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의 중간을 잘라버렸다.
고백의 결론은 이날 이 곳의 저 유명한 구육(拘肉) 식당에
들어가서 그 깊은 맛을 음미했다는 내용인데
다소 과장과 은유와 패러디를 겻들여서 끌어 가고자했으나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사랑하는 이 도시에 혹시라도
오해의 단초가 될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서둘러 마치고자 한다.
그러고 보면 구육(狗肉)이라는 것이 보통의 개에서 나오는
고기는 아닌 듯 싶다.
종류가 다른 식용의 어떤 동물이 아닐까---.
견(犬)자 돌림과는 관계가 없는,
쇠고기나 돼지 고기, 양고기, 닭 고기, 토끼 고기,
개구리 뒷다리나 달팽이 고기, 캥거루나 오소리,
호랑이, 상어, 고래 고기 같은 건 아닐까---.
쥐포도 먹고 닭발, 닭 똥집, 소창, 대창, 막창에 염통구이,
간, 쓸게, 제비 집, 곰 발바닥, 소 골, 원숭이 생골---,
물귀신 작전으로 논리를 전개하는게 아니라 사실 구육은
견육과 다르지 않겠는지---.
우리나라의 내륙 양반 동네에서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이
바로 이 고기라고 한다.
예전에는 육포를 떠서 말리면 하얗게 분이 나와서 저장이
되었다고 한다.
아래는 잘 정비된 동시장의 모습인데 옛날을 그리워하는
나그네의 욕심을 과욕이라고 나무라는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