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뉴저지 필라델피아 기행

오늘도 걷는다만은---.

원평재 2008. 6. 30. 19:00
 

 

 

떠나온 고향산천의 지명을 따와서 아호를 '청천(靑川)'으로 쓰는 내 친구  K는

뉴저지 주의 리지필드에서 벌써 10년쯤 살고있는 나의 중학교 동기이자

미국시민이다.

이 친구 덕분으로 나의 리지필드 생활은 아주 편안하면서 또한 즐거움, 놀라움, 재미,

등등의 모든 덕목이 함께하고 있다.

 

그는 이제 현업에서 완전 은퇴를 하고, 한동안은 거주지의 커뮤니티 센터에서

자원 봉사를 하다가 지금은 경찰서로 옮겨와서 유료 봉사 역할을 하고있다.

파트 타임 직업으로도 괜찮은 일을 맡았고 봉사의 직분으로도 만족할 만한

생활이라고하겠다.

 

그래서 나는 그를 청천이라는 아호로도 부르지만, '컵 킴'이라고도 부른다.

그의 성씨는 김씨이다.

오래전에 한국에서 심장수술을 한 그는 금주, 금연, 절식에다가 매일 아침

한시간 가량 이 숲속 마을, 리지필드를 빠르게 산책하여서 건강 만년을 즐기고

산다.

산책 중에는 동네 사람들과 인사도 나눈다.

모두 그의 관할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가 사는 동네이자 산책 코스는 대단히 부유한 동네는 아니지만 이탈리아 인들이

개척하였고 이제는 잘 사는 한인들이 40% 가량 들어와 사는 꽤 괜찮은 동네이다.

 

 

 

아침 산책이 끝나면 늦은 출근이 그를 기다린다.

그 산책과 출근 사이에 얼마전 부터 재미있는 간주곡이 들어갔다.

리지필드의 60-70대 '노인 청년'들이 아침 산책에 바쁜 그를 낚아서 가만히 두지

않은 것이다.

망설임 끝에 합류한 그 그룹에 나도 몇번 끼어보니 여간 재미있지가 않다.

삶의 동력 중의 하나를 '재미'로 여긴다고 누가 시비 할 것인가.

그 재미에 더하여 건강까지 챙긴다면 이보다 더 나을 수가 있겠는가.

그런데 이 '노인청년'들의 환담이 단순한 시간 보내기가 아니라 지적 호기심과

인생론으로 그 지평을 확장하는 데에야 찬탄이 또한 동반한다.

 

 이 동네가 개척되던 시절을 보존하는 자연 센터가 있는 옆에 고목의 흔적이 남아 있다.

내 친구와 내가 거기 올라가서 흐르는 세월을 감히 느껴보았다.

 

  

 

 새벽 산책이 끝나면 이 작은 가게들이 옹기종기한 가운데에 일찍 문을 열고 있는 커피 점으로

각자 따로따로 모여들어서 금방 한 무리를 이룬다.

  

 

 2차로는 한아름 같은 마트로 진출할 때도있다. 지금 내 친구, '컵 킴'은 여름 휴가중이라

긴 시간 함께 여유를부린다.

 

 

 

 

 

  

 

 

 산책 도중에 또다른 교민을 만났다.

전에 뉴저지 교민 회장을 오래했던 분이다.

이분은 새벽 여섯시에 산책을 시작하여 작은 능선을 타고 세시간 가량 건강 산행을 하는 분이다.

참여를 권유받았으나 아무래도~~~.

 

 우리 일행 중에는 최선생이라는 분이 있다.

본인은 그저 최영감이라고 부르라고 한다.

학덕이 깊은 이 분은 원래 한국 전쟁 직전에 구성된 KLO(켈로 부대) 출신이라고 한다.

북에서 월남한 이 분의 인생 역정은 완전히 한편의 드라머이다.

내가 관심을 갖는것은 그 드라마 보다 그분이 날로 행하는 광범위한 독서와

그에 따른 명상과 사유, 수줍게 전개하는 주장과 이론이다.

 

어느날은 낮에 집으로 가서 갈비 굽고 술 한잔 하자는 것을 낮 술이라 조심스레

거절하였더니 인근 리틀페리에 있는 한아름 마트로 가서 생선 햄버거를

우리 다섯명 분으로 시켜서 테이크 아웃하였다.

평소에도 그렇게 테이크 아웃하여 혼자 집에서 자주 들던 메뉴라고 하였다.

부인과 딸은 네일 가게를 하느라고 하루 종일 집을 비우고 집안 일과 애완견 돌보는

일은 이분의 몫이었다.

지난 한달간 고국 방문을 하고 왔더니 개 두마리가 모두 병이 났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그리워서 밥도 먹지 않고 신진대사도 엉망이었다.

'개보다 못한 인간'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고다.

 

이분의 독서 세계와 명상과 주장, 그리고 휴먼 드라머는 나중에 재구성해보고 싶다.

우선 여기에서는 영상 자료만 올려서 함께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보고자 한다.

 

 

 

  

 

 

한아름에도 중국인을 비롯하여 아시아인들이 많이 드나들어서 한자 이름이 이채롭다.

 

 이곳 한아름(韓亞龍) 마트 한 코너에 있는 생선 햄버거의 달인인 아주머니.

부군은 나의 사회생활과도 맞물리는 부분이 있었다.

"여기와서 이렇게 삽니다."

나오다 만난 그 양반의 인사말이 겸손의 범주만은 아니었다.

 

초대받아서 생선 햄버거를 한 봉지씩 움켜쥐고 찾아간 최선생님의 댁은 "그리운 금강산", 아니

"나의 살던 고향은---"이었다.

  

  

 

오래전에 1800불씩 주고 수캐 두마리를 사서 키운다.

모두 거세를 하였다.

발톱 깎는데도 돈이 많이 들고 털 깎아주는 데에도 또 돈이 많이 든다.

모두 200불에 가깝다.

한국에서는 광견병 예방 주사도 한번으로 끝인데 여기에서는 매년 180불씩 주고 맞힌다.

목에 매단 태그가 그 표시이다.

개가 일생을 마치면 그 장례 비용도 만만치 않다.

1000불 이상이다.

모두 수의사에게 맡기는 부분이다.

 

 

 

 

바로 위의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의 발간물과 이 글의 조합은 의미가 이렇다.

한나라의 국가가 어떻게 개인의 숭배 노래일 수가 있겠는가, 정체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그런 논리였다.

 

 

 

 성경 이야기라기 보다, 성경 번역에 관한 그분의 주장은 나중에 소개해 보기로 한다.

구약에 관한 그 분의 명상록도 기회가 있으면---.

지금 문득 생각나는 것은 rose of sharon 부분이다.

'무궁화'가 올바른 번역인데 '수선화'라고 번역이 되었다고 한다.

오역이라는 주장이다.

사람이 한 일이기는 하다.

 

내가 여러해 전에 '존 스타인벡 평전'을 쓴 적이 있다.

<분노의 포도>에 나오는 여주인공 이름이 Rose of Sharon, 혹은 애칭으로 '로자샨'

이라는 기억이 난다.

그때 무엇이라고 썼던가, 아니면 그냥 고유명사로 영문을 썼던가,

지금 기억이 없다.

  

 

 

  저 위에서도 소개한 이 인물화는 백악관에 역대 대통령의 초상화 일부로도

그 초대작이 걸려있는 한국계 화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부인의 초상화도 있었으나 여기에 소개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어디를 향하여 걸어가는가,

오늘도 걷는다만은~~~. 

필라델피아로 친구를 만나러 가는 날 아침입니다.

(오늘 리포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