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포토 에세이, 포엠 플러스

(포토 포엠) 노후대책 1

원평재 2011. 6. 19. 08:08

(창작 시) 노후 대책 1

 

젊은 날에 노후대책으로

친구 셋이 의기투합

야산을 샀단다

그 셋이 모두 팔을 벌려야 안을 수 있는

느티나무도 한그루 서있더라고

셋이 이룬 한마음 같이

 

혜성의 꼬리처럼 긴 여운으로 따라오던 그 노후대책은

혜안을 넘어선 욕망의 손가락으로 정년을 셈하다보니 

차츰 아득히 고개 너머로 보일락말락

처음 신명나던 산 구경도 뜨막해지고

가깝던 의식상의 거리까지

지리상의 거리에 압도되더란다

산을 살 때 산자락에 심은 세 그루 꽃나무 기념식수는

고아가 되어 멋대로 피고 자라고

어느해 폭우에 자빠지고

 

노후는

진정 언제부터일까

 

아파트가 지겨워 비둘기 집까지 함께 짓자던

그들의 맹세 청사진도 일찍 온 치매인양 빛바래갔고

자식농사 따라 집집이 사는 방식도 달라지자

땅은커녕 서로 얼굴보기도 힘들어진

이제

아픈 소문 들리던 셋중 하나가 헐값에 내놓자는 성화따라

정작 노후에

그냥 덩그런 야산으로 돌아가고 말더란다.

 

 

수담을 나누는 은빛 사람들

 

 

 

국립극장으로 가다가 뜻밖에도 장충 공원에서 수표교를 보았다.

 

 

 

 

 

 

젊은이들은 인디 영화를 찍고 있었다.

 

 

 

 

총 동문회 규모의 문예지를 만드느라고 사공일 무역협회장을 인터뷰하였다.

그 과정에서 초여름의 더위와 세월을 모두 낚는 재미가 있다.

 

"긴장과 경쟁으로부터의 이탈"을 노년의 지혜로 삼자는 범부의 지론이

이분과의 대담에서 무색해졌다.

국가간의 초경쟁 선봉에서 일흔 한살의 이분은 전투 혹은 전쟁 중이었다. 

 

"기 소르망과의 교분 속에서도 확인이 되다시피 지금은 무역 전쟁 가운데에서도

인문학적 콘텐츠가  매우 중요하다"고 이 국민적 멘토는 톤을 높였다.

 

 

 

 

 

 

강남 대로를 걷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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