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Sex, &

다. 성적 결핍에 따른 원과 한

원평재 2011. 2. 8. 04:04

 

성적 욕구를 사회적 제약에 의하여 외면하고 차단해야하는 당사자가 되면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 설화의 본질은 간음과 같이 기본적인 틀을 깨뜨리지 않는

한에 있어서는 남녀간의 성적 결합에

대하여 이해의 폭이 넓음을 보여준다.

물론 이러한 관념이 구체적으로 사회통념 화하고 실제 생활에서 통용되었는가

하는 점은 다소 의아스럽지만

어쨌든 설화문학의 테두리 안에서는 매우 인간적인 기준이 설정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인간적 기준을 훼손하거나 핍박하는 행위는 오히려 징벌의

대상이 되었다.

어느 선비가 과거 길에 객주에 들러 촛불을 밝혀놓고 책을 읽는데 이웃집

처녀가 선비의 모습에 반하여 그의

처소에 들어왔다. 까닭을 알고 난 선비가 그 처녀를 엄히 꾸짖어 내쫓으려

하였으나 말을 듣지 않자 처녀의 아버지를 불러오게 하였다.
처녀의 아버지가 사정을 알고 딸을 크게 꾸짖자 그녀는 혀를 깨물고 벽에

머리를 부딪혀 자결하고 만다.

이후로 선비는 그녀의 환상에 시달리며 매우 곤궁하게 살았다고 한다.

비록 군자의 도를 다하였으나 인간성을 말살할 정도의 성적 잣대는 여인의

원과 한을 살수도 있다는 우리 조상들의 의식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우리 설화에 비친 남녀간의 성적 교섭의 모습은 매우 건강하고 풍요로운

바가 있으며 어느 정도의 일탈은 그것이 인간성을 버리지 않고 오히려

인간성을 회복하는 면이 있으면 너그럽게 수용하고 이를 각박하게 배척하면

오히려 죄로 간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