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벌의 비행 (초파일 절집에서)
부처님 오신날 절집을 기웃거렸다.
웅성이는 사람들 중
절반은 신심의 공양주들
나머지는 구경꾼들---.
나는 나머지에 속하였다.
공양주나 나머지나 무엇을 바라는지
바라지도 못하는지
눈빛은 선하였는데
검붉은 땡벌이 그 경계에
쳐들어왔다.
봄볕 따라.
스텔스 비행체의 공습에 모두
철렁 목을 움츠리고
한 순간은
목숨의 향방까지도 가늠 못하는
죄업의 겁장이들이었는데
일촉즉발
난데없는 손길이 비행체를 때려잡았다.
내가 선 구경꾼들의 공간에서.
행위자의
창백한 얼굴속 눈매는
어느틈에 날카로운 증오의 색조
또하나의 검붉은 덩어리 되어
응어리처럼
오래 풀리지 않았고
아, 번뇌
대웅전에 막 앉으신 목불 둘레로
점안식 준비에 설레발 치던
중생들
다시 일렁인다.
'에세이, 포토 에세이, 포엠 플러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샘밭 (0) | 2011.07.31 |
---|---|
(포토 포엠) 노후대책 1 (0) | 2011.06.19 |
(포토 포엠) 낙화 연등 (0) | 2011.05.10 |
전자책, 다음 <블로그 북> 16권을 만들다. (0) | 2011.02.25 |
멧돌 첼리스트 (0) | 2011.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