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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과 포격과 탄흔의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원평재 2012. 9. 7. 01:06

 

 

국경 통과에 한시간 가량을 덧없이 허비한 후에 세르비아 공화국으로 들어서자 예상 그대로

폭격, 포격, 총탄의 흔적이 곳곳에 산재하였다.

아니 꼭 덧없이 한시간을 허비한 꼴은 아니었다. 예전 아날로그 시절에는 유럽의 여러나라,

심지어 서유럽 여행 때에도 그러하였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EU, 아니 EEU 때부터 이런 허비는 다 사라졌는데---.

그런 생각, 저런 비교가 작은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일종의 가학증세인가.

 

하여간 한때는 비동맹국가의 맹주로 부러움의 대상이던 유고 연방, 그 중에서도 핵심이던

세르비아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찌또(Tito)의 유고슬라비아가 그의 사후 왜 이 꼴인가.

 

수도 베오그라드에 들어가보니 지금도 이곳 사람들은 자신들의 나라에 외세가 침략했고 그 중심에

항상 그렇듯이 서방이나 미국의 음모(론)이 있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대량학살이 예견되는 민족간의 전쟁을 일으킨 것은 세르비아계 지도자 들이었고 거기에

편승했던 개인들의 행적은 어떤 운명론이라도 변명이 되지는 않으리라.

 

사실 이곳 사람들은 루마니아를 빼고는 인종적으로도 비슷하고 언어도 그럭저럭 소통이 된다.

(키릴 문자와 라틴 문자로 나뉘어지는 탓에 말 살이는 되어도 글 살이는 힘들다고 한다. 세상에!)

원래 유럽 대륙은 선사 시대부터 켈트 족이 넓게 분포 되었다가 차츰 여러 민족이 들어와서

이곳 저곳이 조금씩 특징을 달리하였다.

 

 

종교는 원시 기복 종교에서 기독교와 이슬람이 교차되어 들어왔다.

이곳 동방 정교도들은 무슬림에 대한 생각도 다른 곳과는 달리 매우 너그럽다.

그들은 원래 같은 남슬라브 형제들인데 세금의 혜택을 받고자 오스만 터키의 술탄에게

머리를 조아린 동포일 뿐이라는 인식이 이곳에서는 두루 퍼져있다.

 

(여담이지만 세종대왕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다. 그 어른이 안계셨으면 지금 북한은 키릴 문자를,

남한은 라틴 알파벳을 쓰고 있을 것이다. 자연히 우리 말은 급속히 달라지고 민족의식도 금방

달라졌을 것이다---. 한글 종교가 우리를 살렸다).

 

 

문제는 그들 중에서도 특별히 세르비아인들이 역사적으로 조금 더 빼어난 문화를 유지해 왔고

인종적으로도 동방 요소를 덜 받았다는 자부심이 상존해 왔는데, 이런 자부심이 거꾸로 주변의

적개심과 갈등 요인을 유발하였다는 것이다.

(지금 금발의 이곳 처녀들은 부유한 한인 청년들을 흠모한다. 삼성과 LG, 현대와 기아,

그러니까 한류의 위력인가 싶다,)

이런 정서를 또 세르비아의 지도자들은 교묘히 패권의식으로 조장하여 분쟁을 일으키고

통치술로 이용했다가 왕따를 자초하고 백성들만 고초를 겪게 된 모양같다.

 

발칸 내전이 끝나고 지역의 뜻에 따라 땅을 쪼개고 평화가 찾아오니 투자와 관광객은 쏟아져

들어오고 살림이 윤택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정치, 그 다음 종교, 끝으로 인종을 내세운 전쟁은 모두 지배자들의 욕심에서

나왔고 지금은 왜 싸웠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치안 유지를 위한 병력 외에 이제는 전쟁을 할 군인도 없으니 국가적 부담도 사라졌다고

할 것이다.

 

우울한 세르비아의 상징같은 국토의 일부이다.

국경 통과에 역시 한시간 가량이 걸렸다.

이곳, 이들의 현주소 같기만 하다.

 

국경을 넘어서니 한때의 강대국, 유고슬라비아의 주체 세력이었던 세르비아의 모습이 을씨년스럽다.

있어야할 곳에 없는 변기가 사정을 웅변한다.

나라 형편이 좋지 않으니 배설도 힘들다.

식물에게 직접 바쳤다.

이 시대에 "구루마"라니---.

우리도 저 꼴 날뻔했다. 말은 바른말이지---.

그래도 엔진이 2우력(3우력?)이고 바퀴도 사륜인가 싶다.

굴뚝은 높으나 인적은 없다. 연기도 물론 나오지 않는다.

 

 

 

1993 3, 베오그라드는 세계 여론의 적의가 집중되는 수도였다.

왕따의 전말은 위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유고슬라비아 내전의 책임은 주로 세르비아 민족주의 쪽에 돌려졌고, 그래서 허울만 남은

유고연방의 대통령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세르비아계 무장세력 지도자,

라도반 카라지치는 피에 굶주린 도살자로 낙인찍힐 수 밖에 없다.

 

그 낙인이 부당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하루아침에 공산주의자에서 민족주의자로 전향한 그들은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 그리고

역사적으로 똑똑하고 잘난 세르비아인 공동체의 집단 이익을 위해서, 무자비한 살육을

직접 지휘한 확신범이 되었다.

보스니아 무슬림들을 겨냥한, 그리고 크로아티아인들을 겨냥한 세르비아 민병대와 정규군의

‘인종청소’ 작전은 서방 언론의 날조가 아니라 실제였다.

 

그러나 전시(戰時)의 잔혹행위가 어느 한 편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인종청소’의 유혹에는 크로아티아인들도, 그리고 그 정도는 덜할지언정 보스니아 무슬림도

모두 굴복한 상태였다.

욕망의 동역학이 가장 폭력적인 형태로 발칸을 휘저으면서, 민족주의는 전선의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흉측한 몰골을 드러내고 있었다.

게다가 ‘인종청소’의 방아쇠를 처음 당긴 것이 과연 세르비아 쪽인지 크로아티아 쪽인지도

분명치는 않았다.

그런데도 국제여론의 비난은 거의 세르비아 쪽으로 쏠렸다.

정교(正敎) 국가인 러시아와 그리스를 제외하고는 세르비아를 슬그머니라도 감싸는 나라가

없었다.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가 힘을 합치고, 여기에 천수백년 숙적 무슬림까지 끼여든 이상한 통일전선이

구축돼, 정교를 왕따하고 있는 꼴이었고 세상일이란 이렇게 미묘하다.

 

지금도 세르비아 사람들은 이런 점을 억울해 하고 있다.

나라가 조각이 나고 많은 사람들이 죽고 건물이 파괴되었으나 그 결과 세르비아 인들은 아침부터

카페에서 하루를 즐기며 담소할 수 있게도 되었다.

역사의 아이러니이자 진실이기도 하다.

 

 

 

 

우연이겠지만 자동차 바퀴가 빠졌는데 사람들이 들어서 올리고 있다.

무슨 상징성이 있는가 싶기도---.

주유소에서 펌퍼 아가씨가 문자를 보내고, 담배를 피우며(세상에!) 즐기고 있다.

군기가 빠졌다.

 

그러나 주요 고속도로는 잘 운영되고 있었다.

최악의 무질서에서는 확실히 빠져나왔다.

 

 

 

많이 부서졌으나 재건도 되고 또 그대로 방치도 되고~~~.

 

 

 

베오그라드 "역전 앞",

호텔에서 가까웠다.

 

석양무렵에 도착하여서 카메라를 위한 빛이 약하다.

 

 

구식 엘리베이터, 예전 일제가 우리 나라에 남긴 엘리베이터 생각이 난다.

무영당이라면 알만한 사람은 알리라.

 

 

 

 

 

 

 

 

 

밤새 가냘픈 줄기에서 물이 나온 것을 받아가고 있다. 전후 사정은 잘 모르겠다.

새벽 산책에서 본 광경이다.

 

 

 

 

 

시내로 이동하면서 마주친 광경, 스마트 탄으로 나토 측에서 공격한 것이라고 한다.

세르비아 수뇌부가 있던 방만 정확히 파괴했다고 한다.

 

 

 

 

 

 

 

 

군데 군데 폭격과 포격의 흔적이 남아있으나 복구되거나 말거나 소유주의 의지와 능력에 달려있었다.

 

 

 

 

보헤미안들이 많이 모이는 스카다리아 거리

유명한 시인상이라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베오그라드의 명동 거리, 크네즈 미하일로 거리

미술 전람회로 유명한 레스토랑, 바스타 드바 옐리나

 

 

 

 

 

 

 

스카다르스카(Skadarska) 거리

베오그라드의 몽마르뜨르, 보헤미안들의 거리이다.

오스만 투르크 시대 조성한 자갈길 양쪽으로 각종 상점들이 줄지어 있다.

 

 

 

 

공화국 광장(Trg Republike)과 세르비아의 왕 미하일로 오브레노비치의 기마상

광장은 1945년 11월 20일 공화국제 공포를 기념한 이름이고

기마상은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를 벗긴 왕을 기념하여 세웠다.

 

 

모자간인 뮤지시언의 모습이 안쓰럽다.

 

 

 

 

 

 

 

 

 

 

 

 

 

사보르나 정교회

 

세르비아의 민속 종교와 접목된 독창적 교회라고 하는데 마침 미사 중이라 들어가지는 못하였다.

사실 이곳의 대부분 교회에는 토착 요소가 가미되어 있었다.

 

교회 보다는 그 건너편 "물음표 바아"가 더 흥미로웠다.

교회 앞 카페이기에 허가 받을때 작명에 고심하였는데 마침내 물음표로 낙착되었다던가---.

 

 

기로(Gyro)는 원래 그리스 음식으로 미국에서 많이 보였는데 이곳에서 마주치니 반가웠다.

미국에서는 자이로라고 발음하기도---.

 

거리의 늙은 아티스트

 

 

 

 

 

칼레메그단(Kalemegdan) 공원 표지가 맨 아래에 있다.

 

스타리 그라드(Stari Grad)의 높이 125.5미터 지대에 위치한

2000년의 역사를 지닌 요새

로마 시대의 요새 흔적돠 승리자의 탑, 모스크,

제2차 대전 당시의 프랑스에 대한 감사 기념비

오랜 벼룩 시장들이 있다.

베오그라드 대학 교수로 은퇴한 할머니를 벼룩 시장에서 소개받았다.

특히 발칸 내전 때에 디나르 화폐가 평가 절하 되었을 당시를 이야기하였다.

 

 

 

 

베르사유 궁전 정원을 일부 닮았다.

도나우 강과 사바 강이 합수하는 양수리의 절경에 삼성이 우뚝 서있었다.

 

 

 

 

 

 

칼레메그단 요새는 이제 노인들의 휴식과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가 되었다.

기원전 4세기 켈트 시대부터 베오그라드의 성곽이었다고 한다.

베오그라드는 흰 성벽이라는 뜻

 

이 성벽의 해자 부분은 이제 야외 군사 박물관이 되었다.

 

 

 

 

다시 시내로 진출 하였다. 우중충한 모습이 우수의 도시같다.

 

 

 

 

 

 

 

 

 

 

이제 고속도로를 타고 우수의 도시를 빠져나간다.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공화국으로 향하지만 분위기는 비슷할듯 예견된다.

보스니아는 회교 국가이고 1차 대전의 도화선이 된 라틴 다리가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

 

 

 

 

 

이제 다시 국경을 넘는다.

사바 강을 끼고 달린 버스는 마침내 드리나 강의 다리를 건넌다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의 사라예보로 향하는 것이다.

드리나 강의 다리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를 엿본다.

 

Lascia ch'io pianga la cruda sorte,
E che sospiri la liberta!
E che sospiri, e che sospiri la liberta!
Lascia ch'io pianga la cruda sorte,
E che sospiri la liberta!
Lascia ch'io pianga la cruda sorte,
E che sospiri la liberta!
E che sospiri, e che sospiri la liberta!
Lascia ch'io pianga la cruda sorte,
E che sospiri la liberta!
Let me weep over my cruel fate,
And that I long for freedom!
And that I long, and that I long for freedom!
Let me weep over my cruel fate,
And that I long for freedom!
The duel infringes these images of my sufferings
I pray for mercy. for my sufferances. I pray for mercy.
Let me weep over my cruel fate,and that I long for freedom!
And that I long,and that I long for freedom!
Let me weep over my cruel fate,and that I long for freedom



헨델(1685-1759)의 오페라 'Rinaldo(리날도)' 中 아리아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

헨델이 작곡한 최초의 이탈리아 오페라 "리날도(Rinaldo)"중 제2막에서 '알미레나'가 부르는 아리아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는
바로크 오페라 중에서도 가장 사랑 받는 아리아로 영화 파리넬리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던 곡입니다.
십자군의 영웅인 리날도를 납치하려는 계획을 세운 사라센왕 '아르간테'와
그의 연인 '아르미다'는 마술책으로 리날도의 약혼녀 '알미레나'를 정원에서 납치합니다.
이후 '아르미다'의 마술궁전에서 '아르간테'는 '알미레나'의 환심을 사려고 애쓰는데
이때 '알미레나'가 외면하면서 애절하게 부르는 노래가 "울게 하소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