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가학교를 운영하는 예찬건 가객의 초청으로 운현궁에서
정가(正歌)를 만났다.
정가란 무엇인가?
복잡하지 않게 조금 단순한 풀이를 해본다.
마당놀이가 서민들의 풍류였다면
정가의 영역은 양반과 궁중의 고급 음악 마당이란다.
운현궁 "꽃필녘 일요 마당"의 정가, 정악의 객석에 앉아보았다.
국악, 익숙지 않은 존재에 대한 선입견이 따른다.
더우기 일찍 찾아온 초여름 더위에
인내의 임계점을 넘나들지나 않을까 걱정도 앞선다.
복잡한 마음을 지긋이 누르는데
심장의 동계와 맞물리는 "비트" 박자,
"타령"으로 서막이 울리더니
공무도하가
쌍화점
칠갑산,
등
여태 교과서나 종이 책에서 주로 읽기만 했던 음악들이 가슴을 울리며 이어지는게 아닌가.
정가가 참 좋구나.
가슴이 뜨거워지니 감정이 복받치며 표현을 좀 과하게 해본다.
"이날 이전"과 "이날 이후"로 내 국악 고전에 대한 교양적 자격은 분수령을 맞는다 라고~.
그런데 옆으로 가마가 들어온다.
오래 잊었던 "탈것"이 아닌가
정가에 더하여 전통 혼례까지 구경하게 되었으니 행복한 날이다.
다만 정가 연주와 혼례식이 같은 시각에 서막을 울려서
양쪽 모두 조금씩 빠뜨린 부분이 생겼으니 옥의 티라고나 할까?
혹은 인내를 시험받지 않아도 되었으니 다행이었다고나 할까!
휘이 둘러 돌아가자는 저 여성분 품새를 보소
전통 혼례의 이 장면은 무엇인가?
일단 예식이 끝나고 신부가 친정으로 갔다가 삼일을 지내고
시댁으로 다시 돌아 들어가는 것을 압축하여 표현하는 모양새가 아니겠는가~
삼일신행!
가마에는 신부가 지금 바깥을 슬쩍 내다보며 가슴을 콩닥거리고 있다.
신랑은 이제 구랑이 되어 가마를 선도한다.
정가 공연장 옆을 지나가고 있다.
신부를 맞이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수근대는 목소리를 들어보니
유학을 하던 신부가 중국계 미국 청년을 만났다고 한다.
신부가 신랑과 함께 시댁으로 들어가는 모습
조금전 치룬 "꼬꼬재배" 장면은 정가 연주를 보고 듣느라 놓쳤나보다.
파장이라 아쉽다.
주례가 장내 정리차 왼쪽을 다독인다.
이번에는 신랑이~
오케이~?!
오른쪽이 신랑측 가족들인 모양이다.
모란의 계절, 혼례가절이다~
이제 예찬건 가객에게로 시선을 다시 돌려본다
오랜만에 운현궁도 다시 둘러본다.
오늘은 기왕 나선김에 낙원동 쪽에 있는 월하예당을 들러본다.
오늘날 사라져가던 정가를 다시 세운 분이 월하 선생이다.
천정과 벽면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써서 국악 울림이 좋다고 한다.
지하철 4호선 종로 3가역 4-5번 출구
진입 여건도 좋아보인다.
01. 바람의 길을 따라
02. 공무도하가
03. 눈물꽃
04. 청도가는 길
05. 산 아래 소식
06. 정읍사
07. 동행
08. 처음내리는 비
09. 밤을 흐르는 강
10. 낙엽이 날리어 바람이 부네
'에세이, 포토 에세이, 포엠 플러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의 겉과 속 풍경 (0) | 2013.05.30 |
---|---|
간송 미술관, 길상사, 이태준 고가 방문하던 날 (0) | 2013.05.26 |
거제도 상념(애광원, 몽돌 해변, 포로 수용소, 지심도, 비금도, 비금리) (0) | 2013.05.17 |
강릉을 거쳐 동해 촛대바위로~~~. (0) | 2013.05.13 |
대관령 양떼 목장 원유회 (0) | 2013.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