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거제 방문의 휘날레를 장식하는 순서가 자꾸 밀렸다.
사실 부산 행사 다음날 아침 일찍 귀경하려던 계획은
정에 넘치는 친우와 부인께서 소매를 끄는 인정 덕택으로
누리게 된 보너스 여정이었다.
거제 최고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해변 횟집에서 조금 이른 점심을 먹고
일행은 거제 탐방에 나섰다.
VIP 기사는 친구였고 설명은 부인이 맡아주었다.
횟집에서 내다본 바다풍경
일행은 경상남도 거제시 장승포에 위치한 지적장애인 복지시설인 '거제도 애광원'에 들렀다.
친구 부부는 이곳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봉사를 아끼지 않는 인연이 있지만
이날은 관람객으로 잠깐 들렀다가 나왔다.
내 개인적 인연으로는 오래전 공대 건축과 교수와 함께 이곳에 들렀던 기억이 난다.
애광원 전체 건물의 설계를 무료로 맡았던 공대 교수와 당시 교육부 수장을 맡았던
여성 장관 그리고 애광원 원장님 등과 냄새가 역한 게스트 룸에서
횟감을 먹던 기억이 추억이 되어 멤돈다.
지적장애인들이 잘 가리지 못한 뒷처리의 냄새였다.
지금 저 꽃나무 가득한 온실
애광원 찻집에는 물론 향기만 가득하다.
"모든 인간은 조금씩 장애인이 되어가고 있지요." 공대 교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소매를 이끈 친구 내외
애광원 지붕은 남유럽 혹은 남미, "코스타 델 솔"의 그것과 흡사하다.
찻집에서 내려다본 남해의 풍광
나폴리와 쏘렌토를 둘러본 안목으로 보아도 이곳 경관은 빼어나다.
당시 공대교수는 건너편 외도 관광 시설도 설계하였다.
남해 청정지역의 규정에 맞게 하느라고 고생을 많이했던 술회가 또한 기억에 남는다.
숙박 시설도 들여놓지 못한 그곳에서 우리는 일박을 하며 즐겼다.
화장실에서 남해의 다도해가 내다 보였다.
얼마전 그 개척자 부부의 남편되는 분이 먼저 타계하였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이번에 가서 들으니 그 열혈 부인께서도 작고하였다는 소식이다.
문화재단 법인을 만들어 놓고 세상을 떠나겠다던 그분들의 성심이
구현되었는지 궁금하고 안타깝다..
몽돌 해변으로 진출하였다.
세계최저 수심 48미터의 터널을 지나서 다시 부산으로 되돌아 달려갔다.
침하 공법을 사용한 놀라운 장거라고 한다.
미역을 키우는 바다 농원
돌아오는 길가에서 비금도 횟집을 본다.
전남 신안의 비금도는 아직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안 경관이 아주 빼어나고
내륙의 산세도 아름다워 홍도에 버금가는 섬으로 꼽을 정도의 아름다운 섬이다.
비금도(飛禽島)라는 이름은 섬의 형태가 새가 날아가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변에 무인도가 많아 이 무인도들을 배경으로 떨어지는 해의 낙조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또 비금도에는 명사십리 해변으로 알려진 아름다운 원평해수욕장이 있고,
작지만 기암괴석이 멋지게 주변을 장식하고 있는 하누넘해수욕장이 있다.
비금도 광고판이 문득 서울 북쪽의 비금리를 생각나게 한다.
이름의 내력은 모르지만 부르고 읽기에는 수려함을 느끼게 하는 마을이라서
문득 지심도와 윤후명의 팔색조를 생각나게 한다.
비금도나 지심도나 비금리나 모두 슬픈 전설을 담은듯, 공연히 마음이 얼얼하다.
거제도 장승포항에서 남동쪽으로 5km, 배로 20분이면 가는 섬. 지심도 (只心島).
하늘에서 내려다 본 형상이 마음을 닮아서 지심도란다.
작가 윤후명은 지심도와 1983년 특별한 인연을 맺은 후에
그 섬을 '사랑을 품은 섬'이라고 지칭한다.
사랑이 이루어지는 섬.
돌아오는 길목에서 내 고향을 바라본다. <이번 부산 거제 리포트 이제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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