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가 그 부서의 최고 首長노릇 할 때 저지른가장 큰 실수가 무엇이었는지 아는가---?".동기들과의 산책 길은 마음이 편해서 곧잘 만담까지 나오는데, 오늘도 누가 또 재담을 꺼냈다.처음에는 "의약 분업"말인가. 왜 그런 껄그러운 화제를---.하면서, 다들 걱정스런 얼굴들이었다가 이어서 나온 발언으로 분위기는 곧장 파안대소로 바뀌었다."실수가 뭔가하면 비아그라를 일반 의약품으로 분류하지 않고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한 것 말이야---."혈압이 좀 있는 그 친구는 혈관 확장제를 사용하니까 비아그라를 사용할 형편은 아니고(비아그라는 일부 혈관에 응축작용을 한다고), "유 프리마"(u-prima?)를 처방 받는데 하여간 이런 치료 의약품을 왜 마음데로 살 수 없도록 했는지 모르겠단다."비뇨기과에 가서 처방을 받는데 이 젊은 녀석이 아주 경멸스런 눈초리로 씩 웃는단 말이야---. 혈압약이 성기능에 영향을 끼치는건 상식 아니냐 말이야.""비아그라 효과가 좋긴 좋아" 누가 과감한 발언을 했다."아니 벌써 비아그라?""아니 그게 아니라 요즈음 가끔 기능이 좋지않을 때가 있는데 이전같으면 이거 큰일이라고 스트레스가 오고 이게 또 하강국면을 재촉하는데, 요즈음은 에라 때가 되면 비아그라 사먹지 뭐 하는 기분이 드니까 스트레스가 확 풀리고 오히려 장애도 사라지더라고---."이 말에 일행들은 "비아그라 먹을 지경이 되면 조용히 명상의 세계로 들어가야지 무슨 주책이냐"라는 편과 "인류 최대의 발명품을 외면하는 것도 문명 모독적 행위"라는 쪽으로 크게 나뉘었다.나는 "명상을 표방하는 쪽"에 속하는척 내숭을 떨었으나 때가 되면 반문명적 작태는 결코 보이지 않을 작정이라고 속으로 굳게 맹세하였다.이윽고 산행 대화는 이제 비아그라를 시판할 때의 일화로 번져나갔다.그 때 "파이자"의 고문으로 있는 "밥 돌" 상원의원이 방한하여 당시의 부서장인 내 친구에게 면담신청이 들어왔단다. 그는 물론 입장 곤란하여 거부하였다. 그랬더니 다른 부서에서 이 분의 부인이 저 유명한 미국 부통령 후보 "엘리자베스 돌"이니 일단 만나서 적당히 처리해야되지 않겠느냐는 메모가 들어왔다. 결국 월남전 부상으로 오른팔이 고장난 "밥"과 내 친구는 왼손으로 악수를 하였다는 것이다.그래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우리는 현명하게 대처한 셈이란다. 아니 남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현명치 못한 조치라고나 할까---.그 당시 "대한 부인회" 비슷한 이름의 단체에서 일반 시판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로비를 폈다. 마침내 약을 살려면 "부인의 동의서"를 첨부해야한다는 희안한 안까지 나왔다. 물론 동의서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서는 인감도장이 찍혀야되고 그럴려면 인감증명서를 또 떼어야 하고, 점입가경---."그럼 홀애비는?""홀애비 증명을 떼야지""아니 홀애비가 그 약을 어디다 써. 그리고 홀애비는 명상이나 해야지 무슨 자격이야.""행복 추구권이란게 있잖아!"이런 시비가 약수터에 까지 연결되자 모른척 딴청 부리던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인들이 여기저기에서 "쿡쿡", 아니 ㅋㅋㅋ거리고---.친구 한사람이 낭패본 이야기를 했다.누가 두알을 주어서 한개를 반으로 잘라서 다시 누굴 주었겠다.남은 것을 지갑에 넣어뒀는데 손주녀석이 갖고 놀다가 비아그라가 나와버렸다(입에 넣치않은건 천지신명에 감사). 이걸 또 딸네와 마나님이 함께 발견하고 의논이 분분!특히 문제는 반쪽짜리!이건 분명히 어디엔가 써먹은 것 아니냐는 마나님의 추상같은 호령에 할 수 없이 반쪽 준 친구 집으로 확인 전화를 하고 그 집에도 평지 풍파!모름지기 문명의 이기는 잘 다루어야 될 모양이다. 불처럼!미래의 잠재적 사용자 여러분들, 오늘의 권고, 꼭 입력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