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사건의 현장에는 전에 몇 차례 다녀 온 적도 있었고 하여
이번에는 무심히 지내며 아침에 교회를 서둘러 나갔다.
아들과 며느리가 손주를 데리고 다니는 교회는 'The River Church of New Jersey'라는 곳인데, 아담한 교회에 교인수도 얼마되지 않고 목사님도
젊은 교민 2세로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에 깜박했으나 능통한
한국말은 그 표현 뿐인듯 하였다.
(집에서 내다 본 맨해튼 전경)
다만 설교의 내용이 일상사나 일화에 근거하지 않고 매우 교리적이고도
학구적이어서 미국 생활에 익숙지 않은 우리 부부에게는 이해가 오히려
편한 편이었다.
예배가 끝나면 젊은이들은 골프 치러갈 계획도 세우고 지역사회 봉사,
낚시 대회 등을 의논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목사님의 선도로 루이지애나 쓰나미에 대한 걱정과 도움의
계획도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말을 하는 젊은이들이 간혹 보이지만 영어만큼 편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리스 식당이 편하고 푸짐하였다.)
다음 주에는 한인 교회를 가보시자고 며느리가 마음을 쓰는데
"Every corner, Korean church"라고 하면서도 친정 댁과 연고가
닿는 곳이 있는모양이다.
괜찮다고 하면서도 어린이들을 모으는 이 교회의 다른 행사에
우리 때문에 연결하여 가지 못하는 눈치를 아는 우리도 따로
한인 교회쪽으로 구경을 해 보고 싶기는 마찬가지아다.
꼭 디트로이트 같은 대형 교회가 아니어도 좋을듯 실다.
어쨌거나 지난주에는 예배가 끝나고 그리스 식당엘 갔다.
(그리스 출신의 웨이트레스가 포즈를 잡아주었다.)
손님도 많지 않고 음식도 많고 값도 괜찮아서 예전에 미시간 주립대에
있을 때 학과장이 초대한 그리스 음식점 생각이 났다.
그때는 정어리 저린 것을 날로 먹느라 혼이 나기도 했지만 대체로 값이
싸고 양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저녁에 들어오는데 맨해튼 쪽에서 하늘로
쏘아 올리는 불빛 기둥이 보였다.
빔 라이트를 하늘로 쏘고 오색 찬란한 헬리콥터와 경비행기가 허드슨
강 상을 날아다녔다.
생각해보니 오늘이 나인 일레븐이 아닌가,
(허드슨 강 위로 쏘는 빔 라이트가 보였으나 내 실력으로는
잡아 가두지 못하였다. 오른쪽 반달이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방송과 신문을 보니 큰 행사는 없었어도 희생자들의
추도 행사가 있었고, 우리가 본 야간 퍼포먼스도 있었던 것이다.
전에 아들이 뉴포트에 살때 와서 보면 강 건너로 파이낸셜 빌딩의
날렵한 모습 옆으로 WTC, 쌍둥이 빌딩이 웅자를 자랑했는데,
지금은 그것이 없어서 마치 이가 빠진것 같다.
며칠 전에는 이틀 연달아 쌍둥이 빌딩 옆의 도이체 방크 건물이
당시 심한 영향을 받았는데, 마침내 헐린다고 하였다.
그 투자 은행에 사돈댁 사위가 당시 근무했었고 따님은 그 옆의
'J.P. 모건'에 있다가 사경을 넘었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도 헐고 옮겨서 다시 짓는 모양이다.)
미국에 사는 사람은 미국적 가치를 지키고 그것으로 세계를
재단하려 하면서도 그러한 토양을 모두에게 개방하지는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한 논의는 Endless Debate가 될 것이다.
오늘은 앞서 올린 글이 너무 오래가서 시어빠지기 전에 사진으로
새 글을 대신코자 하는 편법을 쓰려다가 말이 길어졌다.
내일은 뉴욕 메츠의 본거지, '세이 스타디엄(Shea Stadium)'으로
서재응의 투구를 응원하러 가려고 예매를 해 두었다.
http://newyork.mets.mlb.com/images/masthead/nym_logobanner_primary.jpg
(Times Square)
방금 ABC의 기상 예보로는 비를 맞을 가능성도 없지 않은데 중간에
경기가 중단 되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모두 남쪽에서 떠도는 허리케인 '오필리아' 때문인데,
햄릿의 우유부단으로 빚어진 그 여한으로 폭우가 내리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http://www.earthcam.com/usa/newyork/timessquare/index.php?cam=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