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부용대 전망의 하회 마을
"아득 유림의 이 마을에
발 들여 놓은
기억의 소실점들은
하나같이 평면인데
오늘은 깨우치는 말 있어
물도리 강 너머 높이
부용대에 올라 보니
낯 선 동네가 입체로 확장하여
내 기억 공간을 뜯어낸다
생각이나 하였으랴
생애의 끝 부분에서 나마
겨우 풀려난
하회 마을의 내 평면 발자취 그 확장의 거취를 자축하며
부용대 입구 신식 점방에서
아이스크림으로
하산의 숨을 고르는데
주역에서 따온 건 아니려나
한글로 쓴 '화천 서원'
고택 민박 표지가
이제 눈을 막 뜬 나그네를 반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