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뉴저지 필라델피아 기행

강변에서

원평재 2008. 6. 20. 16:42

 

 

저기 보이는 대형 운반선은 자신의 홀수를 다 들어낸체, 벌써 나흘간이나 천연덕스럽게

허드슨 강변에 떠있습니다.

아마도 대서양을 건너는 도양선(渡洋船)으로 엔진을 걸어 저기 하구로 나가기만 하면

몸을 깊숙이 감추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을 것입니다.

얕은 곳에 있으니 자신도 얕고 몸을 주체하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허드슨 강물의 흐름가운데에 있으므로 지금 정지된 자기 존재를 무릇 나타내는가

싶습니다.

 

옆으로 끊임없이 지나가는 살물선들과 새벽 바람의 선상 버스나 택시가 있어서 더욱 이 거함의

존재는 확실합니다. 

   

 하지만 눈을 들어보면 그 배경으로 서 있는 마천루들의 위용은 또 강물 위의 선박을 압도합니다.

중앙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자태를 드러냈군요.

여기  보이는 배는 아까 위에서 본 거함과는 달리 느릿느릿 자기 갈곳을 향하여 옮아가고 있습니다.

 

 날렵한 요트가 하염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의 지향성이 있고도 남겠지요---.

 

  

아들의 집 주변을 아침 산책길에 포착하였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바로 옆에서 지루하게 올라가던 콘도(우리로 치면 아파트)도 그 사이에 모두 입주가

끝났습니다.

입구는 같이 씁니다. 

 

 

 

 

 눈을 들면 가까이에 이런 절벽이 보입니다.

클리프, 혹은 클리프사이드라는 지명이 이곳 저곳에 있는 배경입니다.

바라기로는 손자들이 이런 지형을 유년의 추억으로 간직하며 헉클베리 핀의 꿈을 꾸기 바랍니다.

 

 

 

 

 

 

 

 

  왼쪽으로 멀리 조지 와싱턴 다리가 보입니다.

 

나흘을 지내면서 첫날은 종일을 졸고 이튿날은 가까이 사는 친구의 근무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오후에 만나 한참 밀린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사흘째, 나흘째 날은 맨해튼으로 사진 사냥을 나갔습니다.

싸르트르가 말한 '존재와 무' 그런 생각에 휘말립니다.

진정한 대자적 존재, 그런 존재가 되거나 천만리 타향인 이 곳에서 찾아내려는 뜻이 아니라

그저 사람 속에 한번 들어가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군중 속의 고독일 뿐이겠지만---.

 

 

 

 

 

 

 

 

 

 

 

 그래도 피할 수 없는 곳이 우리 나라 사람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우리은행에 들린 것은 물론 돈을 찾으러 간 것이지만~~~.

타임즈 광장에서는 맥도날드에서 서울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빅 맥을 사먹으러 들어간게 아니라 화장실 때문에 들어가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첫날은 갑자기 여우비가 내렸습니다.

여우비 사이로 '배트 맨', 더 정확하기로는 '배트 우먼'을 만났습니다.

벌거벗은 여인이 배트 맨 복장으로 인파에서 불쑥 나왔습니다.

앵글을 조정하여 쫓아갔으나 홀연 인파 사이로 사라졌습니다.

'배트 맨'이라는 탄성이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왔으므로 나만의 빙의 현상, 여우에게 홀린

현상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우 비 속으로 사라진 전말은 아리송합니다.

  

   

 

 

 

 나흘 중의 하루는 뭉게 구름이 몹씨 많던 날이었습니다.

내 의식 속에 뭉게구름이라고 하면 최무룡 배우, 가수가

'나무 잎이 푸르던 날에, 뭉게구름 피어나듯 사랑이 일고, 그 옛날 아쉬움에 한없이 웁니다~~~'

그런 추억의 노래가 진솔하게 남아있는 수준입니다~~~.

  

 

 

 

 

 뉴욕 타임즈가 타임즈 스퀘어에서 한 블록 정도 떨어진 포트 오소리티 정류장 인근의 신축 건물로

확장되어 오는 모양입니다---.

 

 

 

 우리처럼 무료 신문이 쌓여있습니다.

  

  어떤 인터뷰---.

 

 

 

 

 

   화제의 쿵후 판다---

 

 

 

 

 

 

 자주 들리던 델리 점에 다시 갔더니 우리 말을 잘 하는 캐쉬어가 있어서 물어보니

몽골리안 이라고 합니다. 우리말 내력은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뉴욕 지하철은 여전했고---.

 

 

 

 

 

 

 

 여우비 오던 날의 스냅으로 오늘 리포트 마칩니다.

날이 새면 보스톤에서 조카의 결혼식이 있어서 펜 스테이션 근처로 버스를 타러갑니다.

화려한 결혼식 이야기에도  사연이 따릅니다.

조금 절제된 결혼식이 되었습니다.

다녀와서 조금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