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로 크게 구운 말의 입상이 정원에 있는 이 집이 핏제랄드가 한때 기거하며
'위대한 개츠비' 를 창작한 롱아일랜드의 저택입니다. 나무 뒤에 가려져 있군요.)
(도자기로 구운 말이 더 잘 보이게 추가하여 수정해 넣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를 쓴 스콧 핏제랄드(Scott Fitzgerald)에
대해서는 전에 중국의 연변에 있을 때에 블로그에 한번 올린 바가 있었다.
지난 여름 중국을 떠나 뉴욕에 도착하여 얼마되지 않았을 때에 처제의 친구가
사는 롱아일랜드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날 핏제랄드의 꼬리를
직접 잡을 기회가 생겼다.
핏제랄드가 쓴 '위대한 개츠비'는 그 무대가 롱아일랜드의 부유한 동네이다.
(The Village of Great Neck 인근이 저택의 소재지입니다.)
이 중편의 초고라고 할만한 '겨울의 꿈(The Winter Dream)'에서 주인공,
청년은 미네소타의 궁벽한 마을에서 골프 캐디를하며 가난한 청춘시절의
꿈을 가꾸고 있는데,
마침내 그 동네 부호의 딸이 여름방학 때마다 고향에 와서 골프를 칠 때에
깊은 관계를 맺는다.
그들의 육체적 관계는 치열했지만, 한 여름 방학을 마치고 다시 동부의 학교로
떠난 여자는 가난한 동네 청년의 꿈을 단지 황폐한 겨울의 꿈에 머물게 했다.
모두 돈과 신분의 차이 때문이었다.
나중에 맨해튼의 투자은행 최고위 직을 맡은 이 청년은 사랑했던 그녀가
매일 술만 마시는 남편으로 부터 매를 맞고 산다는 소식을 듣고
고객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
냉혹한 맨해튼, 월가의 주식 투자 의뢰인 앞에서 눈물을 보이는 행위는
치명적일 수도 있는데 그걸 참지 못하는 이 시대 최후의 로맨티시스트를
작가, 스콧 핏제랄드는 그려낸다.
작중 인물처럼 마지막 로맨티시스트인 작가, 핏제랄드도 현실에서 패배하여
일찍 죽고 마는데,
죽는 순간에도 아마 그는 후회하지 않은 일생을 보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에서도 젊은날에 돈 때문에 놓친 여인, 데이지를
나중에 벼락부자가 되어서도 다시 끊임없이 찾는 제이 게츠비의 집착을
작가는 그린다.
그녀가 이제는 부의 껍데기만 남은 남편, 톰 부케넌과 롱아일랜드의 저택에
사는 것을 알게된 게츠비는 이제 바로 옆에 그보다 더 화려하고 거창한
대 저택을 사서 매주 토요일 저녁 마다 파티를 연다.
미국적 생활 방식으로볼때 이웃집 여인이 나오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옛 애인은 매주마다 나타나지만 사실 그녀는 가슴과 머리가 빈 여인에
불과했는데 집념의 사나이, 게츠비에게는 이런 사실도 무관할 따름이다.
그에게는 환상 속의 여인만이 영원히 존재하였다.
옛 애인, 데이지의 남편 부캐넌이야말로 사실 바람둥이었다.
이 녀석이 또한 서푼어치 가치도 없는 여인, 머틀과 바람을 피우는데
그 남편이 개츠비를 아내 정부로 오인하여 사살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아니 사실은 이 이야기의 나레이터인 닉 캐러웨이라는 지식인이 구역질 나는
이 곳을 떠나 중서부로 이주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개죽음을 한 개츠비에게 시대를 이어서 바쳐지는 꽃다발은 왠일인가?
아마도 현실에서는 누구나 피해가는, 가슴을 쓸며 외면하는 그 낭만적 집착을
개츠비는 우둔을 가장하여 감행하엿기 때문에 "Great"하다는 칭송의 꽃다발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작가 핏제랄드는 잠시 롱아일랜드에 머물면서 이 중편을 만들었다.
그가 그린 대저택이 위치한 곳은 지금 정확하지 않지만 그가 살며 집필한 집은
개인의 사저가 되어서 지금도 남아있다.
지금 롱아일랜드는 유대인 부호들이 사는 곳이 여러 블록으로 존재하고
그 주위로 새로 돈을 번 아시안들, 그리고 코리안 아메리칸 들이 몰려오고 있다.
여고 다닐 때부터 우리 집에 자주 놀러온 처제의 친구는 한국에서 성공사례로
꼽히는 억척 여성이지만 오랜만에 방문하여 보니 막상 자세는 겸손한
크리스찬이었다.
이 사람의 기독교 신앙은 학생 때부터 널리 알려질 정도였다.
"건설 회사가 크다면서?"
내 물음에 일찍 시작하여서 그동안 먹고 살만하였고 이제는 은퇴를 생각하는데
아이들도 다 좋은 학교 나와서 나가 살고,
언제 바뀔지 모르는 미국의 연금 제도 아래에서 빨리 손 쓰는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잘 사니까 일가친척 다 불러모았다며?"
"그게 또 와전이예요. 우리가 일찍 와서 자리잡으니까 한국이 어려울 때 형제들이
이민 초청자를 우리 이름으로 해두었는데 그동안 잘 먹고 잘 사시더니
IMF때 명퇴가 되면서 오래된 신청서를 꺼내보니 마침 날짜도 되었고요---.
동생 남편 하나는 미국 유학와서 학위하고 연구소에서 잘 지내더니 한국에 교수
초빙으로 나갔는데 그만 하트 스트록으로 쓸어졌어요.
그래서 할 수 없이 가족들은 또 미국으로 돌아왔고---."
겸손하던 성품은 여전하였다.
하여간 아이들은 다 커서 나갔고 덩그런 집은 어디다 쓰나---.
신문을 보면 롱아일랜드에 너무 집들이 많이 세워져서 지하수에 바다의 염분이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
코네티컷 쪽에서 수도물을 공급받는 공사를 바다밑으로 한다던가---.
또 대서양 상의 섬이니까 카트리나 같은 허리케인의 영향에도 취약하다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하지만 롱아일랜드를 드라이브해 보면 자연환경과 인공으로 가꾼 환경이 어우러진
그 절묘한 풍광가운데에서 아마도 넉넉한 뉴요커들이라면 다른 대안을 찾기는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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