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포토 에세이, 포엠 플러스

땡벌의 비행

원평재 2011. 5. 13. 09:28

 

 

땡벌의 비행 (초파일 절집에서)

 

부처님 오신날 절집을 기웃거렸다.

웅성이는 사람들 중

절반은 신심의 공양주들

나머지는 구경꾼들---.

나는 나머지에 속하였다.

 

 

공양주나 나머지나 무엇을 바라는지

바라지도 못하는지

눈빛은 선하였는데

검붉은 땡벌이 그 경계에

쳐들어왔다.

봄볕 따라.

 

스텔스 비행체의 공습에 모두

철렁 목을 움츠리고

한 순간은

목숨의 향방까지도 가늠 못하는

죄업의 겁장이들이었는데

 

일촉즉발

난데없는 손길이 비행체를 때려잡았다.

내가 선 구경꾼들의 공간에서.

 

행위자의

창백한 얼굴속 눈매는

어느틈에 날카로운 증오의 색조

또하나의 검붉은 덩어리 되어

응어리처럼

오래 풀리지 않았고

 

아,

번뇌

 

대웅전에 막 앉으신 목불 둘레로

점안식 준비에 설레발 치던

중생들

다시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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