗어나 있고
가시권 끝나도록 흐르고 흘러
짧은 시야 일말의 감상이야 포말로 흡인하는데
예전 시골 고향 산동 식 중국집
먼지 앉아 축 쳐진 옥호 생각에 홀려
저 수수만년 수만리를 쉽게 여기다가
마침내 나 황하를 보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