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문학 산책

연변 문학 소개와 일상의 영상

원평재 2005. 6. 20. 07:16
 


91년도 소설부터 뚜렷이 등장하는 인물형으로는  여성 주인공의 출현이 두드러진다.

역사적으로 배달겨레의 역사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항상 중요한 위치를 점해 온 것도

사실이지만 특별히 민족의 존망이 걸려있을 때에 그들의 역할은 돋보였다.

이러한 역사적 전통이나 역할이 이 중국의 동북지역에서라고 예외일 수는 없겠다.

주영돈, 한상호가 편『중국 동북 조선족 여성과 항일 투쟁』(연변대학 출판사,

1997)에서도 보듯이 여성들의 역할은 항상 크고 시의 적절하였다.

 

 

 

 

 

 

 

 

 

 

(오른 쪽 민간 이야기라는 잡지는 "우리 백성들의 간물"이라는 부제가 있듯이 미국의

"피플" 지를 지향하였으나 아직 성격은 애매하였다).

 

이러한 여성들의 형상이 소설 문학에서는 어떻게 투영되었는가 하는 것은 특히

페미니즘 시대를 살아가는 세계적 조류 속에서 특별한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91년도 소설의 여성형상 가운데는 아직까지 전통적인 낡은 의식에서 탈각되지 못한

전통적 형상도 있고 자아를 상실한 채 주어진 운명에 순종하는 비극적 형상도 있으며

발전하는 현실 앞에서 여러 가지 모순 갈등으로 방황하고 고민하고 심지어는

타락하는 형상도 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주어진 운명에 순종하거나 현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운명과

환경에 도전하여 대담하게 자기의 참된 삶을 가꾸어가는 분투 형 여성들이 각별히

돋보인다.

 

 
(동네 미발점에 들렀다. 미용사는 한족이었으나 조선족 아주머니 두분이 놀러

와서 트럼프 놀이를 하고 있었다.

내가 조선말이 사라지지 않겠느냐고 물었더니 절대 그렇지 않다고 단언하여서

기분은 좋았다.

옆의 젊은이는 머리를 염색하러온 조선족이었는데 한어와 우리말을 섞어쓰고

있었다).

 


                     (과기대 뒤쪽 산야에도 신록이 자리 잡았다)

 

“산아래 여인”(『장백산』,91년 6호)에서의 정녀와 영순이, “향훈”(『송화강』,

91년 4호)에서의 영희, “버림받던 아낙네들”(『천지』, 91년 9호)에서의 주인공들은

이상이 있고 추구가 있고 자아의식이 있고 개인적 욕망이 있으며 자립적 인격을 갖춘

현재적 여성들로서 그들은 지난날 이 곳 소설에 많이 부각된, 주어진 운명에 순종

하면서 동정과 연민을 바라는 그런 형상이 아니라 자기생존의 가치와 인격의 존엄을

위하여 역경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성공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생활의 강자이다.

 


(휴대폰으로 이 반바지 아가씨는 상대방에게 호통을 치고 있었다. 바야흐로

연길에도 다방 시절에서 커피 숖 시절로 옮겨가는 세태였고 우먼 파워도

권력화하고 있었다).

 


(여성의 아름다움은 여기에서도 르노아르 체형에서 말라깽이 트위기 체형으로

기준이 바뀐지 오래이다.

"삼일에 살빼기"라는 자신만만한 어구가 살까기라는 표현으로 나와있다.

섬찟하지만 "표달" 방식이 다를 뿐이다).


 

 

한편 91년도 소설작품에는 비극적 주인공들이 많이 등장한다.

사회적 변혁기에 나타나는 모순성으로 하여 현실 생활에서 당하는 인간들의 고통과

번뇌, 절망과 울분, 타락과 죽음 및 그들의 자극적 운명을 정서적으로 펼쳐 보여

줌으로써 무거운 인간적 고뇌가 여운을 안겨준다고 파악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본고에서 보이고자하는 논지의 정점과도 일치하는 주요한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하겠다.

서구 문학에서의 리얼리즘이 산업화와 함께 시작하였고 그러한 흐름은 궁극적으로

자연주의 문학, 특히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와 사회적 욕구 충족의지 등이 결국

비극을 배태할 수밖에 없고 필연적으로 인간은 파괴되고 마는 비극적 인간상을

그려낸 그러한 역사적 흐름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예단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연길에는 유경 호텔, 해당화 식당, 평양 식당 등, 세 곳에 북한 식당이 있다.

여성 복무원들의 미모와 재능이 빼어나고 식사 중 서비스도 세련되어있다. 

술잔이 비면 서서 채워준다. 최근에 복무원들의 숫자가 많이 늘엇다.

물어보니 여름 관광 시즌을 대비하여서 평양에서 많이 왔다고 한다. 고객은 물론

대한민국 관광단이다. 관광단의 매너도 매우 깔끔하다.

다만 결혼 중매 회사에서 하는 조선족 여성들과의 단체 맞선 보기 같은 행사를 이 곳에서

하는 것은 모양이 좀 좋지않았다).

 

자본주의 와 물질주의가 인간에게 베풀 수 있는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어느

시점에서는 극복해 내어야할 모순과 부조리 성을 내재하고 있고 이 부분에 작가들의

예리한 분석과 비판의 붓 길이 가야한다는 논리라고 하겠다.

이 부분에 대하여 논자는 91년 이후의 10년과 2000년대의 작품을 구체적으로 분석

하여서 다음에 적시코자 하는 바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