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진을 찍는가
자문자답의 수준이지만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적 집착"이라면 거창한듯,
우선 한가지 답은 되려나
내게 재주가 있었다면 직접 그림을 그리기 위하여 화필을 잡았겠지만
재능이 미치지 못하니 카메라에 의존하게 되었다.
기록 본능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크게 번거롭지 않은 심심풀이로도---.
번거롭지 않다고?
그렇고말고! 우선 '개'를 보자,
부르는 말부터 복잡하게 되었다.
이제는 개를 개라고 부르다가는 개같은 표현이라고 비난을 받는 것은 물론,
동물학대나 모독죄에 걸릴 지경이다.
하여간 애완견에게 새벽부터 쏟는 저 노력은 끔찍하다.
내가 카메라를 덜렁매고 아침산책에 가볍게 나서는데 반하여
이웃집 개 키우는 아주머니를 보자.
아침부터 그녀는 조끼입힌 개를 따라다니며 배설물을 처리하려고
손에는 폴리 장갑, 주머니에는 폴리 백을 넣고
따라다녀야한다.
살아 움직이는 생물을 키우며 자초하는 이 노심초사는 무엇인가 말이다.
얌체족들은 그냥 방사를 시키면서 매일 경범죄를 범한다.
고양이를 키우며 당하는 배신감, 짧은 수명의 헴스터,
물고기와 기니픽의 돌연사 등은 어린 손주들의 마음을 크게 상처낸다.
"반려동물"이 벌이는 이 모든 존재의 법칙, 혹은 반칙은 심려의 수준을 넘어선다.
하지만 카메라는 이 모든 현상을 초월하여 내게 동반한다.
사막에서 미세모레가 들어가 눈도 껌벅이지 못하고 앓던
손바닥만한 똑딱이도 이틀만 지나면 자연치유가 되고서
금방 눈망울을 반짝이며 내 손바닥의 온기를 탐한다.
그 사이에도 대포 망원 렌즈를 단 큼직한 맏형 녀석은
"그럴줄 알았어"하며 넌즈시 반긴다.
반려동물들의 시샘같은 것도 없이~.
과연 카메라는 온전히 나의 의지에만 종속하며 무슨 요구같은건 결코 하지 않는다.
구애조차 입으로는 하지 않으니 섭섭할 지경이나 이래서 가화만사성~!
그런데 이런 연수필성軟隨筆性 "카메라 사랑론"이 언제부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전장에 목숨을 바친 사진기자 로버트 카파 같은
거장을 생각해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아름다움, 미학 운운하는 나의 세상 파악 시선이
그 반대편에 존재하는 어둠의 세계에 닿기 시작하면서
부끄러움이 생겼다.
가까이로는 유니세프의 어린이 구호 운동에서 보게되는 저 참상
그리고 이번 서울 포토전에서 보는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어린이들이 보여준 꿈을 접할때 더욱 그러하다.
그러고 보니 말없는 카메라와 렌즈의 의지를 내가 미쳐 못다 파악한건 아닌가
그들에게 더욱 치열한 존재의 의미를 가하는게 진정한 카메라 사랑이 아니겠는가.
내가 아름다움에만 취해서 십만번 이상 양지에서만 그대들의 셧터를 누르고
내구연한이 지나면 진열장에 미라처럼, 훈장처럼 늘어놓은건
내 생각이 얕아서였구나,
이제부터라도 어둠 속에서 플래쉬를 터뜨리며 일체를 도모해 보자.
저기 위에 보이는 꿈카 CUMCA,
꿈꾸는 카메라 프로젝트
이번 포토 서울전에서는 소외받는 세계 청소년들에게
일회용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아이들도 그 안에서 꿈을 발견하고
그 사진들을 통해 우리도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는 프로젝트를 설정하였다.
몽골, 차드, 라오스, 브룬디, 우리나라 등 다양한 국가 어린이들의 사진이 전시되었고
<꿈카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였다.
생전 처음 카메라를 잡아보는 아이들의 사진 솜씨가 놀랍다.
아이들이 찍은 사진은 성황리에 판매되었으며,
수입금은 전부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돌아간다.
(예전에 쓴 시)
사진을 찍는 이유
외손녀를 바래다주는 스쿨버스 정류장에
똑딱이 카메라 들고 나간 사연은
이제 곧 여기 피츠 버그를 떠나고자 짐 꾸리던 동작의 뒤끝
아침마다 앞니 빠진 딸을 데리고 나오는
동양사학자 소어렌은 오늘도 강의 예행 연습인가
한반도에 삼팔선 생길 때
워싱턴 펜타곤은 군사지도 한장 없이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펼쳐놓고 주욱 그었다고
이차대전 후 미소가 세력 균형 도모할 때의 참담했던 정황을
미소 지으며 혀를 차는데
똑딱이 들이대는 내 행위의 지속이 예사롭지 않아
이곳 저곳 끼리끼리 지방방송 무성하던 소음이 조금씩 잦아들며
토네이도의 고향 일리노이에서 온 크리스가
사내아이를 다독이며 정색하고 묻는다
"곧 어디로 떠난다고했지요? 써어."
"허드슨 강변이라고 기억하는대요, 아마?"
드라마 강사 마이클이 잊지않고 보충해준다.
창세기의 실천적 의미를 좁게 한정않고 우주로 확장했던 그와의 대화
1.5 마일 가량의 동네 산책에서 나누던 GOK, God only Knows
창조론!
공감어린 대화도 한동안 적막이런가
예쁜 딸이 그에게 속삭였다.
"사진은 왜 찍는거야?"
아빠는 아이들에게 무엇일까
이름; 아빠
관계; 아빠
직업; 아빠
하지만 아빠도 세상에 대하여 모르는 것은 많단다.
"사람들은 사진을 왜 찍는거야?"
아이가 일반론으로 재촉하였다.
"To Remember!"
현자가 된 아빠의 답에
가슴 시리다.
이번 <포토 서울전>에서는 시각장애자들이 찍은 보이지 않는 세계의 사진들과
입체와 평면의 사진을 접목시켜서 세계적 반향을 일으키는
조르주 루스의 작품도 전시하엿다.
이 작품들은 서울 포토전이 끝나도 경향 각지의 다른 공간에서
전시를 계속하는
Pre-전시회의 성격을 띄고 있었다.
한편, '2013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이하 P&I 2013)은
코엑스,한국광학기기산업협회,한국사진영상기재협회가 주최하는
아시아 최대 국제사진영상 전문 전시회이기도 하다.
올해 P&I 2013은 카메라, 캠코더, 디지털방송영상장비, 촬영기, 3D 영상장비,
카메라 관련 액세서리, 저장장치, 이미지 편집기, 출력기, 스튜디오 등
관련 분야의 전 제품을 총망라할 뿐만 아니라
New Media Wave, Smart Accessory Show, Photo & Travel, Seoul Photo,
Photo & Optics 등 동시 개최행사와 더불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었다.
→ PHOTO & IMAGING 2013 뉴스 특별페이지 바로가기
카메라 악세사리 중, 벨트를 선보이는 책임자의 모습이
젊은 모델들 사이에서 매우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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