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늘 길 공무도하가
코카사스 방문길을
하늘 길 실크로드로 나서는데
열네시간 비행중 우선
카타르 땅 도하로 아홉시간을 나른다
이슬라마바드 천산산맥이 발 아래 보이더니
멀리 카스피해도 가슴으로 찰랑댈 즈음
제트엔진의 헐덕이는 소리
옛 실크로드 여정의
낙타떼 헐덕임이 이랬을까
눈감고 다시 소리 새겨들으니
내 심장의 헐덕임인가
페르샤 만 건너며 도하를 내려다보니
피곤한 시간 속에서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가 생각난다
님아 이 강을 건너지 마소서
님아 이 사막을 건너지 마소서
도하로 가는 하늘 카라반 길
멀기도 하다
시그나기에서 구다우리- 카즈베기로 가는 길은 카나디언 록키나 북 유럽 피요르드 못지않은
곳이었지요.
기행시는 이제 바쿠부터 시작합니다.
(시) 짜라투스트라는---
배화교의 창시
조로아스터 혹은 짜라투스트라의 본향 바쿠는
도시를 뒤덮은 바퀴벌레 모양의 착유기와
유구한 바퀴 사용 흔적들로
내 시심과 언어와 형상들을 유희케 한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는
또 바람의 도시,
검은 기름과 홍염가스가 불타오르는 기세를
바람은 세차게 확산하여
펄럭이는 페르시아의 깃발 아래
소아시아, 대아시아, 중앙아시아 초원지역을
불태웠으나
금방 또 바람 되어 이슬람 초승달 아래에서 잦아졌으니
기세란 원래 그런 것일까
불길 따라 정염이 소각되고
정화의 여과에 나타난 그 끝
순수의 한 줌 뼛가루 대면하길 두려워하는
인간의 그 마음
한자락 바람이 된 탓이련 가
좋은 마음
좋은 언어
좋은 행위를 설파하는 배화교
선은 진리 정의 생명으로 세상을 채우려지만
악은 파괴 불의 죽음의 힘으로 세상을 나누는데
선의 추종자들만 새 창조의 불멸 인이 되리라는 교리에
불같이 뛰어든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의 절규로
신을 죽인 것은 인간이었다는 깨달음을 벌써
한 세기도 더 전에 외쳤지
타오르는 불길과 드센 바람의 이율배반 속에서
오늘 이슬람의 카타르 항공 타고 멀리 날아온 속인은
역사 속 욕망의 각축장 바쿠 땅에서
상념의 바퀴 달아 굴려본다
늦은 점심을 마치고 바쿠의 구 시가지로 들어선다.
불꽃 형상은 이 도시의 상징이다.
초대 대통령 상은 곳곳에 있으나 독재의 흔적도 함께한다.
현 대통령의 부친
모두 계몽적 독재군주라는 말이 어울릴 것이다.
바쿠 구시가지 전경
슬픈 전설이 있는 성탑
목욕 시설
최근 있었던 F-1 자동차 경주의 관람대 일부
이런 이벤트도 독재국가의 한 상징이 될 수도다.
도시간 대중 교통을 기다리는 사람들
|
'에세이, 포토 에세이, 포엠 플러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부스탄 암각화 (0) | 2017.08.11 |
---|---|
서초 문협 앤솔로지 서사 (0) | 2017.08.07 |
코카사스 영봉에서 (문학의식 가을호 원고) (0) | 2017.07.27 |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에서 (0) | 2017.07.13 |
돈키호테의 풍차 (0) | 2017.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