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역병의 연대기’를 다시 쓰자 영국에 흑사병이 창궐하던 1665년경의 기록을 바탕으로 하여 다니엘 디포는 소설, 『역병의 연대기』 혹은 『역병의 해 일지』 (A Journal of the Plague Year)를 썼다. 책은 1722년 3월에 출간되었는데 디포의 나이 59세 때였다. 그가 런던의 흑사병을 목격한 것은 그러니까 나이 겨우 5세 때였다. 이 소설은 여러 가지로 논란의 대상이 되었는데 목격담을 적어내기에는 작가의 나이가 너무 어렸다는 사실도 있었다. 7만 명에 가까운 사망자는 당시 런던 시 인구 46만 명 중 15%나 되었으니 어린나이의 소년이 기억하고 저널로 기록해내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규모의 재난이었으므로 표절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그러나 디포가 누구인가. 『로빈슨 크루소』를 쓴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