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볼드윈(James Baldwin)은 흑인 작가로서
흑인들이 백인 사회에서 겪는 소외의식을 현대인들이 겪는 보편적
소외의식으로 일반화함으로써 많은 공감대를 얻고 있는데
『또 하나의 나라』(Another Country)는 바로 현대인의
사랑의 불모현상을 집중적으로 다룬
작품이라고 하겠다.
흑인 재즈맨 루퍼스는 남부 출신 흑인 처녀 레오나와 육체관계를 맺고
동거생활로 들어가지만
"섹스는 섹스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두 사람은 쉽사리 헤어진다.
루퍼스는 백인 배우 엘리크와 동성애 관계도 가졌다.
그들의 관계는 오랜 우정 같은 데에서 시작했는데
주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헤어질 수가 없다.
그는 아일랜드계 이탈리아인인 비바르드와도 동성연애 관계를 맺었다.
비바르드는 레오나를 버리고 엘리크를 사랑하게된 데 대하여 루퍼스를 힐난하지만
그는 올바른 가치관을 찾지 못하고 자포자기와 자학의 심정에 빠진다.
그는 애무해주는 사람을 끊임없이 찾아 헤매지만 끝내 광기와 절망
속에서 허드슨 강으로 뛰어든다.
루퍼스의 친구이자 남색관계를 맺고있는 비바르드도 성 문제로
번민에 쌓인 사람이다.
그는 루퍼스의 누이인 아이다를 사랑하게되고 동거한다.
그러나 그녀는 가수가 되고자 흥행계의 대부를 따라서 떠나버린다.
그런가하면 비바르드의 여자 친구이자 루퍼스의 친구이기도한 캐스는
남편 리쳐드와 다투면서도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자식까지 있는 캐스는 일상의 단조로움을 끝내 이기지 못하고
엘리크와 정사를 즐기게된다.
사실 엘리크도 불모의 사랑에 번민하는 인간으로서
이브와는 남색을 즐기는 사이였는데 여기에 캐스가 나타난 것이다.
그는 현재의 쾌락을 확보하면 미래의 환락도 움켜 쥘 것 같았으나
남는 것은 두 욕구불만자의 환멸뿐이었다.
결국 볼드윈이 그린 사회는 사랑의 불모지대에서
상호간에 대화도 상실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그들의 고민을 막연한 섹스행위의 추구에서 찾으려고 하다가
좌절하고 마는 상황을 또 다른 나라,
즉 이방(異邦)에서의 모습으로 명명코자 하였으나
사실은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도 일부 적용될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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