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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바깥 풍경

원평재 2020. 7. 23. 16:12

 

 

미술관 바깥 풍경

김 유 조

 

몰라도 눈치 따라 올라가는 길목에

구루마 끄는 청동 황소

등어리 해풍 탓에 햇살이 갈레진다

 

미술관은 이미 코로나로 잠겼으련만

닫힌 희망에 청동빛살로 열쇠삼아

꺾어진 길 밭담 따라 이어간다

 

발길 닿은 미술관은

생사람 숨 막히듯 닫혔으나

참 못난 조형이라 짐짓 외면하고

 

무심결 발아래로 딛은 이중섭 공원에

, 네 식구가 게딱지 끓여먹고

게 그림 그렸던 게딱지 초가 협포

 

마당의 밀감나무에는

하귤이 여전 매달렸고

안내 동판에는 벌거벗어 익숙한 아이

 

문득 그림에서 나온 듯

팽나무 아래 빗자루 든 노인이

볼만큼 봤소라고 뭍 것들을 달래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