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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문학촌과 아침고요 수목원 문학기행

원평재 2016. 7. 3. 07:18










계간 문예지 국제문예의 금년도 전반기 문학기행을 다녀왔습니다.

"김유정 문학촌"과 "아침고요 수목원"~

김유정 문학촌의 개황과 문학 세계는 짧게 내가 맡아서 하였고,

아침고요 수목원에 관한 설명은 전 삼육대 총장 남대극 교수가 하였습니다.

소개말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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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 가면 해설사가 전반적인 설명을 할 것이므로 버스에서의 짧은 설명은 누락되기 쉬운

부분들을 키워드로 내세워 요약하겠습니다.


1. 문학촌 명칭;

일반적으로 쓰는 "문학관" 대신에 "문학촌"이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은 김유정의

친구 안희남이 유정의 유고, 일기, 사진, 편지 등 일체의 자료를 갖고 월북하여서 남은게

없기 때문이라고한다. 즉 문학관이 그런 자료들을 담는 건축물이라고 한다면 이곳은 마을

전체가 김유정 문학관이라는 취지인 것 같다.


아무튼 김유정의 발자취와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실레마을"이 그대로 여기에 있고 그의 문학정신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또한 여기에 그득할진데 유품이 아쉽긴 하지만 크게 문제될 일은 없으리라.

지금의 집도 사실은 당시의 기억을 바탕으로 비슷한 헌집을 옮겨다가 새로 꾸민 것이라고 한다.

링컨의 오두막 집도 그렇다.

만물은 유전한다.


아, 금년 봄에 춘천 의회에서 행정 조례를 만들때 이곳을 "문학마을"이라고 해버렸다. 

작은 난리가 났다. 

하지만 통과된 행정명칭은 어쩔 수 없는일, 지금은 행정적으로는 그렇게 쓰되 현장에서는 그냥

문학촌으로 하자고 전상국 촌장을 중심으로한 대책위원 측과 합의가 되었다고한다.

전 촌장께서는 이날 홍천에 출장 선약이 있어서 예약은 애초 불발이었다. 


2. 들병이;

술 도가에서 술을 작은 병에 받아다가 시골 마을을 돌아다니며 파는 여인네를 말한다.

문제는 몸까지 팔며 시골 남정네의 마음을 잡는 데에서 일어난다. 눈이 먼 남정네가

가산을 탕진하고 "솥"까지 내다주는 일이 생긴다. 오늘날 티켓 다방의 원조이런가.


김유정은 수필 "조선의 짚시"에서 이런 여인네의 행태를 가난한 자들의 생존 방식이 아니겠느냐고

동정한다.

어쨌든 들병이의 남편과 들병이에게 눈이 먼 남정네가 이럭저럭 사이좋게 지내는 현상과 장면도

김유정은 온정적으로 묘사한다.

헨리 밀러의 소설과 그의 연인인 아나이 닌과의 실제적 상황을 생각나게도 한다.

물론 이때는 가난이나 생존 조건하고는 상관이 없고 순수 애정 지상주의의 표현이었지만~.

안해, 산골 나그네, 소낙비, 솥, 총각과 맹꽁이 등이 모두 들병이 이야기이다.


3. 점순이;

"동백꽃"과 "봄봄"에 나오는 좀 얼빵한 소녀가 점순이다. 두 이야기는 모두 콧날이 시큰하게

읽힐 수도 있고 배꼽을 잡을 수도 있다. 해학과 골계에 가득찼고 우리말의 재발견도 놀랍다.

서정성에서도 뛰어나다.


하지만 못난이를 웃음꺼리로 만들었다는 것은 평민문학적 시각으로 볼때는 혀를 찰 일이고

요즈음 분위기로는 분노하여 마지않을 대상이기도 하다.

봄봄에서는 1930년대 지주-마름-소작농의 계급적 지배구조가 손에 잡히듯 선연한데, 이때

시쳇말로 "갑질"을 하는 행태가 결국은 용인되는 듯한 식으로 이야기의 결론이 난 것은 작가의

사회적 역사적 무책임이 아니겠느냐는 시각도 가능하다.

그런 공격이 꼭 계급투쟁적 문학평론의 성격만은 아니겠다.

오늘날 우리시대가 처한 안목으로 볼 때 작품해석의 지평을 더 넓히는 계기가 될 수있지 않을까.


4. 만무방;

만무방은 오늘날 동네 깡패라고나 할까, 지역사회의 문제아이다.

만무방 응칠이는 부적응을 겪는 사고뭉치이다. 그런데 소작농인 동생의 논에서 수확물들이

조금씩 도적을 맡게되자 혐의를 쓰고 억울하기 이를데 없다.

그는 야간에 숨어서 망을 보다가 도적을 잡고보니, 소작농인 아우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도 역시 계급투쟁이나 목적론적 메시지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는 순수 문학성이 매우 돋보이는 작품이라하겠는데, 이 역시 사회개혁적

입장으로 본다면 너무 안일한 현실 인식이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5. 장편의 가능성;

"동백꽃"과 "봄봄"을 묶으면 오늘날 수준의 진정한 장편 소설의 범주에도 들 것이다.

아일랜드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장편 소설 "더블린 사람들"은 그 속에 나오는 여러 이야기들의

주인공이 이름부터 다르고 스토리도 다르다.

그러나 더블린이라고 하는 영원히 동일한 지리적 주인공이 있다. 그리고 당대의 어려웠던

아일랜드의 사회구조가 또 하나의 주인공 역할을 하여서 "더블린 사람들"은 단편 소설집이

아니라 장편의 반열에 오른다.

셔우드 앤더슨이 쓴 장편 "와인즈버그 오하이오"도 역시 단편 소설집의 성격을 띄었으나 엄연히

장편소설의 취급을 받는다. 각 장의 이야기는 다르지만 서술 주인공이 같고 지리적 배경이 같고

주제가 같다.

점순이가 주인공인 "동백꽃"과 "봄봄"을 엮으면 장편이 아닐 수 없다.


6. 에필로그;

문학관이나 유적지, 고적 등에는 빼어난 해설사들이 많다. 나라의 수준을 말하는 현상이

아닌가싶다. 해설사 여러 분들은 보수를 받는 분들과 자원 봉사자들로 나누어지며 각자의

입장과 취향에 따라 그 해설 방향이 다르다.

오늘 만난 분은 자원 봉사자로서 직접 듣고 본 사실 위주의 설명을 하여서 듣는이에 따라서는

문학 평론 차원에서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었겠으나 그런 부분은 독서로 채울 수 있다고 할 때

오히려 생생한 현장 체험이 되지 않았는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날 들은 김유정의 사생활 이야기들이 참 요긴하였으나 문우들의 입장은 각각

다른듯도 하였다. 중간에 나가시는 분들도 있었다.


한편 김유정 문학촌에는 최근 체험학습 공간이 여럿 생겼다. 그중의 하나, 염색 공방에 들러서

아름다운 전통 채색의 제조공정과 작품들을 바쁜 일정중에도 감상하였다.

담당하는 분 역시 문우여서 고조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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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 문학촌에서 점심으로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고 우리 문학 동호인들은 약 42킬로미터

떨어진 축령산 기슭의 10만평 부지, 아침 고요 수목원으로 향하였다. 

이곳은 국제문예 편집위원의 한분인 남대극 전 삼육대 총장이 안내하였다.

남 총장과 설립자 한상경 교수는 같은 대학에서 봉직을 하였으며 신학 박사인 남 교수가

총장을 하던 때에 한 교수가 "아침고요"의 발전 사업에 너무나 힘이 들어서 사의를 표하자

여러 차례 반려한 인사이드 스토리도 있다고 한다.

결국은 대학을 그만두고 이 원예 수목원에 전념한 결과 오늘날과 같은 이 나라의 문화 보고를

만들었으며 많은 수익금으로는 사회사업에 쾌척, 헌신하고 있다고한다.

한상경 교수는 수필가로, 부인 이영자 씨는 시인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아침고요수목원"은 축령산의 빼어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하여 한국의 미를 듬뿍 담은 정원들을

원예학적으로 조화시켜 설계한 원예수목원이다.

여러가지 특색있는 정원을 갖추고 있고, 울창한 잣나무숲 아래에서 삼림욕을 즐길 수도 있어

도시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설계자(한상경, 삼육대학교 원예학 교수)가 명명하였으며,

1996년 5월에 개원하였다.
20개의 주제를 가진 정원은 아름답게 가꾸어진 잔디밭과 화단, 자연스러운 산책로로 연결되어

있다.

특히,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금수강산을 실제 한반도지형 모양으로 조성하여 최고 절정의 꽃으로

표현한 하경정원(Sunken Garden)은 관광객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곳이다.

또한, 이곳에는 백두산 식물 300여종을 포함한 5,000여 종의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영화

'편지'를 시작으로, '조선명탐정', '중독', 드라마 '웃어라동해야', '미남이시네요', '이죽일놈의

사랑', 예능 '무한도전' 등의 촬영장소로 알려져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고 있다.


이날 여러모로 따뜻한 협찬을 받은 가운데 문인 묵객들이 시상을 가다듬으며 하루를 보냈음은

물론이다. 



김유정 기념 전시관 앞에서


현장을 지켜온 자원봉사 해설사















염색 공방에서


아침고요 수목원에서


남대극 전 총장과 함께















박영택, 황희순 작가님들의 사진 제공에 감사 드립니다.


♪소낙비
(A Hard Rain's A Gonna Fall)



- 이연실 -
(1973)

어디에 있었니 내 아들아 어디에 있었니 내 딸들아 나는 안개낀 산 속에서 방황했었다오 시골의 황토길을 걸어다녔다오 어두운 속 가운데 서 있었다오 시퍼런 바다 위를 떠 다녔었다오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무엇을 보았니 내 아들아 무엇을 보았니 내 딸들아 나는 늑대의 귀여운 새끼들을 보았오 하얀 사다리가 몰았던 걸 보았오 보석으로 뒤덮인 행길을 보았오 빈 물레를 잦고 있는 요술쟁일 보았오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무엇을 들었니 내 아들아 무엇을 들었니 내 딸들아 나는 비오는 날 밤에 천둥소릴 들었오 세상을 삼킬 듯한 파도소릴 들었오 성모 앞에 속죄하는 기도소릴 들었오 물에 빠진 시인의 노래도 들었오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누구를 만났니 내 아들아 누구를 만났니 내 딸들아 나는 검은개와 걷고있는 흰사람을 만났오 파란 문으로 나오는 한여자를 만났오 사랑에 상처입은 한남자를 만났오 남편밖에 모르는 아내도 만났오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어디로 가느냐 내 아들아 어디로 가느냐 내 딸들아 나는 비내리는 개울가로 돌아 갈래요 뜨거운 사막위를 걸어서 갈래요 빈 손을 쥔 사람들을 찾아서 갈래요 내게 무지개를 따다준 소년 따라 갈래요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어디에 있었니 내 아들아 어디에 있었니 내 딸들아 나는 안개낀 산 속에서 방황했었다오 시골의 황토길을 걸어다녔다오 어두운 속 가운데 서 있었다오 시퍼런 바다 위를 떠 다녔었다오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끝없이 비가 내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