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션 FACTION

황금 가지 (1)

원평재 2004. 3. 27. 09:36
해마다 이때가 되면 청년들을 인솔하여 수련원에서 2박3일하는 일정이 있지요.금년(2001년)에는 흔히 다니던 머나먼 강원도 땅을 피하여 가까운 이천의 어느 수련원을 택하였어요.젊은이들을 수련원의 시스템에 넘겨주고 나이 든 우리들은 이천 쌀밥 집을 찾아 나섰지요.마침내 괜찮은 집이 나타나서 우리는 해 지는 서녁을 내다보며 이천의 찹살 막걸리 담은 항아리를 기우렸지요. 백자 항아리의 얍삽하게 박아넣은 상감 부분에서 이황, 퇴계 어른이 얼른 웃으시더니 떠나갈 차비를 차리셨어요.어, 그런데 입고 계신 거칠게 기운 도포 자락의 왼 쪽은 회색인데 오른 쪽은 자주 색이 아닌가요.세상에, 오 마이 갓!그러자 중국문학을 전공한 우리 일행 중의 한 양반이 썩 나서면서,"퇴계 어른, 이거 재취 댁 솜씨이시군요---"겁도 없이 말을 걸었어요.그랬더니 어른께서는 고개 끄덕여 웃으시면서 술 한사발 들이키시고 사라지시더군요.사실 소크라테스의 악처, 크산티페에 비견되는 우리의 퇴계 어른 악처께옵서는 재취댁으로서 수많은 일화를 만드시고 희극의 주인공, 아니 비극의 주인공이 되셨지요. 사람의 혼이 다니는 길목도 살아 생전 한 때 다니던 곳이 아니면 길을 잃기가 쉬워서 별로 다니지 않지요. 그럼 퇴계 어른은 이 이천 땅을 오늘밤 어이 지나치셨을까---.이 어른은 생각해 보면 유가의 으뜸으로, 세상 구휼에 자신의 학문의 목표를 세웠다고 하실 수 있었지요. 그러면서도 세상의 벼슬 길에 선뜻 나서기에는 儒子로서의 자존심이랄까, 명분 때문에 저어되는 심정도 많았을 것입니다.이 어른이 70에 졸하시는데 50에 단양 군수를 제수 받으시지요. 몇차례 벼슬을 피하다가 이 직책도 겨우 받아서 1년을 선정 베풀며 지내시게 되는데, 저 유명한 단양기(하긴 저 유명한 진주기, 저 유명한 남원기, 저 유명한 강계기, 저 유명한 제주기, 저 유명한 ---의 남성 시각 중심은 한이 없지만)를 한 사람 사귀게 되고 데이트를 하시지요.이 어른이 관직을 그만 두고 단양을 떠나자 "단양기"도 다시는 다른 벼슬아치들을 받지 않았고 춘향전을 열심히 읽은 행정고시 패스한 사무관들도 변학도의 우를 다시 범치 않았다나 어쩌구---.당시 50이면 생물학적 연령으로 지금은 80(욕심도 과하셔라)!퇴기의 연령을 30 전후로 본다면 이건 단연 "원조교제"의 수준이지만 후대 남성에게는 희망의 메시지이고 후대 여성들에게는 페미니스트의 인큐베이터가 아닐 수 없겠네요. 그러나 페미니스트들이여! 쾌재를 부르기에는 너무 이르옵나이다.이 어른이 가정적으로는 불운하여서 아들을 일찍 잃고 청상의 며느리를 한 집에 두게 됩니다.어느날 저녁, 아마도 이 계절일겝니다.이 어른이 뜰에 핀 옥매화 주변을 이른 저녁 배회합니다.이 어른에게는 매화도 육화됩니다. 달도 의인화 됩니다. 그는 월하 옥매화와 삼인의 교분을 즐깁니다.그런데 갑자기 며느리의 방에서 남녀의 흐드러진 방사의 교성이 흘러나옵니다."Oh, honey, hahaney, there, there---""Got it, garrrrit!"이 어른이 창호지를 뚫고 안을 들여가 보셨다는 것 아닙니까. 들키면 어떡허느냐구요?당시는 세콤(secom) 같은 시큐리티 장치도 없을 때고, 들키면 "섹스의 사회학적 실태조사"--- 머, 이런 것 아닙니까.아, 그런데 놀랍게도 그 속에서는 며느리가 베개를 부여안고 "일인이역"을 하더라는 겁니다."너 혼자서 머하노?" 이런 서술 방식을 기대합니까.아니죠.퇴계는 며느리를 개가 시킵니다. 이 유학의 대가가---.사람이든 동물이든 혹은 식물을 어두운 곳에 가두거나 못살게 고문하면 왜 나쁜지 아십니까?"아니 그걸 말이라고? 그건 무조건 매우 나쁘지---,"라고 한다면, 답이 아니되옵니다."왜 나쁘냐"에 대한 정답은 그렇게 하면 "자연법"을 거슬리기 때문입니다.이제 어느해 퇴계 어른이 조정의 부름을 받고 홀로 바랑이를 멘체 서울로 올라갑니다. 날이 저물고 객주도 없는 동네에서 이 어른은 어느 여염집에 들러서 고개를 몹시 숙인 여인으로 부터 구족상(개다리 상)에 보리밥 한덩이를 얻어 자시고 하루 밤을 유한 다음 새벽에 집을 나서는데,그 집 안주인으로 부터 버선 한켤레를 선물로 받습니다.버선은 발에 꼭 맞습니다. 퇴계는 보이지 않게 눈물을 감춥니다.세재 고개를 거의 다 올라와서 어른은 그제서야 동네를 돌아다 봅니다.아직도 동네 어귀 아침 안개 낀 "길 따라" 동네에는 퇴계의 개가한 며느리가 서서 눈물을 훔치고 있습니다.한 뜸의 칫수도 틀림없는 버선에서 퇴계는 그녀가 개가한 며느리임을 알아차렸던 것입니다.사실 퇴계가 상경할 때는 단양에서 남한강을 타고 배를 띄어서 소위 여주 뱃놀이를 거쳐 이천을 지나 한강변 봉은사까지 올라갔습니다.퇴계 어른의 얼굴이 우리에게 얼핏 비추인 것도 이런 연유의 역사적 발자국 때문이었습니다.(계속)("황금 가지" 두번째 글에서도 귀신 만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Caribbean Blue - Enya




    Eurus Afer Ventus ... so the world goes round and roundwith all you ever knew -They say the sky high aboveis Caribbean blue ...... if every man says all he can,if every man is true,do I believe the sky aboveis Caribbean blue ...... Boreas ...... Zephryus ...... if all you told was turned to gold,if all you dreamed were new,imagine sky high abovein Caribbean blue ...... Eurus ...Afer Ventus ...... BoreasZephryus ...... Africu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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